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랑 싸웠습니다. 본가랑 합치는 문제로....
전세만기가 다 되서 집을 빼야하는데 지금 있는 전세자금으로는 같은 평수 아파트 못 구해서 그냥 단독주택으로 돈 맞춰서 가자했습니다.
남편...돈도 없는데 저더러 생각없이 행동한다 합니다. 그러면서 본가에 들어가자 합니다. 돈도 아낄 수 있다고...사실 돈 아끼는 것도 없습니다. 지금 관리비포함해서 공과금 내는 거 시어른한테 드려야 되니까요..
제가 지금은 싫다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남편 그러더군요...평생 안 모실 생각이냐구...며느리 자격도 없고...맏며느리도 아니라고...괜히 여자 시집간다고 그러는 줄 아냐고..
여자가 결혼하면 한 집안에 며느리 되는거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전 남편의 아내입니다. 단지 집안의 며느리 되고자 결혼한거 아닙니다.
저희 시어른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본가로 들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이기적인 생각이겠지만...
올해 아기 가질려다가 제 몸이 많이 안좋아서 내년으로 미뤄었습니다. 매달 병원가는데...병원에서도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합니다..그래야 낫는다고...
지난달 부터 조금 좋아지고 있는데...본가로 들어간다면 아무리 시어른들 잘 해주셔도 며느리로서의 스트레스 많이 받겠죠...
남편 백수(자격증 공부)라 여태껏 제가 벌어 생활했습니다. 많이 벌지는 못해도...
사실 지금 몸도 안좋아서 1년만 쉬고 싶은데 내가 쉬면 막막해서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이런 맘은 전혀 모르죠...
왜 본가로 들어갈려고 하냐고 물으니...부모님 봉양해야 됩답니다. 연세 많다고...
연세...70...하지만 정정하십니다...
어제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준비하면서도 울었습니다...서운해서...
아내에 대한 생각도 없고...자기 부모 봉양해야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남편이 너무나 미워서...
아침에 출근하면서 바보같은 결심을 해 버렸네요...
"그래 본가 들어가서 살아보자...너가 그토록 원하는 부모님 모시는거 그래 그거 해 줄께...그 대신 너의 아내노릇은 안하겠다고...기본적인 며느리 노릇만 하겠다고...같이 사는게 얼마나 좋은지 보라고...너가 생각하는 거만큼 좋은지 보라고...너 마누라가 얼마나 더 아파지는지 보라고..."
저녁에 퇴근해서 본가 들어가겠다고 말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친정가서 좀 쉬다 와야겠습니다. 시어른이랑 같이 살면 그러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 전에라도 제 몸 좀 추스리게...
두서가 없네요...
어디가서 말 할데도 없어서...여기다 하소연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