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씩 이코너의 글을 읽습니다.
아줌마 사이트가 생긴 그 시절부터 쭉 함께 해오면서 나름대로 참여도 해보고 지금은 아지트를 운영하면서... 이젠 그 아지트도 몇년을 해왔네요.
속상해 코너를 초창기에 생겼을무렵 많이 읽었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내 자신이 멀쩡한 남편 가재눈 뜨고 의심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젠 가끔 읽습니다.
이곳에 올라온 글들은 거의 반 이상이 시댁 험담이네요.
나도 부모님이 계시지만 "시"자붙은 부모님들은 왜그러시는지.
저의 시댁또한 엽기 가족 모임이랍니다.
어제 동서와 통화를 하는데 동서는 또 울었나 봅니다.
자고있는 늦은 밤 전화에 "여보세요" 하자마자 울 시어머님 시컷 욕하고 끊었나봅니다.
저의 시엄니 이런 사람이지요. 그래놓고 또 금새 다시 전화해서 "너 목소리가 왜 그렇냐? 골났나" 하더랍니다.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화가 나면 아무말이나 상대방 마음 다치는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할소리 못할소리 욕듬뿍 퍼붓고 남이 조금만 싫은 소리하는 건 절대 듣지 못하는 이기심과 그저 무식에 이길사람 없다고 상식도 교양도 땅에 파묻고 그저 무조건 우기면 되는줄 아는 우리 시엄니를 비롯한 그 훼밀리들. 이젠 덤덤하네요. 전.
처음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예전에나 종가집이지 요새 무슨 종가집 구실이나 합니까?
남편의 형제들은 위로 누나 둘에 아래로 여동생과 남동생. 바로아래 아가씨만 시집을 안가고 모두가 시집장가를 갔습니다.
밥한번 해보지 않고 전형적인 서울 토박이로 자란 저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엄마한테 사랑한다 말하고 딸들이 있어도 설겆이며 청소며 다 도맡아 하고 그저 집안이 편하려면 남자가 져줘야 한다는 그런 100점짜리 친정아빠 밑에서 살아왔습니다.
근데 시집을 오니 울 아버님 어머님한테 한번도 조용히 말하는 적없이 무조건 소리치고 건강이 안좋아 평생 일은 안하시고 어머님이 홀로 돈을 버셨죠.
남편과 난 동갑이지만 남편의 어린시절은 울 아빠가 들려주던 아빠의 어린시절과 같더군요.
제가 가족들과 여행다니고 양식사먹고 하던 1970년대에 남편은 평생 외식이란건 해본적도 없고 그나마 아들이라고 돌사진한장 있더군요. 그러니 남편과 저의 생활차이란 정말 결혼 8년차인 지금도 극복이 잘 안되고 있답니다.
울 어머님 비록 혼자 평생 새벽부터 밤늦도록 장사하시며 돈 버셨지만 많이 버셨습니다.
그래서 자식들 모두 시집안간 아가씨조차 37평 아파트를 사주셨지요.
아버님 돌아가시고 아들 둘에게 부동산들을 명의이전 해주셨습니다.
저의 남편에게도 상가와 집을 주셨지요. 남들이 보통 직장인이 평생 벌어도 그렇게 살수는 없겠지요. 그것만 보면 너무도 고마운 분이지요. 하지만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는 모두 어머님이 가져가십니다. 저희는 그저 명의만 주인일뿐.
하지만 모든게 돈으로만 평가될수는 없지요. 맘이 중요하니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맘이 불편하면 사는게 사는게 아니지요.
자식에게 그렇게 해줄수 있는 부모이기에 그 당당함은 하늘을 찌릅니다.
자식집에 올때 절대 전화 안합니다. 와서 없으면 핸드폰 때려서 나 니네 집에 와 있으니 와라. 하면 끝이지요. 혹여 미리 전화라도 하시지 하면.... 내집에 내가 오는데 왜 전화하냐? 내가 손님이냐? 하십니다. 보통 어머님들 아들에겐 그러더라도 딸에겐 사위땜에 눈치 보련만 딸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울 어머님 열쇠 절대 안가지고 다닙니다. 집에 가서 아가씨가 없어 들어갈수 없으면 전화합니다. 문따달라고. 저의 집은 어머님집과 차로 한 20분 떨어져 있습니다.
어머님 친구분집에 놀러갈때도 데불고 갑니다. 자기 다 놀동안 우린 멀뚱히 앉아 기다립니다. 여자혼자 그 돈을 어떻게 벌었겠습니까? 그 성격이 오죽하겠습니까?
