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준비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방충망-, 방충망-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이방 창문에 방충망이 주먹만큼 뚫려 있길래 바꿀까 하는 생각으로 아저씨를 불렀죠.
70넘은 노인이 들어오시더니 다짜고짜 방충망을 팍 칼로 도려내는 데
먼지가 아이의 침대에 쏟아졌어요.
그 할아버지는 괜찮다며(엄청난 양이었는데....)입으로 훅 부는 바람에 온 방안으로 흩어졌죠. 영 찜찜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것 갈겠다고 했더니, 작업을 하는데 철망이 아니라 나이론재질로 하는 거예요.
아저씨 철망으로 해주세요 했더니 나일론이 더 시원하고 좋다나?
여러가지로 맘에 안들지만 70먹은 노인이 일하시는 걸 보니 그냥 부모님 생각해서 했지요.
그런데 작업하면서 고기냄새가 좋게 난다는 거예요.
제가 점심준비중이었거든요.
고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남은 것 상에 올리려고 몇점 있는 정도 였는데 냄새는 났겠죠.
못들은 척했어요.
할아버지가 작업을 끝내시더니 술한잔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저희집엔 술이 없어요. 애들아빠도 술을 별로 안하는 걸요.(사실)
그 순간 옆에 있던 남편이
그 술 있잖아(귀한술)
갑자기 술을 내오고 이리 오세요. 하더니 점심식탁에 저희가족과 함께 앉았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침을 튀시며 고기와 술을 드시며 또 한잔, 또 한잔을 마시는 거예요.
취할때까지.
할아버지 가신뒤에 저는 침대시트 빨고 청소하느라 남편에게 투덜거렸죠.
그러더니 남편이 저더러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래요.
어제는 남편이 같은 회사에 총각이 자취하는데 밑반찬좀 싸주자고 하더군요.
저도 맞벌이라 늘 반찬준비가 신경쓰이고, 힘든일이라 사먹을 때가 많은데...
좀 힘들다고 했더니 또 그러는 거예요. 당신은 정말 인정머리가 없어.....
제가 정말 인정머리가 없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