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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인격자인 나?


BY ???? 2004-02-07

저는 시어머니랑 같이사는 삼십 중반의 아짐입니다

아들이 둘 있구요

같이 산지 2년정도 됩니다

처음 결혼할때 남편은 자기도 엄마랑 성격이 안맞는다며 같이 안살거라고 하더니 여차저차 사정으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시엄니도 당신입으로 남들이 따로살다가 같이는 몬살거라고 하더군요

정말 몬살겠습니다

뭐든지 밉지요

시엄니는 올해  74  노인들이 갖는 병의  종합체라고 할까요

거의 집안에서만 있다보니 당신도 스트레스 나도 스트레스

애들 방학하니 더 심하네요

자식들집이라도 다니면 좋으련만 이넘은 저래서 싫고 저년은 저래서 불편하고 그렇다고 나하고 사이가 좋냐 전혀 아니올씨다이지요

정말 일년 365일을 붙어있으니 정말 미칩니다

어쩌다 친정이라도 갈라치면 벌써 안색부터 바뀌고 명절때 친정갔다오면서 기분좋게 명절을 보낸적이 없습니다

꼭 불란을 일으킵니다

대개가 시집식구들 뒤치닥거리 않하고  친정을 꼬박꼬박 간다는 말도안돼는 트집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요

작년 추석때는 참다 참다 "어머니는 왜 자식들 오는거 기다리냐 우리 부모도 나오기 기다린다 "이랬다가 남편한테도 버릇없다고 한마디 듣고 애들앞에서 정말 할짓이 아니다 싶습니다

오죽하면 방학하면 애들하고 친정엘 갔다오고 싶어도 못가다가  오빠네랑 여행간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친정가서 이틀밤 자고오면서 애들한테까지 입단속을 시켜야 했지요

제가 어려서 부모와 떨어져 자취를 했기때문에 항상 집은 그리운 곳입니다

(이부분에서 해외에 혼자 애들 보내시는분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 제가 겪어봐서 그리 못합니다)

 

되도록이면 남편한테는 시엄니와의 관계에서 발생된 여러가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하지 안습니다

해봐야 아무 득이 없어요

자기 엄마 흉보는거 좋아할 남자 하나도 없으니까요

남편과 다른 이야기는 잘 하지만 시엄니와 관련된 이야기는 되도록 피하는 편입니다

 

마음속으로 아직은 화장실출입하고 그냥저냥 아파트 주위라도 돌 정도니 더 심하지 않은걸 고맙게 생각하고 그냥 참자

남편한테는 둘도없는 부모인데 참자

참자 참자 이보다 더 나쁜상황이 아닌걸 고마워하자 하면서 마음속 주문을 외우지만 오래가지는 못합니다

시엄니 얼굴을 보면 막 치밉니다

어떤때는 정말 아무 말도 못하고 기냥 누워있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막된 생각까지 들정도로요

심할적엔 시엄니 얼굴만봐도 갑자기  심장이 벌렁벌렁하면서 얼굴이 확 달아오를는것이 홧병이 아닐까 싶어서 정신과엘 가봐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한적도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여기저기 아프기도 하구요

 

남들은 듣기좋으라고 젊은 사람이 시어머니 모시고 사느라고 애쓴다느니  너니까 모신다느니 하는소리조차도 듣기 않좋습니다

 

저 남들한테나 주위사람들에게 싫은소리 잘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입니다

내부모도 끔찍한 사람이구요(그래서 항상 올케한테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올케도 언젠가 내부모 모실텐데  안된생각도 들구 동병상련이랄까 그런 마음에서요)

그런데 시모는 정말 밉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마음속으로 온갖 이유를 대면서 미운점을 찾습니다

나한테 지금까지 시집와서 양말한짝 사준적 없고   아는거라고는 당신 아들들 뿐이고  입맛만 까다롭고  아직까지도 옷타령이나 해대고 등등등....

마음속으로 남편에게 이런말을 수없이 내뱉습니다  마음속으로만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도  서로 안맞아서 못사는데 당신엄마랑 나는 정말 안맞아 그러니 내속이 어떻겠니"

남편  다혈질인 자기엄마 성격 잘 압니다  나랑 맞지 않는다는것두

하지만 항상 엄마한테 잘했으면 하는마음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내맘이 이렇다보니 시어머니  입맛다셔가며 맛있는거 먹는것도 보기싫구(그래서 뭐 해주기도 싫고) 우리엄마 아버지 손잡고 병원모시고 간적 없는데 맨날 병원같이 다녀야 되는것도 싫고  마냥 밉기만 합니다 

처음에는 노인네 안됐다는 측은지심에 잘해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래봐야 기만 살것 같아서 접었는데 그래요 괴로운건 애들이 보고 배운다는 것이지요

저 정말 제가 생각해도 시어머니한테 하는 한마디에는 냉기가 뚝뚝 흐르거든요

할머니가 만지는것두 싫어하고 할머니를 살가워 하지 않습니다(제 영향이 클겁니다)

그럼 시어머니는 애미 닮아서 그렇다고 그럽니다

저는 대꾸는 않지만 속으로 당신은 나 안미워하우 그러지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냥 속으로 삼키고 거의 하루에 식사하시란 말과 묻는말 외에는 거의 하질 않습니다

시어머니와 살면서 내가 겪는 스트레스를 아이들도 은연중에 느끼는것이지요

엄마가 농담으로  외할머니도 너네집에 가서 살까 ? 했다가 우리 첫째 거의 울기 직전으로

 "엄마 어떻게해 집에  할머니계신데 외할머니까지 가면 어떻게해" 하더라구요

 

 속으로는 난 정말 못된인간이란 자책이 많이 들고 이중인격자란 생각도 많이 듭니다

솔직히 아이들에게도 효도하란 소리 못할거 같습니다

이런 솔직한 얘기 여기아님 어디서도 못합니다

그냥 생각나는데로 주절거렸습니다

두서없는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