어느누구랑 싸워도 지지 않는다는게 자랑입니다.
며느리들한테 미친년. 씨부랄것들. 지랄하네는 기본입니다.
어머님과 함께 사는 1년동안 전 거의 말라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친정부모님이 이혼하라고 애 죽이겠다고 했겠습니까?
아침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본인이 화나는 일 있으면 무조건 들어와 소리지르고 출가한 모든 자식들 다 불러들입니다. 시누가 저의집 유리문은 깨부수고 욕을하고 주먹질을 해도 "시"자앞에선 무조건 벌벌 기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 정신과 치료도 다녀야 했습니다. 결국은 어떤 계기로 다시 나오게 되었지만 함께 사는 1년은 지옥에서의 10년과 다름없었습니다.
친정에 한달에 한두번만 다녀와도 허구헌날 친정간다고 뭐라하고 자기는 주말마다 자식들 다 부릅니다. 모두 모여 놀으라고. 그러고 함께 있는내내 울 시엄니 잠만 잡니다.
외식은 절대로 못합니다. 혹여 어떻게 하게되면 먹는내내 돈지랄하고 이걸 사먹는다며 다 먹고 돌아와서 까지 잔소리 합니다. 올해만 어머님 생신때 제가 애낳은지 한달도 안되었고 동서도 임신중이라 밖에서 가족들이 외식을 했습니다. 어머님 한번만 더 이렇게 하면 상을 뒤집어 엎을거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조금먹고 다른자리가서 누워있었습니다. 어머님과 밖에나가 사먹으면 체합니다.
우리 큰애 세살무렵 재롱피울때 작은어머님이 울시엄니한테 손녀 재롱피우니 예쁘지요? 하니 난 손자손녀 예쁜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내아들이 더 좋다고. 다른 할머니들은 다 자식보다 손자손녀가 더 예쁘다는데... 하니 다 거짓말이랍니다.
아장아장 걷는 손녀가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져도 일으켜주지도 않습니다.
우리큰애가 어머님집에 갔다가 조카들과 장난치다 유리창이 깨져 다리가 찢어져 피가 나는데 그방에 유일하게 있던 울 어머님 가보니 그대로 앉아있더군요.
우리 애들한테 우리집에와도 단 한번 말 한마디 붙이지 않습니다.그러면서 갈때마다 애한테 꼭 야단칩니다. 할머니 보고도 안기거나 말도 안한다고.
애들한테 이리오라고 한번 하지도 않으면서 애도 눈치가 빤한데 가겠습니까?
시집와 명절이며 제사며 동서가 들어오기 전까지 혼자 해야 했습니다.
울 어머님 시장만 산더미처럼 봐놓고 나가면 다 되어 들어와 접시들고 한입씩 먹어보며 잔소리 했습니다. 낯가림이 심해 울고 불고 매달리는 아기 엎고 일하면서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저야 그렇다 치고 애가 무슨 죄로 고아마냥 울다지쳐 잠들어야 하는지...
애좀 봐달라고 하면 니새끼 왜 나한테 보라고 하냐며 나갔습니다.
절대 못잊습니다.
무조건 네. 네 하며 살았지만 돌아오는건 잘하면 당연한거고 못하면 욕이였습니다. 이젠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첫째 임신했을때 애 낳기 한달전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우리 시누들 손까딱 하지 않아 혼자 영안실 지하에서 문상객들 있는 1층 천막으로 계단 오르내리며 음식 날라야 했고 주변에서 안쓰러워 차에가서라도 잠시 쉬라고 하면 우리 시엄니 눈에 불을 켜고 가긴 어딜가냐고 야단하더군요. 자기 딸들은 드러누워 자고 낄낄거리며 수다떨고.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웃고 농담하는 자식들. 사이코입니다.
염할때도 임산부는 들어오지 말라는데 우리 시엄니 끝까지 저 끌고 들어가 염하는거 보라고 하더군요. 염하는 사람이 안좋다는데도.... 장지에서 돌아온 그날부터 우린 집 내놓고 어머님집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남편은 저와 상의 한마디 없더군요. 엄마랑 사는데 그게 무슨 상의할 일이냐고. 당연한거라면서....
다른땐 몰라도 첫애도 둘째도 임신해서 유산기있어 조심하라는데 거기다 첫애때는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간적이 여러번이었고 결국 병원에서 위험하다고 해서 임신 7개월에 직장을 관둘 정도였는데 그 몸으로도 아무 도움없이 하혈을 하면서도 제사음식 혼자 해야 했습니다.
