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82

이놈의 스트레스 어떻게하면 날릴까...


BY 아기엄마 2003-08-16

덥다, 더워... 더위가 한풀 꺾였다지만 왜 난 아직 더운걸까....

아마도 이놈의 스트레스 때문인거 같다...남편, 아이, 시댁.....  잠시 동안 내 기억에서 지우고 한 일주일만 살면 안될까? 걱정안되게 일주일만 기억상실증같은거에 걸렸음 좋겠다...

 

남편... 그래 내 남편 참 성실하고 가정적인 예스맨이지.... 그런데 한번씩 철딱서니 없는 짓을 해서 내 오장육부를 뒤집어놓는다... 구체적으로 어떤것인고하니....

난 지금 임신4개월의 임신부다... 큰애는 이제 19개월.... 이것만으로도 버겁다, 정말...

한 이틀전인가? 입덧때문에 구토가 심하고 두통이 넘 심했다... 아이는 투정부리고 징징대고.. 정말 미칠것만 같았다... 남편은 회사 회식이 있었구.... 8시쯤이었나? 텔레레~~~ 전화가왔다... 2차 가도 되는지 묻는다... 오랜만의 회식이기에 좀 아파도 참지 싶어 언제 올수 있냐고 물었다... 2시간이면 된단다... 그럼 그러라했다.. 대신 2시간뒤에는 좀 들어와줬음 좋겠다고, 내가 몸이 넘 안좋아서 그런다고 했다... 알았단다.... 그런데 한 시간 반뒤 정말 너무 아파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할 수 없이 남편에게 전화했다... 지금 와 줄수 있냐고...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20분내로 들어온단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한 시간 반뒤에 들어왔다...

11시가 넘은 시각.. 전화 한 통도 없이..... 왜 늦었냐니까 대답이 가관이다.... 당구게임이 지금 끝났단다.....허~~~ 당구랑 마누라 아픈거랑 뭐가 더 중요한지 구분이 안가는 사람.....

가끔씩 이런 말도안되는걸로 내 속을 뒤집는다.... 병원에 실려가서 숨이 넘어가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사람.... 왜 이렇게 철이 없는건지.....

 

큰시누... 조울증이 한창이다... 재작년 시집와서 4개월쯤 지났을까.... 그때 아버님하고 얘기끝에 기분이 상한 뒤로는 매 행사때마다 큰소리나게 만들고, 동생들이 자기뜻대로 안따라준다고 내내 삐져있는상태다... 무려 2년넘게 삐져있는 상태... 정말 이해안가는 사람이다...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콤플렉스가 무지 심하다... 아주버님은 대학교수지만 당신은 상고나온게 다이다.. 다른 형제들 다 아들있지만 자기는 없다..(아주버님이 아들을 무진장 바라지만 결국 결과는 아니어서 지금 몸이 말이 아니다), 그리고 가장 큰 건 맏며느리인 내가 들어오고 나서 부터 자기 자리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한다는거다.. 아버님, 어머님 힘들게 일하시느라 실질적으로 집안에서 엄마역할을 했었단다...고생도 나름대로 많이 했단다...

그런데 그런 역할들이 이젠 맏며느리인 내게 돌아오는걸 참지 못한다... 시어머니가 나랑 집안일 의논하는것도 불만이고, 남편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다정스레 대하는것도 보기 싫어한다... 그러면서 자기 남편은 자기 잘 도와준다고 자랑이고....  무슨 일이든 자기가 제일 먼저 알아야하고 자기랑 먼저 의논해야한다... 그게 안되니 2년째 저러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일인건 폐쇄적인 생활을 한다는것... 늘 집안에만 있다...잠만 자고 밥만 먹고... 한 달에 한 번 산에 불공드리러 가는것도 혼자간단다.... 다른 시누들이 어디 같이 가자해도 싫단다....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데... 남편은 자꾸 나더러 전화해보란다... 내가 전화해서 뭘 어쩌라는건지... 가뜩이나 내 몸 하나도 간수하기 어려운판에, 나이 40인 시누 기분까지 맞춰야하나? 여태껏 시댁에 오면 내 나름대로 잘 할려고 괜히 있는말 없는말 다 붙여보고해도 돌아오는건 한숨이요, 혀차는거 밖에 없었건만....낼 모레 추석이 또 걱정이다....

 

둘째시누... 남들 가르치는 직업이라 그럴까? 늘 가르치려고만 든다... 신혼여행가는날 아침에 시부모님께 인사드리고 갈려고 시댁에 들렀었다... 그때 둘째시누 나에게 한 말 ... 상음식에 생선이 잘못 쪄졌단다... 그래서 큰어머님이 기분이 상했단다... 그러면서 자기들 요리사는 안그랬는데 너희는 왜 그러냔다.... 그러면서 자기 엄마 앞에서 남편 시켜먹지 말란다..정말 기분 더러웠다... 그말을 꼭 신혼여행가는 아침에 해야하나? 덕분에 신혼여행 내내 기분이 다운이었다... 명절이나 제사때 전이라도 부치면 울 시어머니나 다른 시누들은 예쁘게 잘했다고 칭찬하건만 어째 남좋은말은 안해주는 사람이라 꼭 딴지를 건다... "너 이거 계란물 한번만 입혔지?" ~~ 그렇다고 자기가 요리를 잘하거나 살림을 잘하면 이해라도 하지.... 울 신랑이 내앞에서 부끄러워할 정돈데....자랑이 아니라 깔끔한 친정엄마 밑에서 커서 난 살림이나 요리는 왠만큼 한다... 정리정돈도 울 신랑이 병적이라 할 정도니까... 그래서 울 시엄니는 살림가지고 나에게 한마디 잔소리도 안하신다.... 그런데 자기가 왠 난리? 이번 추석에도 그럴거다... " 너 계란물 한 번 밖에 안입혔지?" 라고.... 나보고 편하게 산단다... 5남매의 맏며느리에다, 애낳기전에는 매주 3시간거리 내려가서 자고 오고 지금도 2주에 한번씩, 제사때마다, 명절때마다, 생신때마다, 기타 집안일 있을때마다 내려가서 뒤치닥거리하는 나보고 무진장 편하게 산단다.... 시댁에 들어가는돈만 한달에 70만원이건만.....

 

쓰다보니 할 말이 어찌나 많은건지.... 더 있지만 담에 써야지..... 피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