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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터져


BY 모나미 2004-11-08

사는게 다 이렇게 힘들겠지요?

 

맞벌이 10년에 월세 사는 내 신세 이해 되나요?

 

남편 대졸, 나 대졸 그것도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일류대를 나왔는데 사는거 정말 힘드네요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알뜰해서 이렇게 사는줄 알지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땐 친구들에게 힘들다고 넉두리도 했는데 이젠 자존심 상해서

 

말하기도 싫네요

 

요즘 제 머리속에 오락가락하는 계산은 뭔지 아세요?

 

계속 직장 다니면서 은행에 이자 내고(원금 갚는건 꿈도 못 꾸지요) 이렇게 사는게 맞는지

 

퇴직금으로 빚 갚고 새 일을 하는게 맞는지 그 계산이네요

 

말이 쉽지 빚만 갚고 새 일 못구하면 어떡하나 그것도 걱정이구요

 

토요일엔가 남편 꼴도 보기 싫고 해서 여기에 글을 올렸다가 금방 지워버렸네요

 

그런데 오늘 왜 또 이렇게 넉두리를 하고 있냐구요?

 

털어놓을 친구도 없고 혼자 기분풀 여유도 없고 속은 답답해서 터져 버릴 것 같아

 

얼굴 모르는 누군가에게 위로라도 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남편 때문에 이렇게 된 게 너무 억울하네요

 

동창들 사는거 보면 정말 억장이 무너지네요

 

제일 속상한게 뭔지 아세요

 

가난한 집에서 공부 하나 잘해서 부모님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딸이 이렇게

 

사는 모습 보이는 겁니다

 

전에는 돈 문제로 이혼하는 사람 욕했습니다

 

살아보니 그게 아니네요

 

서로 짜증나는 일이 많으니 웃을 일도 없고 오가는 말마다 가시가 돋아 있고

 

이런 와중에 이것저것 바라는 시집식구들 진저리가 나서 싸우고 ...

 

가장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어야할 남편이 가장 용서가 안되고 보기 싫으니 하루하루

 

사는게 마음의 지옥이네요

 

지 마누라가 어떻게 번 돈인데 다 날리고도 모자라 또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그러면서도 며느리의 도리, 아내의 도리를 바라다니 양심도 없지요

 

진작에 그만두고 남편만 바라보고 살았어야 하나 그런 후회도 한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가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요?

 

어느날 거울에 비친 찌든 저의 얼굴이 얼마나 비참하던지...

 

할 수 없이 사는 맥없는 얼굴. 희망이라곤 찾을 수없는 무표정한 얼굴...

 

저의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우고 비록 가진 건 없지만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왜이리 힘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