명절전날 죽어라 일하고 몸살나 밤새 아파 남편이 새벽에 약을 지어와 먹고 그몸으로 새벽부터 일어나 또 일하니 아침에 남편이 집사람 아파 밤새 앓았다고 하자 발톱 깍으면서 아무렴 내 발톱 살에 파고 들어가는것 보다 더 아프겠냐고 하던 그말 절대 못잊습니다.
이젠 할말 다는 못해도 어느정도 하고 삽니다. 결혼 5년만에 울시엄니 제사음식 타박하지도 않더군요. 8년이 된 지금은 이젠 혼자 하는게 아예 편합니다. 다만 둘째가 이제 16개월이고 엄마한테 매미처럼 붙어있어 힘들지만요.
울 어머님 동서가 네. 네. 하니 좋아합니다. 좋아하면 잘해줘야지 편하다고 그렇게 막 대하니 착해빠진 울동서 말라가더군요. 거기다 몇달전 아들까지 턱 낳았으니 울 어머님 일주일에 몇번씩 동서집에 가서 주무십니다.
참고로 울어머님 절대 살림안하십니다. 물 5번 먹으면 컵 5개 그대로 어머님 주변에 있습니다. 자기는 돈벌러 일하러 다닌다는 이유로 집에선 손하나 까딱안합니다.
딸들이 친정에 와도 알아서 해먹고 놀다가야 합니다. 이집안 사위는 장모가 해준 밥한번 먹어본 적 없는데 며느리인 저희는 오죽하겠습니까.
어머님 욕한번 안하고 살던 동서가 이젠 슬슬 흉보기 시작합니다. 어머님이 갈수록 미워진다고.
울 어머님 아들욕심이 대단합니다.
딸만 둘인 제게 1억주고 아들만 가질수 있다면 돈 주고라도 셋째 낳게 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서가 턱하고 손자를 낳았으니 주말엔 항상 가서 자고 평일에도 자주 가나봅니다.
애키우느라 잠부족하고 힘든데 밤 되어 일끝나고 가니 울동서는 밤 12시되어 저녁해드려야 하고 새벽에 일나가시니 새벽밥해 드려야 합니다. 울 동서 이제 27인데.... 저랑은 나이차가 좀 납니다. 울어머님 동서 의향 묻지도 않고 울 동서 끌고 다닙니다.
애가 있기 전에는 어머님이 오라면 밤 12시에도 어머님집에 가서 자고 오던 동서입니다.
도련님이 안가면 혼자라도 가서 어머님 비위 다 맞추던 동서가 애가 생기니까 이젠 절 이해하겠다고 합니다. 동서가 아들낳은 덕분에 울집엔 올 시간이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동서네로 매주 갑니다.
그렇게 우리만 보면 세째 낳았으면 하지만 울남편 둘째낳고 한달도 안되어 수술했습니다. 울 어머님 알면 기절하겠지만.
아무리 무식해도 돈이면 다 통하는 세상인지 울남편 매주 일요일마다 어머님께 도장찍습니다. 아무리 피곤하고 몸이 아파 약을 먹으면서도....
돈있는 부모 옆엔 자식들이 착 달라붙나 봅니다. 딸들도 모두 어머님집 근처에 삽니다.
울어머님 큰아들가족 가면 막내네 가자고 하고 막내네 가면 다 모아 또 큰딸네 가자고 합니다. 매주 몇가족이 모입니다. 주로 동서네 가서 저녁을 먹는데 울동서 평상시에도 어머님이 자주가서 스트레스 받는지라 일욜에는 제가가서 저녁부터 설겆이까지 다 해주고 옵니다.
비롯 윗동서지만 명절때도 제사때도 거의 제가 합니다. 보통은 야채 다듬고 설겆이 하고 그런 잡다하지만 손 많이가고 해도 표도 안나는 그런일을 아랫동서가 한다지만 저는 첨부터 끝까지 제가 합니다. 제가 그동안 그 누구의 배려도 없이 애 데리고 혼자 일한 설움이 있기에 너도 당해봐라가 아닌 너라도 그런 설움 느끼지 말라고 마음으로....
그리고 울동서도 너무 착해서 제가 그렇게 해주고 싶구요.
