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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BY 나나 2004-10-07

참 오랜만에 이곳에 와본다.

 

새벽두시를 바라보는 지금....울어버리기엔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8월에 출산을 했다. 둘째아이..이쁜 딸아이. 하지만 첫째가 아직 두돌도 안되어서 질투랑

 

응석이 심하다. 친정이 부실해서 몸조리도 못했고,애낳고 얼마 안되어 도리어 식구들 밥

 

챙겨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젊은 시어머니 같이 살아도 미역국 한그릇 얻어먹지 못한 바보다.

 

하나하나 말하기가 가슴이 아파서 못하겠다. 나 살아온 날들...

 

힘든 시집살이..까다로운 남편..하루에 30분도 날위해 시간을 낼수 없이 바쁜 육아와가사..

 

다 좋다! 그래 .

 

근데 얼마전 남편 회사에서 부부 건강검진이 있어서 시큰둥한 시어머니에게 애 둘을 맡기고

 

다녀왔는데......검진도중 의사가 갑상선에 종양이 있다고 한다.

 

대학병원가서 암 조직검사를 하라는데..........

 

시어머니는 외국 여행중이라 겨울에나 오시고......그때오시면 남편과 같이 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데...겁나고 걱정이 앞선다. 두돌도 안된  철없는 큰아이..생후 두달도 안된 젖먹이 둘째.

 

나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맹꽁이 같이 착한 남편...가벼운 통장..

 

맑은 가을하늘이랑 청량한 공기를 만끽하러 덕수궁같은데라도 가고 싶지만..........

 

애 둘데리고 말도 안되는 소리다. 애둘이 자면 부리나케 집앞수퍼로 뛰어가는게 내 외출의

 

전부다.

 

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스물일곱살 나이로는 모든게 버겁다.

 

날씨좋은날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고 오는길에 친구를 만나 맥주도마시고 싶고

 

쇼핑도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싶다. 입이 얼어서 웃기가 힘든날 등반도 하고싶고

 

솟구치는 눈을 보고도 싶다. 영화를 보며 배꼽이 빠지게 웃어보고도 싶고,집에왔을때

 

누군가가 해놓은 밥을 먹고 설겆이를 쌓아놔도 겁날것 없었으면 좋겠다.

 

노래방에 가서 목이 아프도록 노래도 하고싶다. 아..참 이것도 있다.

 

남편이 출근하고 난뒤,창문을 열고 청소를 할때 ..길가를 걷는 핸드백을 매고 차려입은

 

여자들.......부럽다. 나도 그렇게 내 일을 갖고 하고 싶다.

 

마음이 허탈하고 슬프다. 무엇보다도 내 사랑하는 아이들과의 하루하루가 나중에 못견디게

 

소망하게될 마음아픈 일이 일어날까 염려스럽다.

 

더 사랑하고 살아야겠다.

 

때론 지겹고 도망가고 싶은 그 일상들도 소중한 삶이라는것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