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울 아버지 저희집에 왔다 가셨네요.
주무시구 가시라구 말씀드렸는데, 손녀딸이 옷자락잡구, "할아버지 주무시구 가세요"
메달리는데도 그냥 가셨네요. 날씨도 쌀쌀하구, 밖은 벌써 어둠이 짙어졌는데,
을씨년스러운 이 저녁에 덩그러니 냉기 감도는 집으로 가실걸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아파
와 눈물이 핑 돕니다. 울 엄마 올 5월에 암으로 세상 뜨셨어요. 그래서 아버지 홀로 지내신지
몇개월 안됐읍니다. 여름은 사람도 많이 다니구, 웬지 북적거리는게 그런데로 견디실만 했
겠지만, 찬바람 나면서 부터는 부쩍 힘들어 하시는거 같더라구요. 매일 안부전화 드리는데
그때마다 기운없는 목소리로, 한숨도 자주 쉬시며 통화 하실땐 가슴이 아픕니다.
오빠,남동생이 모신다구 해도 싫다 하시구, 아들들 며느리땜에 불편하시면 내가 모신다구 해
도 싫다구, 니 엄마랑 같이 살던 이 집이 좋다구 말씀 하실땐 안타깝구, 답답하기까지 하네요
오빠네가 주말마다가서 일주일치 음식해 놓구 , 하룻밤 자구오긴 하지만 그걸도 아버지 허전
함을 채워드릴수 없겠죠. 둘째 낳은지 이제 한달이 되서 전처럼 자주 가보지 못하는 제 마음
도 애가 탑니다. 자주 오시기라두 하면 좋으련만, 어쩌다 들르셔두 앉기가 무섭게 가실 생각
부터 하시니..........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하는데..... 말 없는 분이시라 치매걸릴까 걱정되기
두 하구 참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네요..... 답 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