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시댁을 갑니다. 버릇되서 힘든건 없어요.얘들도 시부모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저도 가면 편해요.근데 한 나흘 시부모님 우리집에 오셔서 계셨죠.처음엔 기쁜 맘으로 식사도 하고 술안주도 장만하고 한 이틀 지나니 저도 모르게 슬슬 짜증이 나데요.울 시부모님 참 좋으신 분이고 저도 한다고 하며 지냅니다. 외아들이라서 나중에 모셔야 한다는것도 알지만 막상 같이 살거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요 며칠이지만 시부모 와 계시니 아이들 학원 안간다고 해서 그냥 안보냈습니다. 평소때 잘다니고 하니 보상차원에서 할머니랑 놀라고 내심 어른들도 좋아라하시고해서....
계속 놉니다. tv는 습관적으로 계속 켜놓습니다.우리끼리 있을때는 잘 안보거든요.보일러 계속 돌립니다.우린 덥지만 노인네들 겉옷도 입고 앉아 계시니 어쩔수 없죠. 얘들 11시가 넘어도 안잡니다. tv켜놓으니 계속본다고. 저 아무말도 못하죠. 공부 하나도 안합니다.시부모님 공부는 애비머리만 닮으면 잘할거랍니다.전 돌인가요?공부하라고 얘들 다그치지 마라십니다.애비는 안그래도 다 했답니다.고작 상고 나왓으면서.아들자랑에 침이 마르십니다.사위 욕에 침이 마르십니다.밤에 화장실 갔더니 아버님 들어 계시네요.아버님 미안해 하실까봐 발소리 죽이고 도로 들어 왔습니다.끼니 마다 새밥합니다.국은 꼭있어야지요.술안주 하루 2번 있어야지요.얘들 단거 입에 달고 삽니다.먹고 싶은거 먹여야 한답니다. 자식들 못먹인거 한이시랍니다.전 혼자 있으면 어두워도 불 잘안키지만 얘들 있으면 불 켭니다. 유전적으로 눈이 나쁜 집안이라서. 저보고 불빨리 킨다고 전기요금 꽤 나오겠다십니다.시부모 불 잘안키고 어두운데서 밥준비하고 하다가 불한번키면 사람없는 방까지 다켭니다. 사람 사는 집 어둡게 두면 안됩답니다.세수하는 대야에 발 넣어 씻습니다.수건에 콧털 붙어 있습니다.베는 베개에 다리 얻고 주무십니다.며칠새 살이 빠지고 혓바늘이 돋았습니다. 이제 가셨지만 며칠은 모실수 있지만 앞으로 이렇게 같이 어떻게 살죠?생활이 좀 빠듯하시거든요.남편도 모시지 못하는거 아주 죄송히 여기나봐요.며느리 당연히 부모님 모셔야 하지만 저 자꾸만 못된 생각만 하게 됩니다. 저 정말 나중에 어떻하죠?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봐 노후 잘 대비해야겟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주절거렷습니다.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