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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한 친정


BY 막내딸 2003-08-25

여태껏 우리엄만, 아버지로인해서 편한 삶을 단 한번도 살아본적이 없으신 분이세요.

 

젊었을땐 노름, 딴살림 등..하느라,

집에 자기자식이 셋씩이나 있는데두 돈한푼 안갖다주고..

 

결국 엄마가 막노동판에 나가서 음식해날르구 모래짐지구해서 번돈으로,

자식들 크고...

근데 엄마가 그렇게해서 번돈도 뜯어간사람이 아버지죠.

엄마는 둘째인 우리오빠를 임신해서두..막노동판에 나가셨었대요.

 

아버진 자식들인 우리 세남매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신분이세요.

학교다니는 자식들 새벽 3~4시에 깨워서 커피타와라, 마당쓸어라..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중학교때까지 새벽 3시에 일어나는 통에..

나중엔 불면증까지 걸려서 고생했었죠.

 

첫째인 언니가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불쌍한 엄마에게 돈을 보태드렸구,

오빠와 난 항상 일다니는 엄마로 인해..

알아서 밥해먹고 알아서 공부하구...그렇게해두 오빠와 난 학교에서 항상 1,2등을 했어요.

 

그렇게 식구들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아버진 빚까지 져가며 사업을 하더니..결국 다 날려버리곤,

빚더미에 앉았어요.

 

그래두 아버진 항상 큰소리..

 

빚밖에 없는 집안에서 대학은 꿈같은 얘기였죠.

언니,오빠,나 모두 공부를 좋아했고, 하고싶은것두 많았지만..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돈벌기 바빳어요.

 

친구들 옷사입구 다닐때,

난 돈벌어서 집에 다 갖다드리구..

용돈 5만원 받아다가 한달 차비하구, 용돈하구..

 

엄마,언니,오빠,나 모두 열심히 돈벌어서 빚갚구 있는데,

아빤 자신이 돈벌어서 자기쓰고 다니느라 바빠요.(차,캠코더,오토바이 등등)

차빼곤 쓸줄도 모르는걸....

 

언니랑 나는 결혼해서 나왔구,

엄마는 아버지와 별거를 하셨죠.(이혼은 아니구) 오빤 엄마랑 살구,

 

아버진 여전히 혼자벌어 혼자쓰구(사글세방에 살면서)

오빠엄마는 열심히 돈을 모아서 전세집이라두 마련했구..

 

그렇게 이제 숨이 트이는가..싶었는데,

 

아버지가 엊그제 쓰러지셨어요.

혈관이 막혀서 한쪽몸을 아예 못쓰시는 병이죠.(팔다리)

 

처음엔 그래두 절뚝거리며 걸으시더니,

어제 병문안 갔을땐 아예 거동도 못하시대요.

 

아버지 사글세방에 있는 보증금,

모두 병원비로 다 날리구...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엄만, 혹시나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또 기대려구 할까봐..

빨리 아버질 퇴원시키구 엄마가 아버지 간병을 해야겠다구 하시더라구요.

 

언니는 올해 이혼해서..(형부의 습관성 바람으루)

애들까지 엄마에게 맡겨놓구 일다니구 있는데.....(대신 남은 친정빚 언니 위자료루 다 갚구)

엄마는 손주까지 보면서 거동못하는 아버지까지...

 

아까 엄마랑 통화했는데..

숨막혀 죽겠다구 하시대요.

 

엄마 인생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그리구 앞으로도 왜이러냐구,

외할아버지두 우리아버지랑 똑같은 분이시거든요.

 

어렸을때두 그랬구, 결혼해서두 힘들었는데..

늙어서 언니까지 이혼하구.. 아버지까지 몸져눕고,

 

제가 지금 갓난쟁이 애기를 낳은지 얼마안되서..(두달됐거든요)

엄마일을 덜어드리지 못하는게 한이될 뿐이에요.

 

아픈 아버지보다, 아픈아버지를 간병해야하는 엄마가 더  보기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