매주 주말마다 어머님만나고 평일엔 애 학원땜에 꼼짝을 못하니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친정에 한달에 한번 가기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친정 다녀왔다는 소리가 들리면 울 어머님 한소리 합니다. 넌 허구헌날 친정가냐? 이젠 대꾸도 하기 싫습니다. 대꾸해서 알아들을 사람이 아니니까. 자기 딸 맨날 맨날 오는건 엄마가 걱정되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부모도 없는 줄 아나봅니다. 울 어머님한테 부모없는 며느릴 얻었어야 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우리부부는 항상 이혼을 얘기하며 싸움니다. 명절 차례 지내고 친정가는 문제로. 어머님이 싫어하기에 남편은 명절 차례 지내고도 처갓집에 안가려합니다.
명절전날 가서 쌔빠지게 일한 며느리 차례 지내고 오후에 친정가라고 배려해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근데 자기는 명절날 아침 차례 지내기도 전부터 딸들한테 전화합니다. 빨리오라고.
어떻게 자기 자식들만 다 모아놓고 놀고싶은건지. 사위나 며느리도 다 부모형제가 있는데 그건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기나긴 싸움끝에 휴전에 들어갔습니다. 구정엔 차례지내고 처갓집가고 추석엔 명절날 당일에도 시댁에 있는걸로. 물론 구정에 명절날 친정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울 동서는 제게 그러더군요. 어머님하고 형님은 사이가 좋은것 같다고. 어머님은 자기만 맨날 야단치고 욕한다고. 하지만 제가 그동안 당한건 동서가 당하는것의 몇배의 세월이었지요. 저로인해 그나마 걸러진 모습이 지금의 어머님인데.....
더구나 전 그때 어머님뿐아니라 어머님과 똑같은 무식한 시누의 행동들까지....
혼자 오해해서 올케인 나한테 소리지르고 욕하고 몇십분도 안되어 오해했다고 웃으며 전화하고 울 친정에도 전화해서 감히 울엄마한테 뭐라고 하고....
그래도 전 울동서가 안쓰럽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잘해주고 잘 챙겨주려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들 그러더군요. 사람이 너무 잘해주면 오히려 고마운줄 모르고 무시한다고. 그래도 전 계속 잘해주렵니다. 나처럼 한이 남지 않게.
울어머님 자식들집에 안찾아오면 자식들이 무지 속상해 한다고 착각이 심합니다.
며칠전에도 느닷없이 밤에 전화와서 내일은 니네집서 꼭 가서 자마~ 하더군요.
어머님 얼굴에 큰소리로 소리치고 싶습니다. 너무싫어. 너무싫어. 너무싫어~ 하고.
울남편 광복절날 어머님 오시라할까 주말에 오시라할까 고민하더군요.
전 이달에 아직 한번도 친정에 다녀오지 못해 언제 갈 수 있을까 날짜도 못잡고 있는데.
참고로 저희 부모님은 딸집에 거의 안오십니다. 딸들 힘들다고. 부모님왔다고 밥이라도 차리려면 힘들다고. 오셔도 일만 해주고 가십니다. 울애들도 외갓집에 가면 공주님 대접받으니 가고싶어 목빼고 기다리는데 도대체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일주일에도 몇번씩 어머님께 전화하는 남편. 어머님에 대한 불만 한마디만 나와도 눈알 뒤집어져 마누라한테 욕퍼붓는 남자. 그런데 그점만 빼고 나머진 우수점수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나 술마시고 올까? 보통은 일찍 땡돌이 귀가해서 저녁먹고 설겆이 해놓고 큰딸 데불고 인라인 함께 나가 타고 토욜에도 일욜에도 집청소 알아서 다 돕고 가족데불고 나들이 다니는거 좋아하고..... 근데 그 입이 방정이라 복이 짓고도 말로 다 무너뜨립니다.
어머님이 그렇듯 딸도 돌집에 오든 집들이에 오든 돈도 봉투에 넣지도 않고 던집니다.
울어머님이 돈주실때 꼭 던집니다. 제가 거지가 된것 같습니다.
울 부모님은 손녀한테 단돈 만원을 주더라도 꼭 흰봉투에 넣어 주시는데...
말뽄새는 모든 자식이 어머님을 닮아 도대체 고쳐지질 않습니다. 그 말이 비수가 되어 저를 수없이 찔러 잔잔한 평상시에도 때론 남편이 두렵게 느껴지는데 남편은 모릅니다.
글로 쓰자면 한없고 책으로 내자면 몇권인 제 얘기 이만 쓰렵니다.
그래도 속모르는 남들은 그럽니다. 이렇게 집까지 사주는 시어머님한테 잘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