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다가 체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릴 수 있지만
사람에게 체한 것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느 사이트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나 역시 다른 사이트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뜬 구름 같은 사이버의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을 머리에 두고 지내고 있는데 가을이라 그런지 요즘 대화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부담스럽다.
몇번이나 대화를 거절하다가 받아 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이건 비밀인데요~~ 로 시작되는 말과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다란 말을 듣게 된다.
어제는 평소 정갈한 맛을 내는 어느 아줌마가 신상 이야기를 했다.
무려 두시간이나 이야기를 했는데 들어 보니 같은 여자로써
안타깝고 이해가 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땅으로 내려 앉는
이야기였다.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걷고 있어 본인은 죽을 것 같은 심정이지만
결국은 본인이 짊어져야 할 일이기에 대화 도중 쌀쌀하게 쥐어
박았다.
나보다 나이가 너댓살 연장자였지만 그 순간 그렇게 나왔는데
대화가 끝난 후 인사로 미안하다고 하니 괜찮다고 했다.
괜히 짜증이 났다.
그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혜안이 있을거라고 여길지는 모르지만 나 또한 오점 투성인
인간일 뿐이다.
그래서 그런 날은 체한다.
몹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