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님께 도움이 될 지 몰라 글 올립니다. 별로 볼 것도 없
는 저의 이야기지만 참고가 되길 바라면서... 미혼시절,
지금 남편 말고 거의 결혼 앞까지 갔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부터 바로 묘한 감정에 빠져 버렸
지요. 흔히들 말하는 조건이나 다른 무얼로도, 오르지 못
할 나무는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제게는 그렇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바라만 보면서 몇년, 정말 이성 교제라
할만한 기간도 몇년!
후에 안 일이지만, 저만 아니라 그 사람도 저와 같은 감정
으로 절 보고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그렇게 몇년을 허송
하고 다시 몇년을 연인과 같은 감정으로 만나면서도 우리
는 터 놓고 애정을 이야기하지도 못했습니다. 바보스럽게
도 둘 다 똑같이 서로에게 자신이 없어서... 표현하는 것
보다 더 큰 숨겨 둔 사랑으로 가슴 아파하면서... 그러다
그 사람보다 더 바보같은 제가 이별을 얘기하고 그는 알
지도 못할 곳으로 떠나버렸어요. 저 다음으로 바보같던 그
사람은 잡지도 못했지요.
그러고서 몇년동안 얼마나 방황했던지...
남편과 아이 둘 낳고 사는 지금도 가끔 그를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내는 것이 아니었는데...' 생각을 해요. 그 사람
입장에서라면 버림 받았다는 느낌을 가졌을 테니, 제가
많이 잘못한 것이니까요. 전 아직도 그를 다시 만나고 싶
은 마음이 있습니다. 못다한 사랑 고백이 아니구요. 지난
날의 제 미숙한 실수를 용서 받고 싶어서요.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사람의 마음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거나 또는 내가 원
하는 대로 흐르도록 조장은 할 수 있겠죠.
전 이제 옛사랑을 그리워 하지 않아요. 다만, 용서를 구
하고 싶을 뿐! 물론 그도 이젠 다 잊었을 거란 생각을 하
지만...
남편과의 삶이 불행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남편의 사랑
이 그를 잊고도 남게 하니까... 그 사람과 살았다면 느끼
지 못했을 감정을 남편은 가지게 해준다는 확신이 있으
니까요. 만일 시간의 차이를 두지 않고, 헤어진 사람과
남편 두사람을 놓고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전 주저없이
남편을 택할 것 같습니다.
한번도 제 가슴 밖으로 내어 놓지 못한 제 얘기를 님 덕분
에 이렇게 끄집어 내네요.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합
니다.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님의 몇마디 말과 슬픈
몸짓으로는 남편 분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랍
니다. 님 앞에서 표현은 자제할 수 있겠죠. 하지만 마음
까지...? 차라리 그 아름답고 교양있는 여인을 잊을 수
있도록 님 자신을 가꾸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외모
를 화려하게 꾸미시라는 얘기는 아니구요. 사람이 아름
답게 보이는 것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죠. 남편을 사랑
하시니 그 분이 아름답게 여기는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네요.
그 분의 짝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 떠나 보낼 결심을 하
신다면 그 한 남자를 위해 굳이 이래야 한다는 말은 할
수 없겠지만... 만일 그 분에 대한 미련이 너무 강해서 떠
나 보낼 수 없다면 시도는 해보시라고 하고 싶네요.
힘내세요. 제3자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