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정엄마가 우리집에 오셔서 김장을 해주고 가셨습니다.
이사를 하고 못와봤다고 편찮으신 아버지까지 오셔서 즐겁게 김장을 마치고 가셨는데,
저녁에 둘째 시누이한테 전화를 받아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사돈어른들 가셨냐고 먼저 묻더니 친정부모님들이랑 신랑 없는 틈에 한바탕 하더라구요.
남편이 총각때 저질러 놓은 일땜에 빚이 좀 많습니다.
결혼해서 4년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며 조금씩 갚아나갔습니다.
매달 신랑 버는거랑 내가 아기들 데리고 부업해서 버는거 합해서 200만원도 채 안되는 수입으로,
카드사에 45만원, 농협에 50만원, 일반개인 빚 20만원씩 정기적으로 갚고,
큰애들 급식비며 준비물등 15만원, 월세 15만원, 보험료가 5만원, 기름보일러라 집 기름값, 식구가 6명이나 되니 쌀도 한달에 20kg으로 모자라고,
작은아이들은 겨울이 되면서 감기를 달고 살아 둘이 이틀에 한번씩 병원을 가니 병원비만 한달에 10만원이 넘습니다.
전기세, 전화세, 핸드폰, 물세, 각종 경조사비....
정말 단한푼도 여유가 없이 십원짜리 잔돈푼하나 남김없이 알뜰하게 살고 있는데,
이번에 또 350이라는 목돈이 들어갔습니다.
매달 농약상에, 자재상, 축협에 다달이 조금씩 쪼개서 이자며 대금을 치렀습니다.
지난달부터는 농협에도 조금씩 갚았습니다. 많이 못 구하면 단 10만원이라도 보냈습니다.
그러느라 1년가까이 힘들게 들던 적금도 깨고 이제는 적금도 없습니다.
그런데 둘째 시누이 이번에 전화해서 난리도 아닙니다.
이번에 둘째시숙이 350을 마련해 줬거든요. 그 돈도 새달부터 50만원씩 갚기로 하고 빌렸습니다.
그런데 그걸 시누이가 알고, 분명히 둘째형님이 전화해서 뭐라고 했을테지요.
도대체 살림을 어떻게 하느라고 형제간에 돈가지고 우애를 깨느냐고 합니다.
매달 조금씩 모아서 연말되면 빚을 갚아야지, 다 먹고쓰고 있을때는 사치를 하고 없으니까 형한테 빌리게 하느냐면서 나더러 동생 죽일거냐고 하네요.
사실 매달 150가까이 빚갚아나가느라고 모을 생각도 못합니다. 모을 돈 있으면 왜 안모으겠습니까?
이번에 삯월세 단칸방에서 겨우 이년만에 방 두칸짜리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이사한집에 처음 와서는 휘 둘러보더니 살림살이 장만하느라고 다 썼다고 그러네요.
사실 우리 살림, 농도 장식장도 다 중고에다 애기아빠가 주워온거 그냥 쓰거든요.
아기들 미끄럼틀이며 인형놀이 장난감도 친정에서 조카들 쓰던거 가지고 온거구요.
식탁도 이번에 누가 쓰다가 처치 곤란이라고 해서 주워왔어요.
컴퓨터며 모니터도 중고 사다가 몇년째 잘 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거 다 사느라고 살림 헤프고 한다고 합디다.
아무튼 앞뒤 알아보지도 않고 욕하는데도 뭐 있습니다.
아이들 옷도 다 친정엄마가 아파트 청소하시면서 좋은옷으로 골라 주워다 입히고,
이번에 김장도 친정엄마가 농사지신 배추랑 파 무우 고추가루까지 차에 싣고 오셔서 해주고 가셨거든요.
넌 니 자식들한테 빚만 물려줄거냐, 왜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 부모가 되려고 하느냐,
부업도 저녁으로는 하지마라, 내 동생 힘들게 낮에 일하고 저녁에 가서 또 부업 도와줘야겠냐,
사실 신랑이, 저 애들델고 일하느라 힘들다고 저녁마다 함께 도와주거든요.
저더러 동생 아끼는 맘이 전혀 없다고 왜 부부지간에 그렇게 사느냐고 합디다.
정말 이렇게까지 시누이한테 온갖 시덥잖은 소리까지 다 들어가면서 살아야 합니까?
전 정말 신랑이랑 즐겁게 열심히 일하며 매달 빚 갚아나가며 아이들하고 삽니다.
다달이 갚아지는 빚 생각하며 카드대금영수증이며 대출금 영수증 보면 이달에는 이만큼 줄었다는 뿌듯함에 기운이 새록새록 납니다.
그런 저에게 그깟 350 시숙한테 빌렸다고 인간적인 모욕까지 합니다.
그것도 둘째형님이 직접 한것도 아니고 시누이 시켜서요.
온몸에 기운이 쭉 빠집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입이며 손이 다 부르트도록 힘들게 부업을 해도 결국에는 이런 소리밖에 못듣는다고 생각하니 일도 하기 싫어집니다.
그렇게 듬직하고 이쁘던 신랑도 보기 싫어지려고 합니다.
자기가 저지른 일땜에 술도 안 마시고 퇴근해서 곧장 들어와 나 힘들다고 부업 도와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던 남편인데 그것조차도 고맙지가 않습니다.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기운 내야 하는데....
오늘은 온몸이 기운이 없어 아무일도 손에 안잡힙니다.
우리 막내 또 열나고 코 흘리는데 오늘도 병원을 가야겠는데 지금 단 5천원밖에 없으니...
이 돈을 쓰고나면 또 어떻게 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