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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추석 연휴를 보내고...


BY 찐이 아줌 2003-09-20

지옥의 추석을 보내신 전국 아짐들....

힘드셨죠? 힘드신 만큼 남편에게만이라도 대접 받았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시댁에서는 당연히 생각하시고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남편이라도 이해해주고 수고했다고 영화라도 보여주고 어깨라도 두들겨 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아짐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두렵고 돈들어 갈 일들이 너무 뻔해서 (명절때 들어가는 돈을 항상 늘기만 하구) 정말 괴롭습니다.

그런 맘을 같은 여자이자 며느리였던 시모는 더 잘 알텐데... 역시 여자는 여자한테 모질다더니 그말이 맞는가 봅니다.

저는 요번에 남편을 한방 먹였습니다. 울 남편 저한테는 잘하려고 하고 항상 시댁에는 신경쓰지 말고 생각나면 전화 한통씩 해드려라 말하지만 정작 처가살이하는 우리 처지에 울 집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거죠.. 

그래서 요번에는 당당히 말했습니다. 명절때 드리는 돈이라도 공평하게 똑 같이 드리자구요. 그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명절 5일전 시댁에 가니까 구미에 사는 시누이가 왔더군요. 시누이가 한명인데 그 시누이도 홀시아버지가 계시고 분가해서 살지만 제사 음식은 항상 울 시모가 해주었고 제가 며느리로 들어온 이후 올해 구정부터는 그 음식 장만이 내 차지가 되었습니다.

울 시모 아버님과 이혼하시면서 제사도 보내버리시고 울 장손 아들 큰집에 가지도 못하게 하죠.

저야 제사가 없어서 좋아했지만 웬걸 이건 시누이 제사 음식 장만때문에 시달릴 줄은 누가 알아겠습니까? 시누이 저보다 한살어리지만 아짐 된지는 6년차죠.

그런데 평소에 음식 잘하고 일 잘하면 일복 많다는 시모에 지론으로 정말 음식 할 줄 모릅니다. 시누는 자기가 한다고 하죠. 미안해 하면서요. 하지만 시모가 말립니다. '넌 아이가 둘이라서 애보기도 힘들텐데.. 내가 해주마. 신경쓰지 마라'

그리고 저보고 음식 장만하게 추석 전말 일찍 오라더군요. 저는 무슨 내 복에 이러면서 그냥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시장 제가 볼테니 필요하신거 적어달라고 했더니 전화해주마 하시더군요...

2일전 제가 전화 했습니다. 시누이 구미에서 못 내려오고 시아버님이 구미로 올라오시기로 해서 정말 요번에는 자기가 해야겠다며 시누가 연락이 왔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 아이구 우리 딸 불쌍해서 어쩌나.. 허리 아플텐데.. 또 살이 쪽 빠지겠구나'

저도 맏벌이하고 밤 12시까지 부업으로 하는 가게 보지만 어머니 시누집에 가시는 날 시댁에 청소해 놓으라고 하시면서 전화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럼 시장은 보지 말까요 했더니 대충 몇가지 사놓았다고 하시면서 다른것은 필요없고 돈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돈 가지고 오라고 당당히 말씀하시는 시모, 정말 저는 놀랐습니다. 제가 말일에 생활비 60만원 드렸는데  없다고 하시더군요... 1일전 다시 전화 했더니 자꾸 전화하지 말고 돈가지고 10일날 아침에 오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빛쟁이가 된 기분 이였습니다.

 그날 저녁 남편과 가게 마치고 집에 오면서 시모 얼마드리면 되겠냐고 물었더니 20만원 드리면 부담이 되겠냐고 상의하데여.

 저도 그정도 생각했던터라 알겠다고 이야기하고 그럼 울친정엄마는 얼마 드리면 되겠냐고 했더니 저의 생각을 묻데여..

 저는 울 형편에 오만원 드리면 되지 했지요. 당연히 남편이 너무 작다고 이야기해주길 바라면서요. 웬걸 아무말도 없데여...

그래서 열 받았죠... 10분의 침묵이 흐른 후 전 이야기 했습니다.

-시댁에 20만원 드리자고 이야기 하면서 처가집에는 오만원 준다해도 아무 생각이 안드냐고요. 내가 아무리 알아서 오만원 준다고 해도 당신이 더 드라고 말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그렇다고 달달이 용돈 드리는 것도 아니면서. 좀 서운하다-그랬죠.

 남편 아무말도 안하더니 조금 있다가 자기가 생각이 너무 짧았지만 내가 너무 정색을 하고 말하니 기분이 좀 안좋다 하데여...

