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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초등동창이라지만...


BY 향기 2004-06-22

남편 초등 동창 부부동반 저녁 모임.

이미 십여 년이 넘은 모임인지라

부인들끼리도 할 소리 못할 소리 안 가리는 절친한 사이이다.

 

생선회에 술이 몇 잔씩 돌아 가고 분위기 무르익을 무렵...

 

그 작은 주막집에

청바지 차림에 빛 바랜 노랑머리의 아줌이 들어 오더니...

남자들을 쭈욱 둘러보며

'어머!!! 00 이, 00 이 다 모였네~' 하며 반색한다.

그녀는 남편 초등 동창이랜다.

 

옆 테이블의 우릴 발견한 그녀.

'여긴 00씨 마누라, 또 00씨 마누라...'

다른 부인들 모두 그녀완 이미 안면이 있나 보다.

(그런데...부인들 표정이 별로 좋질 않다...)

난 그녀를 건너다 보며 묵묵히  앉아 있다...

 

그녀가 나만 못 알아 본 걸 알아 챈 남편

그녀에게 좀 톤을 높여 외친다(?).

'저~~기, 안경 쓴 사람이 내 와이프~'

 

나;안녕하세요??

 

그녀도 엉거주춤 인살 하더니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아

그녀의 일행들과 술을 마신다.

뒤이어 남편 친구 한 사람은 그 자리로 가 함께 마신다.

 

다른 부인들 얘길 들으니 예전에 소주방하다 노래방 하던 여자래나...

동창 모임 때 그녀 땜에 몇 집 불란 있었댄다...

새볔녘까지 남편들과 어울려 술 마시게 해서리...

울 남편은 일찍 가버려서 모를 거라며 부인들이 수군수군... 

 

시간이 흘러 흘러 우린 귀가하기 위해 일어 섰다.

맨 안쪽 구석에 앉아 있던 남편이 밖으로 나올 차례.

 

갑자기 아까의 그녀가 친한 척 일어 나더니

남편에게 다가가

냅다 남편 손을 붙잡고  옆자리로 끌고(?) 가 술을 권한다.

 

당황하여 엉거주춤 난색을 표하는 남편.

수술 후라 술 마시면 안된다고 핑계를 댄다.

(위내시경으로 벌레 잡느라 위를 헤집어 놓아 술 마시면 안 됨)

설명을 들은 그녀...

'에이~~그 정도는 마셔도 되지~'

 

막무가내로 손목을 붙잡고 술잔을 권하는 그녀.

 

엉거주춤 한 잔 받아 마신 남편

이젠 집에 간다고 일어 선다.

다른 부인들은 그녀와 인사를 했는가...말았는가...

 

음식점을 나서며,

남편; '울 동창한테 간다고 인사 안한가??'

나;남편을 흘깃 째려 본다.

(머시여???내가 지금 인사 하게 생겼냐???하는 눈빛으로)

 

'흥'하고 찬바람 쌩하게 그 집을 나와버렸다.

 

아니...

아무리 동창이라도 그렇지...

다짜고짜 부인 보는 앞에서 

남의 남자 손목을 붙잡고 술을 권하러 끌고 가다니...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행동.

 

내가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건

만일 반대 상황이었다면...

그날 밤 울집 난리 나지...

남편이 난리난리 했겠지?

대체 행동을 어케 하고 다녔냐 ...로부터 시작해서...

 

따졌다.

'아니~

그게 대체 먼 꼴이래??

내가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손목을 끌고 가??  술 마시라고??'

그런 게 뭐가 그다지 중요 하느냐는 남편.

 

'뭐여??

대체 몇 번이나 함께 어울려 술을 마셨간디

내 보는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몇 번은 무슨...오늘 첨 봤구만...'

걔들이 무식해서 원래 그런대나...

그래서 한 마디 얹어 줬다.

 

'아~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 해 봐!!!

만일 내가 그랬다면

기분 좋을 일이야???'

 

한 마디 더 할 걸...

'앞으로 행동 똑바로 하고 다녀라잉~~'

 

<<그래도...속에다 담아 두지 않고 뱉아 버렸더니 속이라도 시원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