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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며 살까...


BY 박스티셔츠 2004-10-20

지나간 사랑이 가끔 생각나, 쓸쓸한 미소를 짓곤하는 또다른 아줌마입니다.

 

대학 1학년, 처음으로 연예인이 아닌(소녀시절의 동경으로 흔히 등장하는...) 한 남자아이를 좋아했지요, 쌍꺼풀 없는 눈이 그리고 웃음이 너무도 보시시했던, 그 아이..

나도 서툴기가 한이 없어, 많은 친구들이 내 짝사랑을 눈치챘지만, 그 아이는 우리 과에서 가장 예뻐서 인기가 좋던 다른 여자애를 좋아했답니다.

고민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하고, 그렇게 한 해가 가고, 그 애는 군대를 가게 되었지요.

2학기 종강파티때, 취기가 조금 올라 약간 해롱대던 내게 그 아이는 할 말이 있다면서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더라구요. 전에는 내 맘을 대략 알면서도 결코 먼저 다가온 적 없던 그애였는데...

하필 그 날, 술 탓에 말이 많아진 나는, 그애가 마음에 품은 이야기가 나올 틈도 없이, 계속 고장난 레코드처럼, '한 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지..' 어쩌구 게걸대면서 입을 막아버리고 말았답니다.

지금은 결혼 5년차, 예쁜 딸도 하나 있지만 남편과는 사사건건 맞지가 않아서, 이혼을 생각한 적도 직전까지 간 적도 여러차례.

가끔씩은 궁금합니다, 그날 그 애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싶었을까?

(그놈의 술이 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