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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나 미칠것만 같다.


BY ~.~; 2004-01-14

결혼한지 2년.. 아니 횟수로 3년째다..

계획에 없던 홀시모(73)를 모시고 산지도 벌써 만 2년을 꽉 채웠다.

결혼하고 1년 시모때문에 남편과 싸우기도 무지 싸웠다.

남편과의 말다툼이 있으면 시모는 아들며느리방문을 자기문 열듯 밀어제치고 들어와 내게 삿대질에..친정흉에..늘 아들편들기에.. 정말 미칠것 같았다.

정신을 놓아버릴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었다.

지금생각하면 정말 악몽같은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그런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인지 1년이 지나고 나니 그래두 살만했다. 적응이 된건지..??

그런데..

요즘은 자꾸 시모가 밉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아들과 외출하고 며느리가 없으면 밥조차도 제대로 차려먹지 않는 시모가 짜증난다.

늘 다 준비해놓고 가는데도 그것두 귀찮다고 차려먹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 들어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나 밥 한끼밖에 안먹었다' 한다.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매일 당신 수발만 들으란 말인가?

울시모 건강체질이시다. 그런데 지난년말부터 관절염이 생긴거 같다.

관절염이 아픈거 나도 안다. 시모보다 한창 젊은 울친정엄마 관절염으로 고생하신지 벌써 여러해이므로..

근데 왜 아프면 나한테 짜증이냐고... 정말 이러다 나까지 미칠꺼 같다.

콩나물 반찬도 안먹구, 미역국도 안먹구, 김치두 안먹구.. 어쩌다 콩나물국이라도 끓여놓으면 인상부터 달라진다.

미역국도 당신생일날 고기넣고 끓인거 아니면 안먹는다.

당신아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다 내음식 맛있다고 좋아들 하는데..유난히 시모는 내가하는음식 싱거워서 맛이 없단다.

그러면서 꼭한마디 토를 단다. '어디식당에서 먹은음식은 그렇게 맛있더라고..'하며..내복장을 뒤집는다.

늘 외식이 더 좋다고 하는 시모.. 아들은 땅에서 돈을 줍는줄 아나보다.

며칠전 하두 뚝배기밥 뚝배기밥 하길래 돌솥밥집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자기가 먹었던(인삼,대추,은행들어있는..)돌솥밥이 아니라고하며 밥이 설었다며 주인을 비롯한 우리내외를 쥐잡듯했다.

식당안에 사람도 많았는데.. 여기저기 등뒤로 기웃거리는 시선에 정말 밥이 코로 들어오는지 입으로 들어오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아들과 난 묵묵히 당황스런 상황을 한마디 말도없이 잘 이겨냈다. 

시모는 식당을 나오면서 까지 그집 주인에게'이렇게 만들어 팔라면 식당하지 말라느니.. 이렇게 하고도 돈을 받느냐느니..'하며 노발대발이었다.

그집 유명한 집이었구, 손님두 많았구, 나와 당신 아들은 맛만 있더만.. 별트집을 다 잡는다.

늙으면 애가 된다는데.. 그말이 맞나보다.

나 왠만하면 시모한테 잘하려고 노력한다.

그건 당신도 안다. 늘 말로는 '니가 나한테 잘하는거 안다'고 말하니까..아들앞에서 뿐이지만..

울친정엄마 울시모 생신이나, 명절때면 꼭 한번두 안빠트리고 십몇만원씩 하는 한우족이나 울엄만 한번두 신어보지 못한 몇십만원짜리 신발에 늘 우리 먹거리(김치,고추가루,깨,기름등등..)대주신다.

그런데 울시모 넘 당당하다. 딸기진 부모라 당연하단다. 자기친구가 그랬다나?

아니 내가 어디 하자있는여자야? 왜 울보모는 늘 그렇게 해야하는데..

당신딸 고생하고 살까봐 까탈부리지 말라고 그렇게 애를 쓰는데..

뭐그리 대단한 아들 내게 줬다구..그런 생색인지..

그러면서도 울엄마가 보낸 한우족을 한통 끓여놓으면 혼자 다먹는다. 진짜 대단하다.

우리부부는 곰탕 잘 안먹는탓으로 겨우 한그릇먹으면 다신 안먹는다.

근데 그거 다 먹을때까지 다른거는 입두 안댄다. 그것만 먹는다.

당신 물먹은 컵은 깨끗하다며 물로만 대충씻어 얹어놓는것두 싫구.. 아침이면 화장실 점령하구 걸래빤다면 뜨거운물 받아서 1시간씩 그런것두 싫구..

아직 구정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나물(고사리..)담가야 한다고 미리부터 쌀뜨물 받아놓으라며 서드는 것두 넘 싫구..(어련히 알아서 할텐데..)

애써서 뜨거운밥에 국없이밥안먹기에 꼭 국이나 찌게 끓여서 밥해놓으면 당신 떡먹는다고 거들떠도 안보는것두 넘 싫구..

어쩌다 돈가스나, 고기나 당신입에 맞는 반찬있으면 그것만 골라먹는 그 편식도 진짜 싫다.

나없다고 밥안차려먹구 버티는것두 날 미치게 한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자꾸 내맘을 다스려보지만.. 요즘은 자꾸 그런시모가 너무 싫다.

나한테 일부러 심술부리는거 같아 더 밉구 싫다.

나보고 어떻게 이이상 더 잘하라고..

다른 며느리들한테는 밥한끼 못얻어 먹었으면서 내게는 왜이렇게 당당한지..

난 머 동네 북이냐고.. 진짜 더러워서 못살겠다.

이젠 그런 시모가 낳은 신랑도 왠지 밉구 싫다. 지금은 티안나지만 어딘가 지엄마 닮았을꺼 같아서..

아~~~ 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