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46

술한잔 하고 넋두리...(길어요)


BY 주부 2003-10-08

제작년에 결혼한 아들하나 있는 주부에요.

 

어디가서 얘기하자니 누워서 침뱉기이고,

답답해서 그냥 끄적여볼께요.

 

친정으론 아버지,어머니,언니,오빠,나...이렇게 있구요. 제가 막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친정은 정말 되는일이 하나도 없는것 같아요.

돈두없구, 애정두 없구..

 

오빠는 미혼이구, 언니는 이혼했구

그나마 제가 제일 자리잡고 사는 자식인데요.

 

형제간에 다툼이나, 부부간에 다툼의 원인은 항상 엄마에요.

꼭 발동을 걸어서 이간질을 시키죠.

 

오죽하면 나 임신했을때두,

엄마가 내게 심한말들을 하고 형제간에 이간질시켜서

임신 8개월 몸에 오빠에게 미친년이라며 죽여버린다는 소리까지 들었죠.

 

나중에 오해가 풀렸을때

오빠가 내게 싹싹빌고 또빌었지만 그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제공한 엄마는 오히려,

형제간에 싸운다며 내가 무슨낙으로 세상살겠냐며..

이런자식들을 자식이라구 낳다니...등

집나가버릴꺼라고 협박하고..

(예전에두 비슷한일로 집나간일이 몇번 있었어요. 몇일 안지나서 돌아왔지만)

 

 

저요.

이제 20대 중반도 안됐어요.

제가 고등학교다닐 당시는 세상 많이 좋아져서 굶고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때였잖아요.

 

저 굶고다녔어요.

차비없어서 2시간 거리를 걸어다닌적도 많았고, 못간적도 많았어요.

 

친정은 전세 이상 살아본적이 없어요.

식구가 5명인데 방 한칸이상 있는곳에 살아본 적두 없구요.

 

아버지는 지금껏 평생 일을 하셨지만,

재수가 없어서 하는일마다 망하고..

아버지가 가정에 책임감도 많이 없는분이시죠.

 

아버지로써나 남편감으로써는 빵점도 후한점수에요.

목소리만 크시구, 바람에 도박에..

그렇게 살다보니 항상 방 한칸짜리에 식구들이 바글바글 살아야했어요.

 

망하다 망하다..

결국 완전히 망해버렸죠.

 

전세금 빚갚고도 모자라서,

식구들 다같이 돈벌구......

 

언니랑 오빠는 정말 착실합니다.

 

오빠는 돈은 많이 벌어요. 전문직이거든요.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요.

군대다녀온 이후 계속 돈벌어서 엄마 다 드리고,

용돈 몇푼 타서 아직까지 그렇게 삽니다.

 

사고싶은 옷한벌 안사가며..

젊은나이에 연애한번 못해가며..(돈없어서)

여태껏 번돈은 많지만, 

엄마한테 다 드리는바람에 결혼자금한푼 못벌어놨어요.

 

언니역시 전문직이에요.

시집가기 전까지 진짜 악착같이 돈만 벌었어요.

언니성격이 좀 악발이라..

언니는 번돈에서 용돈한푼도 안받아갔어요.

 

낮에는 회사다니면서 돈벌구, 밤에는 아르바이 해가며 돈벌었죠.

회사다니면서 번돈은 다 엄마드리구,

아르바이트 해서 번돈은 언니 용돈을 쓸정도였어요.

그래서 사고싶은옷 쓰고싶은거 다쓰고 다녔죠.

그렇게 악착같이 돈벌면서 그정돈 당연히 할수있는거죠.

 

언니나 오빤 둘다 대학을 다니고싶어했지만,

집에서 대학보내줄 형편이 안되서 못다녔어요.

아르바이트 해가며 학비마련하겠다구 해두 부모님은 돈벌어다 줘야지 무슨대학이냐며 반대하셨죠. 

언니오빤 학창시절에 등수 5등을 밀려난적이 없을정도로 공부도 잘했었는데..

 

전 언니오빠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따라가지만,

저도 시집오기 전까진 할만큼 했어요.

 

고등학교 시절엔 틈틈히 아르바이트도 하면서(선생님께 허락맡고 보충까지 빼먹으며)

번돈은 고스란히 엄마 다 드렸구요.

전 여상을 다녀서 고3땐 취업두 나갔거든요.

