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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나서 못 살겠다


BY 전자계산기 2004-05-27

석가탄신일이라 친정엄마한테 절에 다녀왔느냐는 일상적인 전화를 하고 끊었다.

일주일전 아버지 제사여서 친정 식구들이 다 모였고 엄마도 올라오셨다 내려

가셨다.

전화를 끊고 나서 신랑한테 물었다.

"엄마 내려 가시고 전화했어?"

"했다"(약간 비꼬듯이)

"정말 했어? 엄마 한테 물어보면 금방 들통나니까 솔직히 말해봐"

"안했어"

 

열 받음.

 

진짜로 정말 열이 이빠이^-^

 

"당신이 당신 부모님한테 당신 집에 하는거 반 만 이라도 해라.  아니 반에 반이라도

하면 내가 이런 소리 치사스러워서도 안한다.

관심이 없으면 당연히 안하게 되는거 아는데 그런 식으로 살지 마"

 

쫌 잔소리를 해대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할테니 이런 일로 좀 그만 하랜다.

 

친정에 전화 안하는걸로 싸운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때 마다 잔소리 듣기 싫고 그런 소리 듣는거 자존심 상해 하면서

큰 소리 내다가 결국 몇날 며칠 냉전 상태로 간다.

그런데 나는 정말 이런 남편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크다.

그냥 넘기고 싶어도 과거에도 남편이 이렇게 친정에 무관심 하다 못해

아예 없는 셈 쳤던 행동들이 생각나 더 심하게 마음의 열병을 앓는것 이다.

자기네 집에도 이렇듯 무관심하냐면 그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것 같다.

정 반대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전화를 해 대는 사람이다.

어쩌면 저렇게도 전화를 할 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내 부모한테 관심갖고 있고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억지로 시키는 일이라면 이런 정성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싶다.

더 열받는건 시모다.

작은 동서 시모 집에 올때 빈손으로 온다고 흉보고 전화 안한다고 흉보고

기본이 안됐다고 흉보고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다고 흉본다.

자기 자식은?

일년에 한 번 왔다가는 장모님한테 장장 8시간 걸리는 거리를 내려가는

장모님 한테 잘 내려가셨냐는 전화 한통 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걸까?

생각할 수록 남편이란 작자의 이중성에 치가 떨린다.

어쩌면 지 부모한테는 하루에도 수십번 하는 전화를

처가집에는 일년에 한번 보는 장모한테 전화한통 하지 않는지...

눈물과 억울함에 속이 터질것 만 같다.

내가 지 부모한테 하는건 당연한 거고 지는 처가에 한번 하는게

무슨 큰 인심이나 쓴것처럼 여기고..

나. 뿐. 노.옴.

세째 형부 쓰러져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어도 한번도 내려가지 않던  사람이

지 조부모 산소에 벌초하러 내려오래니깐 월차내고 내려가는 놈.

작은 언니가 그냥 건내는 말로 돈 있으면 좀 빌려줄래? 하길래 언니 한테는

주고 싶어도 없어도 못 해준다고 얘길하고 그날 저녁 이 치사한 인간한테

넌지시 비췄더니 이 인간 하는 말.

"부모건 형제간 절대 돈거래 해서는 안돼"

하던 인간이 지 보모 전세값 올려야 된다고 돈 해달고 하니까 500주자고 하고

집 산다고 모자르니까 2500 턱 허니 갖다 주는 인간이다.

내가 돈이 많아서 주는거라면 속상할 일이 아니다.

아파트 중도금 낼거를 당장 지네 부모 집사는데다 쑤셔넣었다.

그렇다고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돈이라면 기대라도 하지.

다 뒤져도 십원짜리 한장 나올거 없는 시댁이다.

이렇게 이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간하고 같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석달 열흘 아니 평생 말안고 니는 니 나는 나 라는 식으로 살고 싶다.

이럴때 마다 정말이지 정이 삼천리나 떨어진다.

인간이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이런 인간하고 같이 살고 있는 나는 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