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방학때 늦동이인 중2 딸을 데리고
부산 사는 아들집에 갔다.
아들은 미혼이지만 직장관계로 작은 집을
혼자힘으로 사서 분가하여
자취를 하고 있었다.
아들 나이는 30세. 난 50대 초반.
딸은 오빠집에 간다며 너무 좋아했고 나도 아들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몇년만에 기쁜 마음으로 갔었다.
자식에게 부담을 절대 안주는 내 스타일때문에
성격이 깔끔한 아들집에 가는것도 조심스러워
그동안 안갔었다.
음식장 보는거며 외식하는거며 모든 비용은
내가 100% 지불하면서 ...그럭저럭 며칠 지냈다.
그런데....
일주일간 머물 예정 이었으나 나흘만에
그집에서 쫓겨 나와야 했다..
연유는...아들이 너무 깔끔한 성격인데다 결혼 할 일본
처녀가 지나칠 정도로 깔끔해서 그 처녀에게
더 배운것 같으다.
(약혼자는 일본에 거주 하고 있으며 가끔 다니러 옴)
나도 깔끔은 떨지만 도저히 아들과 결혼 할 그 일본 처녀를
따라 갈순 없다.
하루는 전기 밥솥에 밥을 해서 식탁으로 가져 갔는데
{편하게 앉아 스시를 만들려고)
아들이 밥솥을 쓰윽 들어 보더니
바깥쪽 밑바닥에 물이 묻었다면서 가구가 들뜬다고
싫어 하는 내색을 한다.
"어머나..이상하네 왜 물이 묻었을까?" 난 그렇게 혼잣말
하면서 재빨리 물기를 닦았다.
씽크대 밑에서 냄비를 하나 꺼내어
국을 끓일려고 하니깐
"에잉...이건 엄마가 닦은 솜씨네요. 이거 보세요
냄비 겉이 덜 닦였잖아요?"
난 기막혔다....
"야...난 이냄비 첨 꺼냈다. 웃기구 있어...."
난 혼자서 씩씩거렸다.
그래두 꽁하지 않고 금방 잊어 버리는 나.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아들이 하는 말
"아끼꼬는 샤워 한후 바닥이나 벽면을 고무 주걱으로
싹싹 물기를 닦아 내리데요"
그래서 바로 샤워장으로 들어가 고무 주걱으로
물기를 싹싹 긁어 하수구로 내 보냈다
"아들아...나두 물기를 싹 다 닦아 냈다"
난 자랑스레 말했으나 아들은...슬며시 웃더니
"아끼꼬는 샤워 유리문도 물끼를 제거 하는데요
엄만 안하셨지요?"
"아니...안했는뎅...."
난 다시 들어가서 유리문에 서려 있는
물방울들을 말끔히 닦아 냈다
근데 기분이 왠지 좀 찝찝하네....
꼭 아들한테 시집살이 당하는 기분이넹.
눈치 빠른 아들이 "닦으니깐 어때요? 엄마도 좋지요?"
"응? 으응...좋드라..."
조금후...헤어 드라이기를 옮겨 가는 과정에서
새로 산 가구위에 전기줄 끝에 달린 코드가 지익...끌렸다.
얼른 살피니 분명 자욱도 안생기고 아무렇지 않았는데
아들은 질색 팔색 펄쩍 뛰면서 기쓰 난다고 난리다.
"이게 얼마짜린데요....씨이"
드디어 난...한계가 왔다
참을수가 없어서 아들에게 야단을 쳤다
"이거 얼마냐? 내가 새것 사주마...그러는거 아니다.
엄마한테 네가 그렇게 까지 해야 하니?
너어...그런 성질 계속 부리면 왕따 당한다아..."
아들은 왕따 당할꺼라는 말에 화가 무지 났나 보다.
"가세요.엄마......야..동생. 너도 엄마 따라 가라..."
"머라구? 그럼 너가 나를 내쫓는거냐?"
"왕따 시킬꺼라면서요? 가세요"
"얘... 왕따 당할꺼라 했지..시킬꺼라곤 절대 안했따아..."
"시킬꺼라 했잖아요. 가세요...."
"어거지 쓰지마라..."
난 가방을 당장 싸서 딸을 델구 나와 버렸다.
넘...서럽다.
집에 오니 이렇게 좋은 내집 놔두고 뭐하러 비행기값
들여 가며 아들한테 가서 시집살이를 했나 싶다.
한달후...
아무리생각해 봐도...서운하고 삐져있기만
할수가 없었다. 자존심 강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들에게 내가 먼저 풀어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메일을 보냈다.
(엄마가 미안하다. 네가 서운 했다면 엄마가 사과하마.
부모 자식사이는 하늘이 맺어준 혈육지간이라서
그런 사소한 일로 틀어지면 안된단다)
요런 내용으로 보냈다.
내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의 멜 내용을 보여 주었더니 자식에게
너무 저자세로 나가지 말라한다.
늙으면 무시 당한단다.
근데...답장이 없다.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고....
다시 어렵게 용기를 내서 전화를 했다
안받네....
내전화 번호가 뜨니깐 안받는것 같으다.
어려서 부터 내게 참으로 잘하던 아들이..
변한것일까?
이제 곧 결혼식도 할텐데...
어쩜 나를 초청 안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신부 예물(함)은 어찌 해야 하나?
그냥 나도 똑같이 언제까지나 삐져 있어야 하나?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