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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자존심 상해 ㅠ.ㅠ


BY 존심상한아줌 2003-08-24

어젠 겸사 겸사 짬을내서 남편친구들 모임이 있다기에 남편과함께 외출을했다

내가 사는 이곳은 경기도에 있는 아주 작은 시에살고있다..말이 시지 발전없는 시골촌구석이다.. 남편친구들은 수원시에 산다. 대학때 절친했던 사이라서 가끔씩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내는친구들이다. 어젠 그친구들중 한친구가 저녁초대를 해서 간건데..

 

요즘 우리집 경제사정이 안좋다..남편이 시작한 사업이 결과가 자꾸 미뤄지는 바람에

너무 너무 궁색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나도 그런남편에게 부담주기싫어서 카드로 근근히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에 다달아서 남편한테 도움을 청했다.

남편두 뭐 뾰죽한수가 없었는지 그래도 절친했던 친구니까 정말 꺼내고 싶지 않은얘기지만

돈얘길 했던모양이다..그중 그래도 젤 친한친구는 여유돈이 없어서 인지 현금써비스를 받아서 주는거였다..고맙다는 소리도 못했다.. 비록 한달후면 갚아야 하지만 그래두 그마음이 너무 고마웠다..친구들 와이푸들 있는데서 금전얘길 꺼낸 우리남편이 잘못이지만 그런말을 꺼냈다고 면박을 줬던 다른친구의 말이 너무 가슴을 아푸게 한다..

내가 부족해서 우리남편 기를 꺾어준거 같아서도 마음이 아푸고..

더 좀 참아볼껄 괜히 남편이 신경쓰게 한거 같아서 돌아올때도 너무 너무 서글픈거다

모이면 너무 수준차이가 나서 난 항상 기가 죽는다

 

난 시부모 모시고 눈치보면서 집도 후줄근한데서 사는데 다들 번듯한 평수의 아파트에서

애들을 해외여행을 보내느니 하는데 난 여태 시부모밑에서 겨우겨우 밥이나 얻어먹고 사는거 같은기분에 내자신이 그렇게 한심스러워보일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정말 그모임이 싫다. 나도 결혼 11년째인데 정말 우린 왜 이렇게 안풀리는지..

다들 부모님 도움없이 자수성가해서 그만큼 산다는데...

나두 복이 없고 우리남편도 복이 없는건지... 지금도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날꺼 같아서

이렇게 라도 넋두리 하면 나을까 싶어서 글을 올려본다...

 

지독해야 잘산다는말이 맞는거 같다. 근데 난 지독하지가 못해서 이러고 사는가보다

없는살림에 형님도와준답시고 카드빚내서 꿔줬다가 한푼도 못받고 내가 이자물고 시부모한테 꾸지람듣고...그래서 더 힘들어서 빚에 허덕이고..ㅠ.ㅠ

내마음은 그렇다...내가 능력이 되면 어려운친구가 나에게 도움요청할때 싫은소리 안하고

마음편하게 꿔줄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정말 돈때문에 이렇게 설움받는거 처음인거 같다.. 그래서 더 마음상하고 우울해진다

 

얼마전 친구가 어렵게 돈좀 꿔달라고 했을때...거절했던거 너무 너무 미안하단 생각이 든다..

정말 있는대두 안꿔준거 아니고 내코가 석자라서 못꿔줬는데...난 거절하면서도 너무 너무 미안했다.. 비록 친구한테 내가 너무 없어서 못꿔준다고 담에 자리좀 잡히면 그땐 흔쾌히 꿔주겠다고... 내맘을 그친구가 알고 있을까? 정말 없어서 못꿔준거...

 

또 나랑 친한 한친구는 어려운거 있음 함께 나누자고 말은 자주 하고 걱정해주긴 하는데..

나 정말 그친구한테 돈얘기 못하겠다...

내가 무엇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알면서 모른척하고 말만 그러는건지...

이 알량한 자존심이 뭐길래... 괜히 말꺼냈다가 거절당하거나 안하느니만 못하게될까

싶어서 더 못하겠다...자기가 도울일 있음 말하라는데...정말 말해도 되는건지....

 

 

에구..빨리 이노메 경제가 풀려서 나두좀 이 구질구질한 생활좀 청산하고 싶다...

있는자들이여....적당히 좀 베풀면서 살면 안될까?

 

 

내가 남편친구들을 나쁘게 평가하는건 아니다..

그들도 그만큼 노력했기에 누리고 사는거니깐..

내가 가슴이 아픈건 지금 이렇게 궁색하게 사는 현실이 싫고

빚에 쪼들려 자살하는 사람들의 기분이 이해가 간다..

누구도 그와 같은 시련에 봉착하면 그런 무서운 짓을 저질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 이곳은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빗소리와 함께 이 어수선한 마음이 씻겨 나가길 간절히 바랬다

몇번씩이나 울컥이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비참한 이 현실을 탓하면서...

참자..참자...조금만 더 참으면 곧 우리의 태양도 찬란하게 빛나겠지...

그래도 자꾸 불안해지기만하는 이마음을 어떻게 추스려야할지....ㅠ.ㅠ

 

돈때문에  힘들어하는 님들

우리 함께 이 어려움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봐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