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맏며느리입니다
그래봤자 없는 살림에 대우도 못받는 맏며느리죠
이래저래 시동생도, 아래 시누이도, 모두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
뭘 해도 저는 무시당합니다
남편이라고 제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식구들 앞에서 뭐라합니다
뭐...그러려니...라기보다는 그냥 속한번 끓이고 말지요.
이 문제 역시 속끓이고 말긴하지만 어제 제삿일 때문에 더 속상합니다
아래동서는 저보다 한 살 많은데다, 제가 시집가기 몇 년 전부터
시동생과 시댁에서 동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집가풍을 잘 모르는 제가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곤 했습니다
말놓는 것도 시간이 좀 걸렸었지요.
동서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저는 조그만 식당을 하고 있구요
어제는 시할아버지 제사여서 점심장사만 마치고 음식준비하라고
남편이 아침부터 당부하더군요
해야지요....어머님 말대로 그 집안의 맏며느리로 들어와
사람구실은 해야지않겠어요?
동서는 당연히 안옵니다
저는 분가해서 살고있고 동서는 시댁에 같이 살고있지만
저처럼 자유직업이 아니라 음식장만은 여태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맏며느리가 부모님 안모시고 왜 동서가 모시냐구요?
저 결혼해서 첫해 명절에 동서가 저한테 그랬습니다
형님은 자기보다 나중에 들어왔고 그 집에 대해서 욕심도 없으니까
맘편하다고...자기는 그냥 그 집에 눌러살면 나중에 자기꺼 될거라고.
맞는 말입니다
저나 남편이나 그런데는 욕심없어서 우리 능력대로 살자 주의입니다
동서 거의 20년 가까이 그 집에 살면서 한번도 식사준비한적 없습니다
아이도 제 아이와 한살 차이인데 여태 자신이 거두지 않습니다
기관지염이 심해 한번씩 입원하시는 시아버지가 거두고 삽니다
아침문안은 커녕 밤낮게 퇴근하고 들어와서도 얼굴내밀고 다녀왔다는
인사한번 안합니다
일요일되면 점심시간 지날때까지 늦잠자고나서 아이고 부모고 상관않고
암웨이 교육간다며 나갑니다
그러면 차라리 돈으로 대신하는 것도 없습니다
제삿날 만원짜리 한 장 안내놓고, 명절때 시부모님께 용돈주는것 못봤습니다
바보같이 덜커덕 한 집안의 맏며느리로 들어와버린 저는
돈은 돈대로, 몸은 몸대로 바보같이 봉사합니다
맏며느리니까요
윗사람으로써 그렇게하면 안된다고 말해야겠지요
어디다대고 합니까? 얼굴보기도 힘든데요
어른들 모두 그걸 당연히 여기는데 저 혼자 못마땅하게 여기는...
그야말로 저도 못하는 주제에 남 간섭한다는데요
어제 남편이 짜증을 내더군요
시어머니 그 나이에 며느리 본지가 언젠데 아직도 제사음식장만 해야하느냐구요
저 어제 손님이 무척 많아서 준비해놓은 음식들이 동이 났습니다
식당은 문만열면 음식이 생기나요?
몇 시간이상씩 정성으로 만들어 준비해야 장사를 하지요
가마솥에 불지펴놓고 정신없이 뛰어댕겼습니다
사실, 저 잘못한거 압니다
도저히 시간이 안되었고 불지펴놓고 왕복 한시간반 걸리는 시댁에 가서
음식만들어놓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안되겠다고....미안하지만 못가겠다고 전화했더니 대답도 안하고 끊습디다
자유직업이니까 내맘대로 문닫을수 있지요
그 시간에 손님못받아 장사못하는거 감수하고, 그렇게 떨어진 손님 아무도 보상안해줍니다
저도 이기적인 인간이라 얄미운 생각듭니다
동서는 월급받는 사람이니 중요한 날이면 한번 큰맘먹고 조퇴할수 있지않나요?
왜 저 혼자 해야하나요..
놀러다니는 사람도 아닌데 마치 죄인처럼 덩어리하나 가슴에 넣어놓고
고기삶고 설겆이하며 가마솥 닦아가며 속상해해야하나요
제가 잘못생각하는거죠?
지 할일도 다 못했으면서 쓸데없이 동서만 미워하는거죠?
차라리 그렇게 말씀들 해주시면 맘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잘못된건 내가 고치면 되니까요
자꾸 다른 사람들이 미워지는거 참 견디기 힘듭니다
글이 길어지다보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눈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