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참을 웃었다. 우리 시어머님이 그런 거짓말을 하셨다니...20여년동안이나. ㅎㅎ
결혼 20년차. 그 시절 남자들 거의 부엌일 안도와준다. 울 남편. 여태껏 살면서 설겆이 . 청소, 밥. 다림질 한번 해 본적 없다.
그런데 우리 시누이 남편은 정반대다. 시누이 남편,,, 신혼 때부터 설겆이는 기본이고 다림질은 자기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고, 빨래 착착 개어서 넣어놓는 일. 퇴근할 때 장보는 일....이런 것들은 회식이 있어 늦는 날을 제외하면 으례 하는 일이란다. . 그리고 성격도 너무나 명랑하여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울 시누 남편 직장 열씸히 다니고 자신을 위해선 알뜰하지만 마누라가 배우러다니는 것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울 시누이는 전업주부이다
그런데도 울 시어머님 시누이가 아깝다고 하신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시집을 잘 갔는데...
시어머님께서는 딸네 집에 갈 때마다 사위 못한다고 야단이시란다. 그리고 막내 아들처럼만 하라고 하신단다. 그 막내아들이 내 남편이다.
나 맞벌이. 남편과 같은 직종에서 같은 강도로 일하고 봉급도 같다. 그러나 집에 오면 난 바로 부엌으로 직행..남편은 방안으로 직행..
남편은 퇴근하면 손 하나 까딱 하지않고 TV 보고, 신문 보고, 누워서 놀기만 하고. 그래도 시어머님 눈에는 곰살맞고 싹싹한 사위보다 자기 아들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나 보다. ....
이런 남편을 시어머님은 사위에게 우리 아들만 닮으라고 야단이시란다. 우리 아들은 집안일 몽땅 해주고 마누라 퇴근하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게 너무 잘한다고 하셨단다.
하하. 사위 집에만 가면 그렇게 말씀하신다는 걸 ..그걸! 오늘 알았다. 결혼 20년만에. 그동안 시누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
그래서 오늘! 어머니의 그 거짓말 다 뽀롱이 났다.
그래도 밉지 않은 것은 울 시누이 정말 마음이 곱고 올케들에게 정다운 소리를 잘한다. 명절에 어쩌다 와도 같이 일 돕고.. 예쁘다. 그리고 울 시어머님. 비록 팔이 안으로 굽지만 며느리들 흉 보는 일 없으시고 . 항상 너희들에게 물려준 것이 없어 미안해 하신다.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옆에 있던 남편. 암말도 안한다. 옆에 있던 시누이도 암말도 못한다.
몇년전부터 집안일 분담을 시켰다. 나머지 내가 다 할테니 청소는 남편보고 하라고.
여태까지 모든 집안일 내가 했으니 이제부턴 당신이 청소만이라도 바턴을 넘겨 받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순순히 좋다고 한다. 아니 좋다고가 아니라 당연히 내가 할 일이라고 당신은 이제부터 쉬라고,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바닥이 지저분하고 버적거리거나말거나 꾹 참고 내버려두는데 그놈의 청소.. 잘 안한다. 잔소리하면 한꺼번에 할거라나? 그래도 나 청소에는 손하나 안 댔다.
이젠 좀 편히 살려고 .
좀 지저분하면 어떠랴. 아이도 타지에 나가 있고 집에는 우리 부부 단 둘인데.
설겆이도 가끔 미루고.. 청소도 남편이 하지 않으면 손도 아예 안대니 이젠 으례 자기가 하는 걸로 인식을 했다. 비록 일주일에 한번 뿐이지만.
가끔 이래도 되나? 내가 너무 게을러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지만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하는데... 진짜 이래도 평균적으로 욕먹을 일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