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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안하는 고민을 하는 나.


BY 휴~ 2004-07-04

한국 사람들은 흔히 정이 많다고 한다.

그것과 상통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남의 일에 엄청 관심 많고,

걱정도 참견도 많다.

 

그 걱정이란 것이 속으론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시어머니만 봐도 자기 여동생(그러니까 시이모)이 손자를 보지 못하고

손녀만 셋이 되자 은근히 걱정하는 척하면서

"난, 자식 여섯을 뒀어도 그런 걱정은 안해봤는데.."

하면서 즐거워한다. 당신 형제 중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생인데도 그런데 다른 것은 말해 무엇하리.

 

나는 이런 한국 정서가 부담스럽다.

그리고 이런 것들과 관계된 걱정이 하나 생겼다.

 

남편은 재혼, 나는 초혼으로 우린 만났다.

유난히 형제가 많고 우애가 좋은 친정에서 이 사실을 알면 충격이 엄청 날 것 같아서

이런 사실을 숨겼다. 내가 만나는 사람 누구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공연한 사실을 밝혀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에게는 시어머니가 키우고 계신 아이들이 있다.

 

친정에서는  모른다. 다만 내 나이가 많아서 겁이 나서 아이를 낳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점점 하는 일이 꼬여서 지금은 빚을 지고 있는 상태.

나는 나 혼자만 간신히 먹고 살 만큼만 번다.

그러면서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 봉사활동이 취업으로 연결될 지도 모르는 행운이 찾아왔다.

물론 비정규직이지만 공무원에 가까운 일이기에 호적등본에 모든 서류를 떼어야 한다.

 

남편은 가지 말란다.

요지는 서류를 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고 너의 소심한 성격으로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한국사회에서는 분명 험이 되고 입방앗거리가 되는 이 일로 그들에게 화제만 제공하고

결국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한다.

 

걱정이 된다.

나도 먹고 살만하면 굳이 그런 약점(?)을 노출시키며 취업하고 싶지 않다.

지금 그곳 직원들은 내가 좋은 대학나온, 굉장히 능력있고 아무 걱정없는, 그리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린 나무랄 것 없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 쑤군거릴 걸 생각하면 나도 겁난다.

 

난 여리고 감성적이면서 자존심이 강하다. 남들 시선을 견뎌낼 만큼 꿋꿋하지도 못하다.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그는 일로 일관하며 살았다.

남편 말대로 직원들 사이에서, 또는 그들을 통해 같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런 사실이 알려짐에도 불구하고 잘 다닐 용기가 없다.

 

하지만 내겐 비정규직이건 어떻건 50대까지도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40대 중반)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앞으로 길어야 3-4년 할 것이고, 새로 가게 될 직장은 60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물론 그렇기까지는 많은 시련이 있겠지만...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도 괜찮을 지?

여러분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지?

여러 님들의 솔직하고 객관적인 충고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