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여기 넘 기가막힌 글을 남긴 아지매입니다.
남편이 절 때리고, 부엌칼로 다 죽자고 하고...
그리고 전 그날 날 새자마자 아이들 다 들쳐업고 집(친정-친정에 얹혀 살았습니~)을
나왔죠.......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이 없더군요... 13개월(남)하고 4살(딸)..
옛날 울엄마 때리던 재혼하신 울 친정아버지...
전화했더니, 여자가 남자 기분좀 맞추어 주어야지... 남편이 실업2년이나 되었으면
니가 잘 했어야지.. 하시길래... 참.. 아빠는 그쪽패거리였지 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니 갈곳이 정말 없더군요..
어머니는 지방에서 일을 하시고,
오시려면 하루 지나야 오실수 있다고 하니..
눈물이 납니다. 그나마 엄마가 비상금으로 갖고 있으라고 주신 돈덕에
응급실가서 치료도 받고 진단서도 때고...
하여간 여차저차해서 양가 어른들이 모였죠.
친정아버지만빼고,
시어른들 다 우시고, 남편도 울고, 잘못했다고... 내가 짐승이다고... 하자는 데로 다 하겠다고..
시모가 그러셨데요. 남편에게..
-너 애들엄마 없이 살수 있냐?? 엉?
남자왈(남편은 무신...)
-살수 없습니다. 흑흑 .(이사람 나랑 헤어지면 죽을것만 같습니다. 제삼자가 보기에)
-그럼 이순간부터 술 담배 끊고, 새사람되야한다.
나의 의견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시더군요.
정말이지 2일동안 생각넘 많이 했었어요.
얼굴에 상처있고 팔에 상처있고 그 몰골로 길거리에 돌아다니다가,
결국 친정아빠집에서 하루 보내고...(다시연락와서 -그떈 그냥 부부싸움한줄알았지~, 어디냐 어서와라)
넘 충격을 먹어선지 생각 정리가 안되더라고요..
도저히 더이상 무서워서 한집에 남편과 있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내려졌지요.
남편을 보니, 마음이 다시 따갑더라고요,, 넘 불쌍해 보이고,
하지만 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저의 생명을 위해서
별거를 선택했습니다.
그가 그 어떤 치료라도 다 받을 것이고, 1년이든 2년이든 술담배 완전히 끊을 것이며,
대구나 부산에 내려가(시댁이 다 그쪽에 분포) 가게를 차리던 뭘하던 자리를 잡겠다고.
(제나이 31, 남편39입니다. 그놈의 광고기획사업 포기 못하고 있다가 다 빚잔치하고..
나머지는 시부가 갚아주신다더군요.하나있는 아들 살려야 겠다고 하십니다.)
아이들 양육비도 올려보내신다고 하는군요.시부께서.
그러다가 남편이 병(알콜중독)을 고치고 난후 가정폭력상담받고,
그래도 그지경그꼴이라면 시부가 나서서 저와 못만나게하고 부자인연도 끊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시부모님, 내려가시고 남편 가방챙겨 눈물떨구며, 친정에서 나갔습니다.
지금 아이들과 저 이렇게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아이들을 봐서라도 마음을 굳게 먹어야하는데,
자꾸 서글퍼집니다.
결혼5년 세월이 제게 남긴것이 우울증과 황폐함이더군요.
내일을 날새면 어디상담이라도 받아야지 .. 저 혼자있기가 무섭습니다.
오늘 큰 딸아이가 고집을 좀 부리더군요. 말안듣고...
왠지, 더 힘든것같습니다.
아이들을 제가 과연 확 잡아서 잘 키울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울시모 당신이 옛날 시부한테 당했던 폭력사건, 형님 결혼초기에 폭력사건,등등 말씀하시면서 초장에 잡아야한다고 하시는데, 전 칼을 들고 설치는 남편이라, 도무지...
갑자기 하루가 길어진것같습니다.
다 고쳤고, 자리도 잡았으니까 내려와라 하면(전 지금같아서는 그때 남편보고
재가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하고 헤어지고 재가하라고... 그러나 아이들은 못준다고...)
전 각서 받고, 진단서도 보여주고,
으름짱도 놓고 그러고 가야할지 고민입니다
이혼은 언제든지 하지만, 그사람에게 단 한번의 기회를 줘야 할것같아서요.
그래도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인데, 똘망한 아이들도 있는데,
그를 지켜보고 결론을 내릴려고합니다.
전 그동안 아이좀 키워놓고 돈을 모아놓아겠지요.
살길을 모색해 놓아야죠..
이렇게 전업주부로 아이들 뒤치닥거리 하면서 밖에 외출도 잘 안하고 살다보니,
세상속에 다시 뛰어들기가 무척 겁이납니다.
다른 경험있으신분들이 만약 계시다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셨는지.. 알고싶어요.
이제 슬슬 남편옷도 싸서 보내고 책, 그외 물건들... 다 하나씪 보내고
이사도 갈려고 계획중입니다.
부부의 정이라는것이 보면 이 갈리고 안보면 걱정되고 안스럽고 그런건가요?
전 남편에게 쟁반으로 (쟁반이 산산조각났음)머리맞고 부엌칼로 난동을 부렸음에도
그가 참 불쌍해보입니다.
제가 바보같다고 느껴질때도 있어요.
아직도 그런 그를 사랑하고있다고 느낍니다.
그가 정말 증세를 고치고 다시 아이들 아빠로 돌아와주길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