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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슬픈데..위로 해 주실래요?


BY 쟈스민 2003-10-08

 안녕하세요?

요즘 무지 심란한 올케입니다.

전 지금 저희 아가씨(28세)랑 같이 살고 있는데요, (제 시댁은 통영인데 여기 부산에서 아가씨가 제과제빵을 배우고 있거든요) 글쎄 이 아가씨가 지금 임신 3주라네요?

아직 결혼도 안한 처녀가 임신을 한 것도 참 놀랄일이라 무지 속상한데 더 힘이 빠지고 제가 슬픈건 저흰 결혼 5년차인데 아직 아기가 없다는 거예요. 저도 엄청 아기를 기다리고 길가는 배부른 임산부가 세상에서 젤로 부러운 사람인지라 막상 아가씨가 임신을 하니 세상이 왜이리 불공평한가 부터 시작해 온갖 생각이 다 들면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네요.

게다가 아가씨가 그토록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던 빵 만드는 일을 접고 부랴부랴 결혼을 한다하니 또 속이 상해요.

 저야 아가씨 데리고 안 살면 속 편하고 좋겠네 하시겠지만 제 생각은 그랬거든요. 아가씨가 한 2년 제빵 기술 확실히 배워서 당당한 기술자로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아가씨 방에 장롱도 이번에 새로 넣어 줬는데 무슨 이런 일이 생겼나 모르겠어요. 또 우리 신랑을 제외한 모든 시댁 식구가 혼전 임신을 그리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고 '뭐 결혼하면 되지. 문제될거 있나' 라는 마음 가짐으로 저에게 남은 기간 아가씨 잘 챙겨 먹이라 하는데 저 사실 좀 화 났어요. 저도 직장 다니는데, 게다가 난 임신 못해서 속이 다 새까맣게 탔는데 제가 지금 뭐가 이쁘다고 아가씨 챙겨 먹이겠어요? 그래도 참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나는건 나는거고 속안좋고 머리 아프다고 싸메고 누워있는 시누 데리고 나가서 좋아하는 삼겹살 사먹이고 들어왔네요, 저녁에.

 그래도 아직은 우리 신랑이랑 저 죽고못살도록 사이좋고 제가 밖에서는 인정받는 사회인 이라는것에 만족해야 할까봐요. 자꾸 속상해하고 울어봤자 제 눈만 아프겠죠? 아무도 위로 안해주니 여기서라도 위로 받고 싶네요. 님들! 저도 곧 귀여운 아가가 생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