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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아직은 사랑이 남아있을때...그만....


BY 불효녀 2004-11-01

제 나이 서른여섯 언니나이 서른일곱.....

십년전에 어머니 교통사고로 잃고 혼자 되신 아버지 구십이십니다.

위로 오빠들이 계시지만 배다른 형제이고 여러가지 말못할 갈등으로 결국

늙은 아버지 사랑 끝까지 받은 우리 두 자매가 아버지 모시고 있습니다.

십년전 어머니 돌아가시고 막 결혼한 언니와 살림을 합쳤습니다.

그러다 저 시집가고 바로 옆으로 집을 얻어 점심은 제가 저녁은 언니가 하는 식으로

번갈아 가며 아버지를 모시고 있습니다.

둘다 직장이 있기에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그나마 건강하신 아버지 혼자서 아프면

병원도 찾아가시고 둘다 사정이 있을 땐 혼자서 라면도 끓여드십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하지만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점점 기력을 잃어가시는 아버지 그래도 아직은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요사이 속옷에 자꾸만 변을 뭍혀내놓으시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방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역한 냄새에 살펴보니 온이불과 옷에 똥입니다.

어제 외식으로 대게를 사드렸는데 아무래도 너무 과식을 하신 모양입니다.

제때 빨리 화장실을 못가 그러신다는거 알면서도 자꾸만 속이 상하네요.

이불을 그냥 빨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가루가 떨어질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몸에서 나온 하얀가루가 이불을 새하얗게 덮고 있습니다.

털어도 털어도 끝이없고 남의 눈이 무서워 대낮에는 털지도 못합니다.

몸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는 날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목욕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시는데도 하얀가루는 아버지 옮겨다니는 길마다

뽀얗게 쌓이고 같이 차를 타면 창문을 열지않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심합니다.

 

언니는 너무 바쁜 사람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새집으로 이사갈 예정인데 저보고 모셔가라 합니다.

그렇지않아도 아버지 언니가 어렵고 힘들어 늘 제게 사소한 부탁이라도 다 하십니다.

돈이 필요해도 물론 제게 말씀하시구요.

그런 아버지 저까지 외면하면 어찌하나 싶어 귀찮아도 가능하면 다 들어드립니다.

안그래도 제가 멀리 이사가면 우리 아버지 어찌하나 걱정도 되어 모실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자신이 없어지네요.

지금은 그래도 언니가 조금이라도 도와주니 나은데 제가 모시게 되면 그나마도

없겠지요.

아마도 그 누구의 도움 하나 없이 오직 저 혼자의 힘으로 모셔야할겁니다.

나도 일해야 하고 돈벌어야 하는데...

나도 내 생활이 있는데....

 

그간 아버지 아프셔서 입원을 하셔야 했을때도 늘 제가 일을 쉬고 하루종일 병원에서

아버지를 돌보아드렸습니다.

제 일이 잠깐 쉬어도 가능한 일이기에....

하지만 쉰다고 돈이 나오는건 아니지요.

이젠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나도 숨이 막히는데 나도 아버지 부담스러운데.....

아무도 제 맘은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안되는거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왜 이렇게 나쁜걸까요?

부모인데 나를 힘든 여건속에서도 힘들게 키워주신 부모인데....

너무 어린시절부터 나이드신 부모님으로 인해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빨리 내가 커서 돈을 벌어 우리부모님 편히 모시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린나이 부터 부모님이 짐이란 걸 알아버렸습니다.

제게 부모는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언제나 돌보아드려야 하는 무거운 짐같은

느낌입니다.

 

너무 나쁜다는거 알지만 아버지 이제 그만 제 발목 그만 붙들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너무 미안하지만 저도 이제 제 인생 좀 자유롭게 살고싶습니다.

아버지 이제 그만 제가 아버지 더이상 미워하지 않도록 아직은 사랑이 남아있는

이쯤에 어머니 계신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나쁜 마음 죄악이라는거 알지만 오늘은 자꾸 속상해서 너무 속상해서

님들이 욕하실거 알면서도 이런 못된 마음 겉으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