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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제가 우울증에 걸리려나 봅니다..


BY 은하수 2004-07-20

남편 벌이가 시원치 않은지 벌써 여러달 입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자꾸 빚만 늘고 있는데.. 이젠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모든것이 다 귀찮고 의욕이 없습니다..

 

오늘 남편 월급이 나왔는데.. 세상에 이십만원이네요.. 하하하 (영업을 함)

 

지난달에 정말 너무도 쪼들려서 친정엄마한테 할수없이 하소연도 했고..

 

사실 반찬같은건 친정에서 거의 다 조달해 먹었는데 며칠전엔 쌀도 떨어져서

 

엄마가 쌀도 들고 왔더군요... 정말 눈물이 납니다.. 16개월된 자식놈 냅두고 어디 다닐만한

 

데가 없습니다..

 

누가 봐줄 사람만 있음 식당이라도 다닐텐데.. 신문이고 인터넷이고 뒤져도

 

저같은 사람 뽑는데도 없고... 그나마 이력서 낸곳은 소식도 없네요..

 

제가 일할만한 곳이라고는  식당뿐인데.. 늦게 끝나는 식당에 다니자니 아이를 맡길 곳이 없

 

습니다...

 

친정엄마가 몰래 이십만원을 쥐어주네요..애기 기저귀값이라도 하려면

 

비상금은 있어야지..

 

그 돈 엄마가 밤 늦게까지 마트 정육점에서 일하면서 받은 돈 주신거 압니다..

 

그러면서도 눈물을 참으면서 받을 수 밖에 없었어요.. 너무 살기 힘들어서...

 

오늘 남편보고 당장 그일 때려치우고 차라리 작은 사무실 취직해서 백만원이라도 벌어오라

 

고 난리를 쳐대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상황이 이지경이 되니 사람들 만나는것도 싫어집니다.. 친구들도 다 귀찮고 절 초라하게

 

만들 뿐이에요...

 

며칠전 친구가 전화해서 여름휴가가는데 펜션 빌려서 같이 가자고 하네요..

 

돈없어서 우린 못가.. 그냥 웃으면서 잘 다녀오라 했지요...

 

하지만 전화끊고 우울해졌어요.. 전 휴가 계획도 못세우니깐요...

 

5월달에 시댁갔다가 아버님이 십만원을 주셨는데.

 

이렇게까지 어려워질지는 모르고 다른 엄마들 따라서 문화센터 등록을 했었지요..

 

세달에 구만원..... 아이랑 엄마랑 같이 놀아주는 일종의 프로그램인데..

 

저번주엔 거기도 빠졌습니다... 왜 빠졌냐구요? 거기까지 갈 차비도 없고..

 

그거 끝나고 나면 분명히 엄마들끼리 모여서 쇼핑도 하자 밥도 먹자 할텐데.. 돈이 없어서요.

 

요즘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얼굴 보고 있음 눈물만 나와요..

 

집에 울리는 전화를 안받은지가 여러날입니다..

 

친구들일텐데.. 받아봤자 심심해서 수다떨려고 전화한거거나.. 아님 어디 같이 쇼핑하자

 

놀러가자 내지는 사소한 부부싸움한거 열받아서.. 등등 이겠지요..

 

지금 제맘이 사람속이 아닌데 이런거까지 들어줄 여유가 없는탓이겠지요...

 

외출도 안하고.. 집에만 있으니 아들도 지겨운지 자꾸 보채기만 하고... 이런 상황이

 

너무 싫고 화도 나고 순간 애기도 미워지고 자꾸 소리도 지르게 됩니다...

 

오늘은 친정동생이 와서 인터넷으로 기저귀를 15만원어치 주문해주고 가네요..

 

고마우면서도 제자신이 너무도 비참하고 초라해서.. 남편도 너무 밉고.. 이글을 쓰면서도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제가 돈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살지는 정말 몰랐거든요...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말하긴 했지만 ... 그 이후로 엄마도 제가 걱정되고 속상해서

 

잠도 못주무신다고 하니 세상에 이런 불효녀가 어디있겠습니까.

 

지금 돈이 제앞에 뚝 떨어지는거 말고는 아무런 해답이 없는거 같아요..

 

참.. 담배피울려고 돼지 저금통 찢어서 동전꺼내고 있는 남편을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더 밉기도 하고...

 

친정엄마는 오늘 복날이라고 삼계탕까지 싸가지고 와서는 아범 먹이라고 하네요..

 

"자꾸 돈가지고 들볶지 마라.. 어디가서 딴짓을 하거나 나쁜짓을 하는것도 아니고

 

너한테도 잘하는데 단지 돈못벌어온다는 이유로 그렇게 사람 볶으면 안된다..

 

이럴때일수록 부부가 더 위하고 아끼고 그래야지.근데 너무 돈이 안되니까 그냥

 

따른데를 좀 알아보면 좋으련만..."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쌀가지고 오셨을때

 

신랑이 있었는데도 자존심 상해할까봐  " 시골큰형님이 쌀을 보내왔는데 맛있어서

 

먹어보라고 좀 싸왔어.. " 이러시네요..

 

엄마 생각하면 제가 잘살아야하는데 이러고 지지리 궁상을 떠니 정말 면목도 없고

 

자꾸 눈물만 나니 이노릇을 어쩌면 좋아요...

 

아무래도 우울증에 빠진거 같아요... 아파트 배란다 내려다 보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고... 밥도 먹기 싫고.. 다른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그냥 자꾸 눈물만 나옵니다... 울 아들도 불쌍해서 어떻게 해요...

 

같이 놀아주지도 않고 거의 방치수준이네요...

 

이 현실에서 도망좀 갔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