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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막힌 사연들이 아컴에 실렸던 내용인 것같은데 맞는건가요?


BY 신미영 2003-09-17

며칠전 서점에서 <아름다운 동행>이란 신간칼럼집을 샀는데, 읽다보니까

"남편때문에 지금 아내가 울고있다"는 제목의 글에 실린 내용이 언젠가

아컴에서 읽었던 내용같던데, 맞나요? 다른 사이트에서 읽은건지는 몰라도

여기 아컴에 있는 것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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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성전문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부부간의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사연을 많이 접하게 된다. 많은 여자들이, 남편에 대한 아쉬움과 불신,
혹은 증오로 몸을 떨고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남성전문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반대로 아내에 대한 똑같은 원망을
읽을 수 있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남편이 아내의 속을 썩이는
것으로 보면 정확하다. 이렇게 말하면 남성독자들이 항의를 해올지
모르지만, 보편적으로 가정불화의 원인은 남편 쪽에서 제공한다.
한 여성사이트에서 골라낸 다섯 아내의 사연을 분석해보면,
부부간의 문제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례#1--- 대화가 부족한 부부
*가을이 슬픈 여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부부간에 대화가 너무 없고
아내가 남편에 대해 근본적인 불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침을 안먹고 출근한 남편이 걱정돼 아내가 회사로 전화를 했을 때
남편은 "어 괜찮아"라는 한마디로 통화를 끝낸다. "걱정마, 점심 일찍
먹으면 돼"라고도 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늘 그런 식이다.
아내는 글 속에서 "당신의 말 속에는 나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과 사랑이
전혀 없으니까요" "당신은 내게 많은 말을 하지만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
일뿐이예요"라고 쓰고 있는데, 아마도 남편은 아내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부족하거나 설령 마음이 충분해도 표현을 잘하지 않는 모양이다.
대화는 부부한테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인데 그게 부족하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례#2--- 대책없는 남편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거기에다가 툭하면 외박. 아내는 글 속에서
"갈수록 간큰 남자가 돼가는 남편" "6년이란 긴 세월을 기다림에 지쳐"
"이젠 싸우기도 힘이 든다"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남자가 늘 늦게 들어온다는 것은 여자로서는 참 견디기 힘든 일이다.
회사일 때문에 그러는거야 어쩔수 없다고 치더라도 솔직히 남자가 꼭
회사일 때문에 항상 늦게 오고 외박을 하겠는가? 이제는 싸우기도 힘이
든다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그 아내는 지칠대로 지쳤음에 틀림이
없다. 그 다음에 오는 결과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불쌍하다.

사례#3--- 원수가 돼버린 남편
어떤 지경이길래 남편을 원수처럼 여기게 됐을까?
*너 계속 그렇게 살것이냐?* 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내는 "너를 보기싫다
못해 죽이고싶다. 넌 나의 원수인가보다" "남편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남처럼 덤덤히 살아가는게 오히려 편하다" "이혼녀 소리 듣기싫어 참고
사는 내가 한심하다" 라는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그야말로 그 여성은
남편이 아니라 원수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글속에서 여성은 시댁 김장 담그는 일에 왜 자기만 고생해야 하느냐,
동서들은 다 자가용 몰고 시댁에 오는데 자기 혼자만 버스타고 가야
하느냐 하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데, 그런 사소한 문제로 남편과
담을 쌓은 것은 아닌 것같고 평소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남편한테 원수라는 표현은 웬만해서는 쓰지 못한다.

사례#4--- 매맞는 아내
남편은 일년 365일 술을 마신다. 핑계는 거래처 접대인데 아내는 그걸
믿지 않는다. 문제는 아내를 때린다는 사실이다. 술독에 빠져 사는 것도
모자라 툭하면 폭행이다.
*우리 정말 부부일까* 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자는 "구타와 억울함으로
살아온 세월--- 이제는 지렁이도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라고 쓰고 있다.
전형적인 매맞는 아내의 모습이 상상된다. 여자는 지렁이가 꿈틀거린다는
표현을 썼는데, 혹시 어떤 탈선을 예고하는건 아닐까?
가정불화로 인한 아내들의 탈선이 지금 얼마나 심각한가?

사례#5---따로 또 같이
의외로 무덤덤하게 혹은 서로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부부가 많다.
애정이 없는게 아니라 부족하고, 남편은 돈벌어다 주면 내할일 한거다,
아내는 살림만 그런대로 하면 된다 뭐 그런 식으로 그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변화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런 무미건조한 생활이
계속될수록 부부간의 골은 더 깊어진다.
*너 포기할거야* 라는 제목에서 여자는 "니가 뭘하건 더이상 신경안쓰고
살거야. 그냥 나만 생각하고 내 인생만 생각하면서 살래" 라고 쓰고있다.
함께 살아도 함께 사는 것이 아닌, 그런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아주 다른 이유로 눈물짓는 한 아내
같은 사이트에서 건진 사연인데도 그 아내는 너무나도 다른 이유로
눈물짓고 있었다.
사연을 보니 사업을 하던 남편이 부도가 나 재산을 날리고 지금은
지방의 공사장을 전전하며 막노동을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집엘
오는 모양이다. 아빠를 오랫만에 보는 아이들은 너무 기뻐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또 헤어져야 한다. 아내는 남편이 너무 안쓰럽고 아이들이
너무 안됐어서 혼자 눈물짓곤 한다.
"점점 더 핼쓱해져가는 당신 얼굴을 보니 너무 맘이 아파온다"
"피곤할텐데도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골아떨어져, 안골던 코까지 골고
잠꼬대까지 하고 이리뒤척 저리뒤척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 하면서
너무 많이 속이 상했다"
"난 아마도 다시 태어나도 이 남자와 다시 결혼하지 않을까싶다"
"사랑합니다. 단 하나뿐인 나의 남편을 나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여자는 그렇게 쓰고 있었다. 코끝이 찡해왔다. 남편에 대한 사랑과
신뢰, 안쓰러움이 행간행간에 절실하게 묻어나지 않는가?
다른 아내들이 남편에 대한 원망과 증오로 떨고 있는데 반해, 그녀는
남편에 대한 사랑으로 스스로를 무장하면서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고보면 세상의 수많은 부부들은 가지가지 사연을 안은채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영컴북스 발행  김동성칼럼집 <아름다운 동행>78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