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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멀어져도 여전히 내 머리속은 온통...


BY 초보주부 2003-09-18

난 결혼한지 아직 일년두 안된 새댁이라면 새댁이라구 할 수 있는...

하지만 새댁이라구 하기엔 '시'자 갖은 인간들에 형님까지 가세해 넘 팍삭 늙어버린 것 같다...

결혼 초부터의 일을 하나 하나 곱씹기에는 이젠 지겹기도 하고 최근 한달간의 일들만 하더라도 충분히 미칠 것 같다...

잠도 안오고... 하루 종일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시댁과 가까운 곳에 결혼 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신 시부모 덕분에...

아주 당연한 듯이 시누두, 아주버님두 아닌 막내인 우리가 부모님 일 생기면 부모님을 챙겨야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아닌 내가...

남편은 결혼 후 일 때문에 밤 늦게 들어왔었으니까...

 

뭔 일이 있음 내가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이더라.. 그 인간들...

일 다~ 해놓으면 저녁 먹으러 온다... 지들 배우자와 같이...

그럼 난 또 저녁 장만하구 설겆이며 뒤치닥거리...

다들 집에 갈때두 형님네 보내구, 시누네 보내구, 시부모님 챙긴 후 난 떠나야했다...

물론 울 신랑두 없이...

 

금전적인 고생... 할만큼 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밥을 먹은 회수보다는 라면을 먹은 기억이 더 많다...

그래서인지 이젠 소화두 잘 안되구 속 무쟈게 쓰리다...

그래두 아쉬우면 친정에서 끌어다 쓸 수 밖에 없었다...

울 시부모.. 지들 부자라며 어쩌구 저쩌구 말만 한다... 정말 말만...

이렇게 든든한 부모가 있어서 얼마나 좋냐는 말만 해댄다... 말이라두 말았음...

 

여기에 다 열거하지도 못할만큼 많이 당하구 살았었구...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뒤늦게 깨달은 남편은 이사를 감행했다...

이사하다 죽을 뻔했다... 어찌나들 싸가지 없이 말씀들 하시는지...

평생 잊혀지지도 않을꺼다...

 

이사 몇일전 시댁에 잠깐 들러 저녁 먹던 울 신랑한테 그랬단다...

'개(물론 나다...) 없을 때 많이 먹어라... 난 갠 주기 싫어~'

'니네 형수한테 잘하는 것은 형수한테 잘해야 니 형한테 잘할꺼 아니냐... 그래도 난 너하구 살구 싶다.....' 등등...

 

이런 개뼉다구 같은 소리를 해대셨다니...

울 시부모 형님한테는 무쟈게 쩔쩔 매신다... 보기 안쓰러울만큼...

난 정말 이해가 안간다... 내가 형님보다 못해온 것두 아니구(아들 가지구 장사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니 형수는 이만큼 해왔다고 말했고 물론 그 곱절루 가지구 왔음...) 혼수두 지가 하라는대루 해왔다....

외모, 학벌 아니 뭘 갖다대두 절대적인 기준으루 내가 못하지는 않다...

 

하지만 막내는 만만하단다...

이번 추석에두 형님하구 같이 일해두 늘~ 설겆이는 내가 했다... 왜?

울 시모가 그건 만만한 막내가 하는거라니까...

 

이사를 하구 나면 좀 나아질까하는 맘에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왔음에두 불구하구...

아직두 난 시댁 식구들에 대한 불만과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구 있다...

 

앞으루 어찌해야할까...

그냥 계속 전화를 하지 말구 온식구들 다 모일때만 찾아가서 일만 하다 올까...

아니야 그러면 또 얼마나 험한 소리를 들어야 할까...

그럼 이전 같이... 꾹 참구 살아봐? 그래두 난 싫구 나한테 주는건 아깝다며...

나두 같이 한판 붙어봐? 누가 더 아쉬운지? 등등...

 

하루 종일.... 아무 일두 할 수 없을 정도로...

담주에는 정신 병원이라두 가보려고 한다...

결혼한지는 이제 열달두 안되었지만 부부관계는 해본지가 벌써 8달이나 지났고...

이런 생각들이 머리속에 가득 차있으니 신랑과의 부부관계 조차두 피하게 된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두...

그렇다구 이혼할 용기두 없는데...

이건 사는게 아니다... 지옥이다...

 

진흙에 빠졌을 때와 같이...

빠져나오려구 발버둥치면 칠수록...

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구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