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들셋 딸셋 중 막내다.
오늘이 할머니 제사다.
이번에도 늘 그랬듯이
형님들..
한형님은 바빠서....
한 형님은 멀어서 못간단다.
평일인데
누군 직장 안다니나?
우리아니면 갈사람이 없다.
늘 우유부단한 남편이 총대를 맨다.
일하는 사람은 나고...
효도는 남편이 한다.
어버이날 전 일요일 소갈비 재워서 뵙고
산낙지 먹고 싶다고 하셔서 시댁 근처 선착장에 가서 낙지사드리고 왔다.
어버이날은 생활비가 빠듯해서 닭도리탕해서 갔다.
친정엄마 생각하면서 기쁜마음으로 하루보내려고 했는데
시누랑 시누아들 딸 며느리가 왔다.
물론 또 내가 조카며느리 밥상까지 차려주고 치우고 왔다.
조카며느리가 부엌으로 얼씬하지 않아도 시누라는 사람 아무말도 않는다.
보다 못한 남편이 부엌으로 와서 거드니까 남자가 부엌에서 얼쩡거리는거 싫단다..우리시누가..
기쁜마음으로 하루 보내려다 또 바가지 쓴기분으로 왔다..
형님들 물론 바쁘다고 안오셨다.
오전에 비오는데 장보고
점심먹고 음식 장만하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답답하고 짜증내고 싶은데
남편은 내가 짜증내는걸 못받아준다.
니가 엄마한테 하는게 뭐가 있다고...
당연한 며느리 할 도리 하는데....
제사 참석하지 않는 형님들보다
더 아프게 내맘에 비수를 꽂는다.
그냥 이렇게 삭히려니 눈물만 난다.
늘 약살빠른 여우같은 형님들한테 당하는듯한 기분이다.
음식하는건 하나도 힘들지 않다.
어버이날이나 주 5일 근무해도 한번도 어머니 찾아뵙지 않는 형님들이지만..
제사때도 늘 이러는 형님들이지만...
언제나 당당하다.
명절에 와서 용돈이라고 다 보는데서 한웅큼 쥐어드리면
그냥..마냥 좋으시다.
하루종일 일하고 있는 나보는 앞에서
금방 온 형님보고
일하다 왔음 피곤할텐데 들어가서 쉬라고 한다.
항상 제일 늦게 와서
싸가지고 갈거 챙겨놓고 제일 먼저 일어선다.
나...
일만 하고...내가 갈땐 싸가져올 음식이 없다...
내가 음식 안할땐 우리가 도착하기전에 제사지내버린다.
내가 안가면 절대로 안가는 형님..
항상 언제 갈거냐고 묻고 같이 출발한다..
우리가 좀 늦는다면 나만 자기차로 먼저 가잔다.
나혼자 음식하려면 너무 늦을거 같아서
집에서 다 장만해서 간다니까..절대로 안된단다..
늦어도 와서 하라시더니
언제부터늘 참석하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인지
요즘은 집에서 해가지고 가도 아무말 안하신다.
이런 서운한 마음들...을 남편은 모른다.
그냥...
엄마가 살면 얼마나 살겠어..우리 할 도리만 하잔다.
그렇지..그말도 틀린말은 아닌데...
난 왜 이렇게 답답한지 모르겠다.
마음을 비우고 나이드신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머리속으로 자꾸 되새겨보지만....서운하고 답답한 맘이 가시질 않는다.
형님들 어머니 보다 남편이 더 싫어진다.
이런 내맘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다독거려주면 한결 나을거 같은데...이해하려하질 않고
그런 말하는 나만 나쁜 며느리로 만들어버린다.
시댁이라면
정말 이제는 그나마 있던 정도 다 떨어진다.
왜 이런 집안으로 시집을 왔는지....
누구탓을 할수도 없고...그냥 복도 지지리 없는 나라는 생각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