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 조금넘은 아직은 새댁(?)인 직장인입니다.
남편과는 대학 선후배로 7년간의 연애끝에 결혼 했구요
저는 31세이고 남편은 33세입니다.
저희는 오랜 시간 가장 좋은 친구로, 애인으로 또 선후배로...그렇게 함께 걸어왔습니다.
좀 닭살스럽긴하지만... 전 아직도 남편을 처음처럼 사랑하고,
그가 인간적으로 아주 좋은 사람이며, 결혼생활에도 아주 잘 맞는 타입의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인간이 모자라다는 전제하에 비교적 훌륭하다는 뜻^^)
저희는 결혼과 동시에 외국에 나가 1년정도 어학연수와 여행을 하며 각자 자신을 재충전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저희는 결코 돈이 많아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건 아니니 너무 재수없어하시진 마시길.. -.-;;)
결혼비용(전세금) 몽땅 털어 외유를 마치고 돌아와 이제 4개월...
지금은 다시 밥벌이 전선에서 둘 다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원룸 오피스텔에서 연애하는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제도 자체가 너무 많은 헛점투성이기에... 사소한 다툼과 갈등의 연속일 수 밖에없고, 저희 역시 다른 부부들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각자의 가족문제, 돈문제, 시댁문제 ... ㅠ.ㅠ)
아직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술친구, 여행친구 인걸보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제(남편도 그런듯?) 고민은 바로 아이입니다.
제 남편은 홀어머니 외아들입니다.
(제가 가난한집 장남과 결혼을 감행하는 겁없는 짓을 했거든요 ㅎㅎ ^^)
저보다 어린 손아래 시누가 둘있는데... 모두 결혼해서 아들 하나씩(한살, 세살) 있고,
현재 시어머니는 아가씨들과 한동네 사시면서 외손주 둘을 돌봐주십니다.
저희 어머니...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 (결단코 인정!!)
없는 살림에 아들이 갑자기 외국행을 감행할때도...
그렇게 며느리가 시집올때 마련해온 전세금까지 홀랑 다 써버리고 왔을때도...
보증금도 없으면서 시어머니랑 함께살기 싫어 시누들한테 보증금 빌려 오피스텔 얻어 나올때도...
돈모아야한다는 핑계로 시어머니 생활비 얼마 못드려도...
항상 고맙다구... 내며느리가 최고라고.. 아들내외가 행복한게 어머니 행복이라고...
늘 그렇게 마음으로 감싸주십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전 정말 나쁜 며느리??? ㅠ.ㅠ.)
그런데... 뭐가 문제냐구요???
제가 그런 시어머니와 사이가 틀어질 결정적인 이유가 있답니다. 바로 아이문제요
저희 부부는 결혼할 때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하고 결혼했습니다.
물론, 저와의 결혼만이 목표였던 남편에게 반강제로 얻어낸 약속이긴 했지만요.
그리고 지금까지... 별로 고민해본적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어머니께서 슬슬 친손주 안아볼 꿈을 꾸신다는거죠
며느리와 아들의 적잖은 나이를 생각할 때... 이제쯤엔 손주얘기를 꺼내고 싶으신것 같은데..
(그동안 틈틈히 엇비슷하게 말씀 꺼내실때마다 대충 웃음으로 얼버무렸죠)
저요????
전 자식이란 존재를 별로 이세상에 안 내놓고 싶은 마음입니다.
물론, 이성적 결심대로 또는 의지대로 인간사가 흘러가는건 아니지만...
전 사실 결혼이라는거 별로 흥미없었거든요
(가능만하다면 남편과 평생 애인관계로 지내고 싶었으나, 이 남자의 성화에 못이겨서리... *^^*)
결혼까지는 정말 이사람과 함께라면 평생 좋은 동반자가 되겠다싶은 확신이 들어서... 큰 의미 부여 안하면서 혼인신고서에 도장 팍팍 찍었지만...
자식은... 아이를 낳는 문제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게 꼭 이렇게 저렇게 이런저런 조건과 구색을 갖춰서
모두다 비슷한 모양새로 살아야할 필요는 없는것이니까요...
그저 제 형제들과 남편 형제들의 조카들에게 정말 물심양면으로 힘이 되주면서...
그렇게 다음 세대들과 교감하며 살아갈 계획이었는데...
(부모가 줄 수 없는 관심과 애정과 이해도 아이들이 잘 자라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처럼 편하고 맘통하는 어른 한명만 가까이 있어도 아이들은 절대 길을 잃고 헤매다 제자리를 잃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
저는 요즘 남편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해보려고 고민중입니다.
솔직한 남편의 얘기도 들어보고...
앞으로 시어머니 등 시댁식구들과 생길 수도 있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또 그렇다면 아이를 정말로 원하지 않더라도 하나는 무조건 낳고보자고 결정해야할지...
제 생각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바뀌고...
아이라는 새로운 존재에 의해 바뀌게 될 제 인생과 우리 부부의 삶을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전 인정받는 직장에서 만족스런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대학원 진학을 비롯, 그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한 계획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게 정말 나은 결정일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만약에라도 기왕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낳는게 좋은 것인지...
결국 버티다가 노산으로 아이도 저도 힘들어지면 어떡하나 싶기도하고 ..제 나이와 몸 상태등을 놓고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 선배님들...
이땅의 엄마라는 위대한 이름으로 열심히 살아오신(살고계신, 살아가실) 모든 분들로부터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과연 여자의 삶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결혼은 후회해도 아이낳은건 후회안한다는 고백이 진실인지...
남편이 미우니 자식도 밉더라며 이혼과 동시에 아이들을 등지는 게 인간의 솔직한 본능인건지...
정말 자식... 꼭 필요할까요? 아니... 한번 꼭 낳아서 키워볼만 한가요?
이런 얘기를 쓰는 저를 그저 현대사회의 지극히 개인주의적인(이기적인) 싹노란 젊은 것으
로 치부하신다해도 변명할 것은 없지만...
모든 여자가 다 결혼했다고해서 고민도, 선택권도 없이 엄마가 돼야한다는건...
어쩐지 사회적 폭력처럼 느껴집니다.
마음과 자세가 준비되지 않은 무책임한 부모를 너무 많이 양산하는게...
오히려 더 큰 우리사회의 문제는 아닐런지...
제가 현명한 결정에 이를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솔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