그때 취업나가서 돈벌어서 엄마 다드리구..

23살까지 직장생활하며 번돈 다드리고 한달용돈 5만원정도 타왔어요.

 

난 언니처럼 옷욕심도 없구, 술도 안좋아해서..

옷한번 사입은적 없고.. 그나마 받은 5만원도 남을정도였어요.

 

근데 중간에 한..6개월 놀았거든요.

회사가 망해서 6개월 논적이 있는데..

그게 치명타네요.

 

저 결혼하고 지금 2년이 지났는데,

울엄마 아직까지 그얘기합니다.

사위,자식들 앉혀놓고 걸핏하면..

얘는 벌어다준돈보다 지가 쓴돈이 더많다구,

직장도 몇달씩 안나가서 그동안 지가 돈을 얼마나 썼는데..이러시면서,

 

내가 직장안다닐동안, 쓴돈이라곤..

어디 다닐때 차비랑. 만화책값이 다에요.

그 6개월 놀면서도 중간에 아르바이트두 간간히 하구요.

근데 엄만 아직두 그얘길하며 제가 돈 다 퍼쓰다 시집간 딸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얼마나 서럽고 속상한지..

저 시집와서두 친정에 용돈도 자주드리구,

아버지 병생기셨을땐 큰돈까지 드렸건만....

고맙다는건 그때뿐이고, 걸핏하면 돈퍼쓰다 시집갔다고 말해요.

 

언니..

올해 이혼했는데,

정말 엄마가 밉습니다.

언니는 효녀라 아무말 안하지만...

 

한때 언니네가 어려운 시절이 있었어요.

 

언니 시댁은 서울에 빌딩한채 갖고있을정도로 잘사는 집인데..

형부한테 사업하라고 사업자금으로 아파트 한채 팔아서 해줬거든요.

그게 잘못되서 다 말아먹고,

하는수없이 언니랑 형부랑 맞벌이하며 살았어요.

 

형부는 정말 천사표라고 할까..

그정도로 착하고 겸손한 사람이었죠. 언니랑 동갑

 

그당시 친정은,

월세방..것두 방 한칸짜리에 화장실도 공동화장실..

그런집에서 살고있었는데,

 

언니가 같이살자며,

집도 언니가 얻을테니 넓게 살자구 하면서..

언니가 번돈은 다 엄마드리고 형부가 번돈으로 언니네 돈모으고 살겠다고해서 합쳤어요.

 

방 네칸짜리 집에.

안방은 부모님, 한칸은 언니네, 나머지 두칸은 나랑 오빠.

 

우리입장에선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죠.

좋은집에서..언니가 생활비까지 다 대주니..

언니 월급이 200만원 남짓인데, 그것까지 다 엄마주고,

나도벌고, 오빠도 벌고..

 

근데..

그렇게 사는동안

우리형부... 무지 힘들었어요.

 

엄마가 걸핏하면 술먹고,

어린언니랑 결혼해서 고생시킨다며..

형부를 엄청 잡았죠.

 

형부 회사에서 월급이 좀 늦는다치면,

언니는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엄마가 나서서 제대로 돈도 안갖다준다는둥, 형부를 닥달하고...

언니는 싸고돌면서, 형부한텐 걸핏하면 심부름이며...

저같아도 정떨어집니다.

 

그러다 형부가 하루~ 이틀~ 집에 늦게들어오더니.

결국은 바람이 나더라구요.

번돈도 언니한테 안갖다주고..(하긴, 친정에 돈이 다들어가니 밑빠진독에 물붓기죠)

 

그제서야 엄마는 언니랑 형부랑 조카들 나가라고 내쫒고,

언니는 언니네가 보탠돈(집얻는데 든 돈) 다 건지지도 못했어요.

 

그렇게 분가해서 살다가,

결국 형부의 계속된 바람으로 언니는 이혼을 했죠.

 

아마 친정살이를 하지 않았더라면???

제생각엔 이정도까지 상황은 안왔으리라 생각해요.

 

전 지긋지긋한 친정생활에 정떨어져서,

결혼도 빨리도 했어요.

 

그냥 나좋다는 남자..

나좋아서 죽고못살던 내남편,

큰 사랑은 없었지만, 친정에서 도피하고픈 맘에 결혼을 해버렸죠.