추석 전날 자기 용돈에서 15만원 드리데여.. 울 엄마한테.. 그동안 자기가 큰사위로서 신경 못써드려서 죄송하다면서여...

저 정말 남편에게 고마웠고 기분 좋게 넘어가 주어서 다음달 용돈 생각해 줘야지 했습니다.

 

추석 전날 시댁에 가서 시모랑 잠깐  음식하면서 여러가지 말 들었습니다. 울 남편 하도 낚시가고 싶어해서 제가 아침에 다녀오라고 하고 시모와 나물과 전 몇가지 부쳤죠. 제사는 없어도 어머니가 드시고 싶어서 하신다면서요. 저는 좋은 낯으로 이왕하는거 기분 좋게 해야지 했는데.. 역시나 나중에는 기분이 상하더군요. 그 여러가지 말씀들 요약하면...

 

1. 시누이가 너무 불쌍하고 그 애 둘 데리고 어떻게 음식 장만 하겠냐고...(이번이 처음이면서... 누구는 안해봤나, 저는 애가 아직 없거든요) 거기에 비하면 넌 시모를 잘 만났다. 제사가 있냐 내가 일을 시키냐 (시누 내려오면 제사음식 저 보고 해주라고 5일전에 이야기했으면서...) 이제부터 시집살이 한번 시켜볼까?(협박인지...)

 

2. 시누이 초등 둘 과외 하는데 (일주일에 3번 1시간씩 2명 묶어서) 그게 돈 번다고 불쌍하다면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며느리는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걸리는 통근버스타고 회사가서 저녁 8시까지 꼬박일하고 다시 나와 가게에서 밤 12시까지 일보고 집에 오면 새벽 1시 씻고 정리하면 2시에 자는데 그런 아들 며느리는 안 불쌍한건지...오히려 둘이 버는데 생활비가 작다고 하네여 ... 돈 이야기 나오면 전 정말 스트래스 받습니다. 울 신랑 일이 잘 안돼서 이제서야 조금 돈 들고 오는데...그래서 가게도 시작했구여... 며느리는 무슨 돈 벌어주는 식모 입니까? 그러면서 시누 과외 그만 두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게 생활력이 너무 강해서 그만 안둔다면서.. 우리 딸... 우리 딸... 하더군요... 저 아파서 제 몸 끌고 제 다리로 응급실 찾아갔을때부터 지금까지 저 힘들테니 직장 그만 다녀라는 빈말 한번 한 적 없으면서....

 

3. 올해 농사 안돼서 고추가루 값이 비싸니 미리 저보고 20근 사 놓으라네여...

저는 돈이 어디서 찍어지는 공장을 갖고 있나여... 김장도 갓 시집온 저에게 시댁이 좁고 허리가 아파서 못하니 시누이꺼까지 50포기 담아 오라고 하더군요..

 

4. 다 마치고 집에 갈려니 시댁에는 물이 안나와서 이불빨래 못하니 저보고 빨아오라고 하면서 한 보따리 싸주시데여... 뻔히 친정살이 하느거 알면서 사돈 보고 미안하지 않나여... 정말 이해가 안돼여... 울 신랑 화 내면서 빨래방 갔다줄테니 찾아가라고 하니 그냥 놔 두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모두 저 주십니다. 저의 회사에 소각장이 있거든요... 거기가서 버리면 돈 안들거 아니냐면서여.. 저 여기서 한 마디 했죠. 웃으면서여..

그 냄새나는 쓰레기 통근버스에 가득 양손에 들고 타면 사람들이 기분 조아라 하겠냐구요...

울 신랑 쓰레기 봉투 값 줄테니 버리라면서 버럭 소리지르고 먼저 내려 가더군요...

 

5. 추석 당일 울 시모 구미에 가지더군요. 시누집에여... 분명 울신랑에게 말하면 단번에 거절일 테고 전 어려운 며느리라 거절을 못하니 저에게 말씀하긴 거 겠죠... 전 시누 시아버님은 어떻하구요... 했더니 ... 시모왈, 빨리 가시라고 시누에게 이야기했으니 오늘 내려 갈꺼라면서 가자고 하더군요... 참 쉬운 시고방식이죠... 정말 모순입니다.... 그런말이 나올수 있걸까요... 울 신랑 차가 얼마나 밀리는데 운전하는 사람은 생각도 안해주냐고 꿈에도 갈 생각 없다더군요...

기차타고 가시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것도 시누이 시부가 가실 생각을 안하시는 바람에 좌절되고 그 신경질 정말 대단하더군요... 그후로 전 안갔습니다.

 

그런 시모 정말 봉양하기에 벅차고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