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심신이 괴로웠던지 몇일을 몸살로 고생좀 했습니다
너무 편협하고 속좁고 철없는 저 자신에 대한 질책같기도 하고
자책같기도 한 기분속에서 좀 아팠더랬습니다
한편은 속상하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화도 많이 나고 이해할래야 할수 없다고
도리질 하기도 했지요
저희 시댁은 거의 모두 기독교 입니다
둘째 시누만 천주교인데 보아하니 별로 좋아하지는 않더군요
대놓고 뭐라 하지는 않지만 기도 내용에 언급하더라구요
잘못된 신앙 길등등........
저는 어릴때 불교 학생회활동도 하고 잠깐이나마 비구니가 되려고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죠
그랬던 것이 워낙에 바닥을 치고 살아왔던 까닭인지 종교생활이라는 자체에는
별 매력이 없더군요 회의와 실망만 든다고 할까요?
그저 먹고 사는 생활에 더 치중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시절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종교라는 것도 점점 멀어지더군요
결혼을 하고 나서야 시댁이 전부 기독교인것을 알았습니다
그 뒤의 얘기는 다 짐작하시는대로 강요 협박 꾸중 명령 등등이였습니다
대놓고 교회다니는 손주는 만원 안다니는 손주는 천원을 주시던 때도 있었구요
큰고모 말이 무조건 순종하라더군요
그래서 네 네 하고 5년을 다녔습니다
그러나 교회에 앉아있으면 하품만 나오고 왜그리 불편한지
정말 죽을맛이였습니다
싫은데 자발적인 행동이 아닌 강요에 의해 '척'하는것도 한계가 오더군요
명절이고 주말이고 시골에 가건 형님집 가건 고모네 가건 시댁에 관계된 곳에
가면 예배는 기본 주말이 끼면 그쪽 교회에 가서 예배도 기본이죠
속으론 싫기도 했지만 순종이라는 이름하에 참았습니다
참았다고 생각하니 그 모든 세월이 다 허송이 되어버렸습니다
신앙심도 생기지 않았고 남편과의 종교갈등 시어머니와의 종교갈등
간혹 듣는 친척들의 꾸중 이 모든것이 다
진저리 나도록 싫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의 기독교인들도 싫더군요(맘속으로)
절이나 스님을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고 말하는 교인앞에서
난 그런 편협한 너를 만든 교회가 더 싫어!
라고 속으로 외치곤 했죠
그러다 애 셋이 생기고 연년생이다 보니 힘들고
남편은 소파에 드러누워 애셋 데리고 나혼자 다니라고 하는 교회
고만 때려치워버렸습니다
내가 원한 신앙이 아니니 내가 지금 누구땜에 이러고 있는데
소파에 누워 저러나 싶어 머리뚜껑 열려버린 거죠
사람들은 다니라고 무심한듯 말하면서 실제로 별 스트레스도 안받는데
결국 나만 스트레스 받고 심신이 괴로워 미칠것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시골에 집 보수공사 해주고 왔습니다
그러나 교회 문제로 남편이랑 어머니랑 다투고 결국은
휴가도 못가고 그냥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교회 문제로 자기가 나한테 볶여서 못살겠으니 이제
그만 하시라고 하더군요
결국은 제가 나쁜년 되었습니다
자기는 청소년때도 총각때도 다녔던사람이면서
내가 가지 말라고 말리는것도 아닌데
왜 내 핑계를 대는지 화가 많이 나고 실망했지만 어쩌겠습니까?
다 제 복이 이만한걸
저는 기껏 한다고 해드리지만 교회 얘기 앞에서는 언제나 지천구듣는 못난
며느리인고 열등한 인간일뿐입니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교회을 안다니고는 아무 의미가 없는것 같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나도 교회 다니고 다른 형제들처럼 어머니 등한시해야겠다고
불멘 소리를 남편에게 해대기도 했지만
남편도 정말 중간에서 힘들기도 하겠지요
저번 일요일은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정말 큰맘 먹고 3년 쉰 교회 다시 나갔습니다
도데체 마음 한번 돌리는데 무에 그리 억울하고 힘들게 있겠느냐
하나님이 너 잡아먹겠느냐 라고 생각도 했지만
또다시 어영부영 대충 할거면 아예 하지 말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노인네 나가떨어지게 해야하나
아니면 대충이라도 다시 척을 해야하나
아니면 죽어라고 성경공부라도 시작해볼까?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이 듭니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것도 다 내게온 인연인데
인위적인 아집과 교만으로 내치려는게 아닌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머니의 종교를 조금은 이해할것도 같고.........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한번 선택하고 나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내일이 되는 것이기에 신중해야하는데
걱정입니다
아까는 빨래를 널면서 생각해 봤어요
행복에 겨워서 사랑에 겨워서 좋아서 어쩔줄 몰라할때도 있고
한번쯤 역경이 와서 힘들때도 있고 지금의 나처럼
인생이란 달콤쌉싸름한 쵸코릿같은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