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06

바람은 초기에 잡아야 한다?


BY 오아시스 2004-10-05

제가 이런 곳에 글을 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나름대로 금슬 좋다고 여겨 왔으니깐요.

겉으로 보기엔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친정에 잘하는 남편, 시댁에 잘하는 아내. 서로의 일을 열심히 하며 살아가고 있죠. 가끔은 너무 서로의 일에 목매나 싶을 정도로요. 아이 없는 결혼 2년차 부부입니다.

 

전 회사를 그만두고 남편의 동의 하에 해외여행을 다녀왔어요. 지금은 다시 취직을 했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어떻게 해서든 보탬이 되려고 집에서 프리랜서로  번역일로 날밤을 새우기도 했었죠. 밤낮없이 일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남편이 외로웠을까요?

 

추석 전 아침 남편이 씻는데 전화가 왔어요. 야간 중성적인 이름이었기에 제가 전화를 받았는데 어떤 여자가 "나야..." 하더군요. 잠에서 깨난 목소리로.

제가 전화 잘못 거셨나봐요. 라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땐 정말 잘못 건거라고 생각했죠. 바보. 잘못 걸린 전화 번호가 저장되어 있을리 만무할텐데. 제가 바보였죠.

전 바로 남편에게 물었어요. OOO 누구야? 하고요. 남편은 당황하며 같은 건물에 있는 거래처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거래처 사람이 꼭두새벽에 전활하냐고 소릴 질렀죠. 그 여자의 명함을 주더군요. 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출근해서 남편은 괜히 메신저로 말을 걸더군요. 그리고 제가 아까 그여자 뭐래? 라고 하니 "잘못 걸었대." 저는 그냥 넘어갔습니다. 알면서. 사실 제가 너무 바쁘기도 했구요.

 

그리고 어제 저는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다가 남편의 메신저 대화 기록을 보았어요. 아침에 전화했던 거래처의 여자 더군요. 월차를 내고 쉬던 그날 남편이 그여자에게 언제 끝나나고 빨래를 다 널고 (제가 시켰거든요) 회사 앞으로 가겠다고 하더군요. 그여자는 빨래를 넌다는 말에 샘난다며, "넌 내 께 안되자나 죽어도." 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내게 너무 잘하지 말라고 나 그리 좋은 여잔 아니라고 그런 당부까지..  ㅜ.ㅜ

그리고 남편은 잠이 들었나봐요. 그래서 픽업을 못간 모양이죠. 다음 메신저 기록에는 미안하다며 전화좀 받아 달라고 애원을 해놓았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말 "낼 봐요"라고 ..

 

그리고 그 담날 남편은 새벽 6시에 들어왔어요. 새벽 1시 반. 제게 대리 운전을 기다린다고 해놓고는 차에서 잠들었대요. 그리고 새벽 6시에 왔더군요. 휴우.

 

우연히 라도 그 메신저 기록을 보지 말앗으면 했엇어요. 파일을 찾지 말걸. 컴퓨터를 켜지 말걸. 저걸 본 이상 전 가만히 있질 못하겠어요. 이틀 째 회사에서 일도 안되고. 저 말만 생각 나네요.

 

남편은 샤워를 할 때에도 휴대폰을 들고 갑니다. 문자가 오면 제가 있는 자리에선 확인하지 않고 이후에 확인하고요. 당연히 패스워드가 잠겨져 있지요. 휴대폰 패스워드는 별거 아닌 일로 괜한 오해 받고 싶지 않아서래요. ㅠ.ㅠ

 

사실 제가 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남편은 저와 연애 시절 러브러브 기간에도 회사 사람과, 혹은 옛 예인과 밀회를 나누었더군요. 신혼 초에도 휴대폰을 보면 "*23#"로 시작하는 발신자 번호나 여자들의 문자 메시지가 있었어요. 저는 훔쳐본 죄로, 혹은 남편이 저와 있을 때 잘하니깐 그냥 덮어두곤 했지요. 그야말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젠 안되겠죠? 제게 회사 사람들과 술마신다고 거짓말하고, 같은 건물의 여자와 담배를 핀다는 명목하에 건물 곳곳에서 밀회를 즐길 것을 생각하면 ....

그여잔 유부남과 밀회를 즐기며 그 유부남의 아내인 저를 얼마나 씹어댈까요. 이러니깐 내가 결혼을 안하지. 그러면서 처녀인 것을 다행으로 여길 지도 모르겠어요.

 

저 너무 초라해요. 누구에게 말하고 싶지만 존심 때문에 엄마에게도 친구에게도 말 못하겠어요.

 

인터넷에서 봤어요. 

부부는 기본적으로 함께 있을 때 잘해주고 사랑해주면 됨. 사실은 그 이상은 알 필요도, 알아서 좋을 것도 없음. 기혼들은 자신들이 기혼인 동안에 그 누구나 정신적이던 육체적이던 살짝 바람을 피거든. 또 그래야 기혼을 유지하거든!

 

제가 눈감고 넘어가야 하나요? 기혼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님 바람기를 잡아야 하나욧. 어떤 액션을 취할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