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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시어머니가 절 생각하신 걸까요?


BY 머슴 2003-09-18

 

이번 추석때 일입니다..

저흰 시댁에 갈때마다 매번 차에서 자다가 가는 한이 있어도 

연휴시작 전날 밤에 내려갔었는데

이번엔 남편이 전날 두시간밖에 못자서

도저히 피곤해 못가겠다고 해서

10일 오전에 출발해 저녁 8시가 되어서야 시댁에 도착했습니다..

평소에도 5~6시간은 걸리는데 명절이라 막히는 바람에

열한시간이나 걸려 힘들어 칭얼거리는

세살,두살 아이들을 달래며 도착했는데

우리 시어머니 명절음식 장만은 겨우 고사리 물에 담가놓고

젯상에 놓을 생선 손질 해 놓으시고는

우리 먹을 밥도 해 놓으시지 않았더라구요..

 

그래도 저 인상한번 안쓰고

'그럼 라면 끓여먹죠' 하고는 라면 끓여먹고

모자란 음식재료 사러 차타고 나갔다 와서

아홉시 반정도 에야 음식 장만을 시작 했습니다..

떡, 부침개, 나물 등등 할일이 태산같았죠..

참고로 전 아직 외며느리 입니다..

정말 밤을 새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저희 시엄니 겨우 생선 몇가지 쪄 놓으시고는

졸려서 주무셔야 겠답니다..

열두시가 넘어 혼자 낑낑대며

 겨우 부침개, 송편을 끝내 놓았는데

저보고 들어가 자랍니다.. 그럼 나머지는 언제하라구요..

저희 시엄니 저 있으면 아무 것도 안하십니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서 해야 하는데

젯상 차리는 시간까지 다 할 수 있을까 싶어

불안해 도저히 못자겠습디다..

그래 '어머니  먼저 주무세요..' 하고 계속 일하려는데

'염병.. 나는 잘란다' 하시고는 들어가시더라구요..

순간 열이 확 받더라구요.. 그럼 당신이 좀 해놓으시던지..

아무것도 안해 놓으시고는 밤에 일한다고

어떻게 저럴수가 있나 싶어 화가 났습니다..

그 순간에 남편이 와서 장난을 걸길래 짜증을 좀 냈더니

왜 자기보고 그러냐며 들어갑디다..

더 열이 났지만 내가 어쩌겠습니까?

그냥 열심히 음식 만들었죠..

새벽 3시에야 겨우 일을  거의 끝내고 잘 수 있었죠..

그러고는 다시 여섯시 반에 일어나 국끓이고 밥해서 젯상보고

시엄니가 잡숫고 싶다는 잡채까지 만들어 아침상을 차렸습니다..

 

그 이후로 연휴내내 저는 부엌데기 였습니다..

하루 세끼 상차리고 치우고 차리고 치우고

시엄니는 숟가락 한번 안놓아 주십디다..

남편과 시동생들은 제집에 왔다고

연휴 끝날때까지 갈생각도 안하고..

시엄니는 반찬, 국거리 물어도 저보고만 알아서 하라지..

아직 초보주부라 할줄 아는 거 없는 저는

스트레스 받아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상황에 연년생 애들 봐야지.. 둘째가 아직 젖먹이거든요..

으악~ 정말 마지막날엔 지겨워 죽겠더라구요..

계속 방콕이었으니 더했죠..

집에 돌아와서도 내가 머슴으로 이집에 온 것인지 며느리로 온것인지..

한동안 열이 안식어 씩씩 거리고 있는데..

시집간 시누이 전화해서는

 "엄마가 올케 힘들까봐 부엌에 들어가 보지도 않았대..

괜히 들어가서  뭐라고 하면 힘들까봐.."

이거 뭡니까? 뭔가 참견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는 얘긴가요?

제가 잘못하는게 보였는데 저 생각해서 말 안했다는 겁니까?

둘이 무슨 흉을 봤길래 싶어서.. 저보고 고생했다고 하는데

그 말도 듣기 싫더군요..

 

저희 시엄니 저 입덧할때 눈앞에서 토하고 나와 쓰러져 있어도

뭐 해줄까가 아니라 너 먹고 싶은 거 해먹어라 하던 분입니다..

언제부턴가 저만 가면 아주 손 놓고

밥상 코앞에 바쳐야 드시는 분입니다..

그래놓고는 제가 힘들까봐 라니요..

 

이게 정말 절 생각 하시는 거 같습니까?

열받고 있는 제가 잘못 하고 있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