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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결혼생활을 원했는데


BY 치매아줌마 2004-06-26

처음부터 어긋난 걸까요, 행복한 결혼생활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남편이 정떨어졌다며 이혼하자네요, 다행히 아이는 없습니다.

이혼사유는 시집과의 불편한 관계랍니다

제가 느끼는건 다른집들도 부부싸움에 등장하는 그런내용들입니다.

아내의 시집에 대한 불만에 민감한 남편!

한두번이 아니라 싸움의 시작이 계속 시집이야기이고 반복되는게 싫고

지쳤답니다.

제가 해야할말을 남편이 대신 하고 있습니다.

한번도 내편이 되어주지도 않았으면서.

그런데 전 이런 사소한 이유로 이혼을 해야하는지 의문이 섭니다.

시집이 가난해서 돈때문에 맘고생도 심하게했고 살림이 어려워 맞벌이 해가며

열심히 아껴가며 갖은수모 다겪어가며 살았어도 한번도 이혼생각을 한적이 없는데 .

너무 억울합니다!  지금 아무런 생각도 들지가 않네요.

헛똑똑이가 바로 저라는 생각이듭니다.

남편이 정에 굶주린 사람이라 그냥 자격지심에 욱하는 심정으로 이혼을

말하는줄 알았는데 점점 진심이라는게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백수로 몇달 놀다가 어렵게 들어간 회사도 이혼결심하고서 사직서 냈답니다.

어젠 술먹고 새벽에 와서는 삶의 아무런 희망도 자신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이혼하면 남편자신은 무너질거라고 어떻게 될거라는걸 뻔히 알지만 지금

이순간 너무 힘들어 헤어지는것밖에 다른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회사도 그만두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술에 쩔어 폐인이 되어갈거랍니다.

서로의 오해를 풀었기에 맘이 풀린줄 알고 묵묵히 기다려줬는데.....

남편은 무조건 며느리로서 당연히 시집에 잘해야한다는 이상주의가 강한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평범한 일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심각하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전화상 대화로 남편의 오해를 풀어주었더니 이해한다고 말했었는데

지금 저를 피해다니며 일주일동안 늦게까지 술만 마셔대고 있네요

저는 그냥 지켜보는것 말고는 달리 무슨말도 못하겠고.

제가 너무 드센걸까요? 제가 너무 남편의 기를 죽여 괴로워하는걸까요?

제가 너무 시집에 못하는걸까요? 제가 너무 이기주의 일까요?

요즘 아무리 이혼이 쉬운 세상이라지만, 막상 내앞에 닥치고 보니 쉬운일이 아니네요

비내리는 날은 반미친여자가 되어서 길거리를 헤메일까 두려워 집니다.

남편이 힘들다며 이혼을 요구하면 들어주어야 하는거죠?

맘떠난 남편 편하게 놔줘야 하는데 전 지금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찰떡궁합처럼 나이에 비해 젊게 예쁘게 살았었는데 꽁한 남편마음에 그런 돌덩어리를

숨기고 여태까지 살았왔을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잘못은 똑같이 해놓고 한쪽은 잘못은 인정하고 잊었는데 한쪽은 힘들다며

가슴에서 놓지 않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여유를 주려고 지켜보고만 있는데 욱하는 성질에 또 어떤일들을 만들어

낼지 의문입니다.

마음약한 남편에게 계속 시간의 여유를 주고 전 묵묵히 기다려주기만 하면 될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는 남편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저

답답합니다. 이 시간이 빨리 흐르기만 기다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