남편과 결혼해 만4년여를 살면서 참 여러가지 일도 많았다.
서로 성격이 급하고 워낙 절박한 상황이라서 손찌검도 하게 되고, 부모욕도 하게 되고, 내게 심한 욕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거라는데...
내가 남편에게 너무 모질게 다구쳤나보다. 남편이 그럴때 나도 똑같이 했으니 결과가 여기까지 왔겠지....
나도 좀 조심해야지...
남편도 그랬겠지만 애써애써 나 역시 내 감정 추스리며 이제라도 잘 살아보자고 얘기했고,
남편에게 앞으로 다시는 험한 얘기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편이 이틀 연속으로 외박했다.
연락도 제대로 안됐다.
화가 나서 문을 안열어줬다.
1시간 정도 지나 문을 열어주니 잡아먹을듯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그렇게 시간 보내고 나 혼자 맥주 한캔 마시고 "그래, 당신은 내가 문 안열어준것만 기분나쁘고 내가 이틀내내 잠한숨 못자고 피말려가며 기다리게 한건 미안하지 않아?"하고 얘기했더니 다짜고짜 욕설이 튀어나온다.
별 욕에 예전부터 기분나빴던 거에 오만 얘기가 다 나온다.
나도 할말 많은데....
애도 자기 애 아니라면서 니가 그렇게 끼고 도니까 이혼하면 니가 알아서 잘 키우라고...
나는 너무 황당해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혼자 조용히 생각해보니 자기가 직장이 없을때 내가 이혼하자고 하니-손찌검해서- 나를 아직 사랑한다면서 이혼하자고 하면 도망가겠다던 사람이 입장이 바뀌어서 내가 집에서 살림하니 이제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내가 원하면 이혼해주겠다고 한다.
아님, 내가 직장 잡을때까지 이혼하는거 기다려주겠다 한다.
상황이 안좋아서 여기까지 온거지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다.
며칠을 곰곰 생각했다.
암만 생각해도 내가 어리석었던 거다.
이제 마음을 비웠다.
남편하고 얘기안한지 이제 2주째다.
예전엔 싸웠을 때 남편이 뚱해서 말안하면 내가 애닳아서 먼저 눙치고 들었는데...
편하다.
나한테 심한 소리 안하니 좋고, 억지소리 안받아줘도 되니 마음 편하다.
아이한테 미안하다.
하나만 낳길 잘했다.
이혼하고 나서 직장생활하면 아무래도 둘 키우는건 무리니까....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참 맘이 편하다....
어제 잠든 아이를 쓰다듬으면서 열심히 잘 키우겠다고 아이한테 맹세했다.
남편과 나 사이의 불화로 인해 아이가 고통받았던거 상쇄될만큼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키우리라 내 자신에게 다짐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시험에 합격해야지...
여자라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평등하게 당했던거 생각만해도 지긋지긋하다.
내가 좋은 직장을 갖게 되면 난 자유인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직장 잡을때까지 기다려주겠다고 한 남편한테 고맙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