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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며느리가 한명인게 더 좋겠다


BY 올갱이 2004-05-24

아들여섯, 딸 둘

난 다섯째 며느리

시댁 목포에서도 더 들어감.

이번에 어머니 생신이라고 토요일 새벽5시에

우리 아이 둘, 학교 결석시키고 시댁 내려갔습니다.

놀라운 운전실력을 소유한 남편덕에 분당에서 목포까지 두시간반정도 걸렸습니다.

160을 넘나드는 과속에 똥차엔진 폭발할까봐 조마조마 했지만,

어머니 생신이니까 까짓 초등6,2 아이들 결석 별거 아니라 생각하며 갔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제일 멀리 사는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저 결혼한지 13년 됐습니다.

큰형님, 결혼하고 세번쯤 얼굴 본거 같습니다.

세째 형님, 어머니 칠순때 동네사람처럼 '수고하십니다' 인사하고 들어와

잠깐 앉았다 갔습니다.

직장 다니는 네째 형님,

십분거리에 살면서도 항상 제일 늦게,

그리고 무슨날마다 항상 당직에다 근무랍니다.

집이 가깝다고 일찍 오지는 절대 않으면서 잠은 절대 시댁에서 안자고 자기집 가서

자고 다음날 아침먹고 설거지 다하고 나면 어슬렁 나타납니다.

그 뻔뻔함이 존경스러울지경입니다.

막내동서, 삼십분거리에 있는 지네 친정으로 내뺄 생각부터 합니다.

그나마 정말정말 다행인것은 큰며느리 역할을 하고 계신

둘째형님이 계신것입니다.

물론 돈문제로 저희를 참 고통스럽게 했지만 이젠 지난 일이니까 잊어 버리자 생각하니

둘째 형님이 시골에서 명절이나 무슨 때마다 큰일 다 치뤄내시는거 보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둘째 형님이 안계셨음 큰일날뻔 했다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저 이번에 형님께 거금 ? 삼십만원짜리 목걸이 하나 사다 드렸습니다.

저 궁시렁궁시렁 대지만 (남편에게만) 할도리 합니다.

 제 며느린 저만큼만 하는 애라도 들어왔음 할만큼은 합니다.

다른 동서들 제발 자기들 만큼만 하는 며느리 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꼭 지네들 하는만큼하는 며느리로...

이번에 어머님이 또 저희집으로 수술해달라고 오신답니다.

세번째 입니다.

작은놈이 유치원 다니던 어릴때 올라오셔서 한달동안 서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의사가 수술이 불가능하다는데도 퇴원 안하신다 우기셔서

저 한달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왕복 네시간 가까이 걸리는 병원에 다니면서

속옷 빨아 드리고 반찬해다 나르고 맛있는 간식 사다 드렸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수술안된다니까 TV에도 나오는 유명한 한의사가 있는 병원에서

침맞고 약먹겠다고 오셔서 또 그렇게 했습니다.

이번엔 그래도 수술이 받고 싶으시다고 또 올라오신답니다.

집 가까운 좋합병원으로요.

효자 남편은 또 그렇게 해드린답니다.

근데요,

저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어머니께 의무로라도 도리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저는 나중에 제 며느리 얼굴도 못보고 사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요..

날이 갈수록 이상해져 가는 세상이니까요.

양심에 가책을 안받고 사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거 같아요.

어떨땐, 아니 자주 억울하단 생각이 듭니다.

어떤 동서들은 공주처럼 말로 생색 다내고 손에 물도 안묻히고 사는데

전 꼭 파출부가 된거 같거든요.

나중에 니자식이 잘될거다, 너가 복받을거다 같은 근거없는 소리말고

저 차라리 며느리가 한명만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해요.

그럼 그런 비참한 기분이 안들거 같아요.

이렇게 억울하다고 말 하는거 자체가 아직 제가 덜된 때문인거 알아요.

그래도 착하게 살자고 매일 저에게 최면을 걸고 있답니다.

훈계하는 리플은 사양합니다.

그냥 무조건 제편 들어주는, 제마음이 얼마나 답답한지 아는 분들만

격려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