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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병간호


BY 능소니 2004-05-29

혹시 절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년여전에 촌아줌마라는 이름으로 자주 글 올렸었죠.

그때 시어머니와 시골에 살면서 참 어려움이 많았었죠.

인천으로 이사를 와서 바쁘게 살다보니 아컴에 들어올 시간도 없더군요.

그런데 오랜만에 한가해서 한번 글 올립니다.

시어머니가 요즘 병원에 입원해계십니다.

지난번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시고 또다시 입원하신거죠.

저는 세 며느리중에 막내이면서도 일년전까지 함께 모시고 살아서인지 의무감 비슷한게 있어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4살된 딸아이가 병이 나서, 수족구병이라고 전염병인데 된통 심하게 앓고 있거든요.

일주일내내 물도 못삼킬정도로 앓아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큰형님은 지난번에 나흘동안 간호했다고 더 못하겠다고 하시네요.

밑에 두 동서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둘째형님은 유치원선생인데 학교 빠질수 없다고 못간다고 하고,

전 이제 백일을 갓 넘긴 작은아이와 지금 많이 아픈 큰애를 데리고 가야할 판입니다.

함께 일하는 막내시누이는 가지 말고 간병인 쓰라고 하는데 다른 형제들이 뭐라하네요.

며느리가 셋이나 되면서 간호할 사람이 하나도 없냐고...

지금은 큰시누이가 낮에는 간병인을 쓰고 밤에만 간호를 하거든요.

근데 너무 힘드니까 아무래도 내가 가서 교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암튼 평소에는 우리 큰형님 존경을 했었는데 어머니 편찮으시니까 바로 본색 나오는거 있죠. 엄청 실망했어요.

힘들더라도 두 아이 데리고 전주까지 가서 간호를 해야할 것 같아요.

돈도 못벌고 고생을 하러 가는거지만 그래도 고생하고나면 나름대로 보람 있겠죠. 제일 미워하던 막내며느리한테는 밥 한숟가락 안얻어먹겠다고 하신 우리 시어머니한테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큰며느리는 세상에서 제일 잘 얻었다고 자랑하시던 그 며느리도, 막내며느리인 나하고 동갑이면서도 돈도 잘벌고 얌전하고 너보다는 몇백배나 낫다던 둘째며느리도 아닌 죽어라 미워하던 막내며느리가 가서 병수발 할랍니다.

큰애가 완쾌되고 있으니 아마 월요일쯤이면 밥을 먹을 수 있을거에요.

그때쯤 내려가서 병원에 계신동안하고 퇴원해서도 며칠 옆에 있으면서 간호해야죠. 나중에 큰소리 칠수있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