 

19살 취업때부터 23살까지 거의 직장생활하며 돈벌었지만,

결혼할땐 무일푼이었어요.

엄만 상견례자리에서 결혼자금 한푼도 못내논다고 하셨죠.

아버진 상견례자리에 허름한 바지에 잠바에 야구모자를 쓰고나오셨구요.

시부모님 속으로 무지 욕하셨을꺼에요.

 

결혼식 비용은 커녕, 폐백비나 이바지조차 엄만 안해주셨어요.

 

엄만 내가 결혼하는 순간까지 당당하셨고,

오히려 시어머님이 절 토닥여주시며..

돈걱정 하지말라고 내가 다해줄테니까 너희만 잘살면 된다고,

혹시나 나중에도 이런것갖고 상처받지말구 잊으라고 하시대요.

 

결혼생활 2년넘게동안 살면서,

전 제 남편을 날이갈수록 더더욱 사랑합니다.

착실하고 성실하고.. 절 무척 아껴주거든요.

 

제 엄만,

아직도 제 남편이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지..싫어해요.

친정에 식구들 모이면,

엄만 내가 돈도 제대로 못벌어다주고 시집갔다며 한탄하세요.

그래서 친정엔 별로 가고싶지도 않아요.

 

그래도 속좋은 남편은,

친정에 일이 있을때마다 나서서 돈해주고....

 

엊그제,

엄마가 또 술먹구 식구들 있는데서 그러더군요.

쟤는 돈한푼 안벌어다주고, 돈만 다 축내고 시집갔다구요.

 

언니랑 오빤 민망해서 가만히 있었고..

저역시 남편보기 챙피해서..(남편도 속사정 다 알거든요)

 

솔직히 내가 옷을사입었어? 술을 퍼먹었어!?

기껏해야 몇달놀면서 만화책 몇권 빌려다본거..

그게 내가 번돈보다 쓴돈이 더 많았다는거야?

라며 엄마한테 대들었어요.

 

엄만 술에 취해서는,

아무튼 넌 돈만쓰다 시집갔어!! 이러시며 술주정을 하시대요.

 

갑자기 제 남편이.

'장모님. 그래도 얘나이때 쓰고싶은거 제대로 못쓰면서 돈벌어서 친정갖다주는 사람 정말 드물어요'

이러며..

얘같이 바른애가 어딨냐구 엄마께 한마디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언니오빠두 맞다며,

요즘세상에 번돈 다 친정주고.. 용돈몇푼 타가며 옷한벌 안사입는 애가 어디 흔하냐구 거들더라구요.

엄만 그래두 시끄럽다며..

 

평소에 엄마가 우리집에 오시면,

남들은 자식은 누워있고 엄마가 이것저것 다해준다지만..

전 제가 음식차려드리고,

반찬 해놓은것까지 엄마 싸드려요.

매년 김치도 갖다드리구요.

아니.. 내가 안싸드려두 엄마가 알아서 챙겨가세요.

 

시어머님은 우리집 오셔두,

내가 설겆이 하고있으면 꼭 옆에서 거들어주세요.

오실때마다 반찬두 해갖구 오시구요.

 

엄만 술만 먹으면,

우리남편한테 어린애 데려다가 고생시킨다며,

죽일놈 살릴놈..소리지릅니다.

 

제가 고생을요?

어린나이에 시집왔다뿐이지.

저.. 시집와서 호강하고 살아요.

착실한 남편덕에 적금도 붓고.. 내집이란것도 가져보고..

남편이 내옷도 자주 사주고...

 

고생이라면 시집오기전에 했던게 고생이지요.

 

나 임신해서 입덧할때,

엄마가 몸 괜찮냐고 물은적 한번 없어요.

원래 임신하면 다 그렇다며, 너만 애갖냐고 하셨죠.

오히려 시어머님이 내 입맛에 맞는거 이것저것 해다 주셨습니다.

 

정말 챙피해요.

남편보기 챙피해요.

친정엔 가기싫고, 엄마가 오는것두 싫어요.

 

오시는것까진 좋아요.

제남편 구박하는거.. 정말 싫어요

싫다고 말해두 안들어요.

 

우리신랑이 엄마한테 뭘 그리 잘못하길래,

미워하고 혼만 내는건지..

 

그냥 서로 신경 딱 끊고살순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