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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자란 글자와인연을 끊고


BY 티피 2004-12-08

결혼 7주년이 막 지났고 3살배기 아들하나랑 9주들어가는 둘째를 임신 중.

 

정말 지난 7년간 치열하고 시끄러운 나날들이었습니다.

결혼이란게 이토록 사람을 미치게 할 줄은...

 

그 동안 빚도 1억을 넘어섰고

그나마 꾸준히 들어오는 돈이라도 있어 살만 합니다.

 

지긋지긋했던 시어른들의 횡포로 부터 벗어났습니다.

남편의 결단으로 해방이 되었죠.

정말 새삼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안 봐서 더 좋은 사람이 있긴 있나 봅니다.

 

그래선지 둘째는 금방 가지게 되네요.

 

전 동네 북이었습니다.

아들이 서운하게 하고 딸이 시집에서 조금만 싫은 소리 들어도

모든 화살이 내게 다 옵니다.

딸이 못 받는 행복양 만큼 내 행복도 뺏아가야 직성이 풀렸는가 봅니다.

시집와서 최저 생계비만 받고 살았습니다.

자기 아들이 다 갓다 썼습니다.

나중엔 다 같이 갓다 쓴것 처럼 뭉떵거려 난리 부립니다.

돈이 없는 집안도 아닙니다.

 

흥분하고 따질때 보면 거의 실성한 사람 같습니다.

왜 아들하고 싸우고 나한테 분풀이냐구요.

6년동안은 대신 가서 빌기도 하고 편지도 써주고

어쨌든 좋은쪽으로 마무리 짓고자 노력했었습니다.

헌데 내 아들 앞에서 정신나간듯이 싸워 댑니다.

담날 나보고 대신 빌러 안온다고 난립니다.

제 정신은 아닌듯 합니다.

그래서 제 정신인 내가 제정신으로 조목 조목 따졌습니다.

어영부영 넘어 가고선 그 일에 대해 선심 쓴다는 듯 봐 준다나?

그냥 넘어 갔다고 생색 냅니다. 어이 없어서..

그냥 넘어 갈 노인네가 아닙니다.

보통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사과를 받아야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넘어가는 성격입니다.

같은 일로 인해 몇번을 닥달하고 아닌일까지 갖다 붙혀서

아주 날 천하에 나쁜년으로 몰아 부치는 성격이죠.

근데 왜 그냥 넘어 갔을까요?

가증 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정말 분노를 넘어선 증오를 넌어선 이젠 담담하기 까지 합니다.

왜 그런 사람때문에 이런글을 쓰는걸까 잠시 의문이 들 정도로.

하여튼 큰 일을 앞 두고 있어 말대로 그냥 넘어거 주더군요.

 

 

사정상 매일 보는 일을 보름간 했습니다.

그 때마다 안부 안 물고 전화 안했다고 시비 겁니다.

이유는 다른데 있죠. 당연히. 돈 쓴 만큼 결과가 안 좋다 보니...

본전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만만한게 나였겠지요.

누가 누구를 위로할 상황이었다면 말도 안합니다.

그 일로 인해 내가 겪어야했던 그 모들 일들 .

그 생각만으로도 이 남자를 만난 자체를 저주했었습니다.

어른이 뭡니까 어쨌든 실패한 새끼가 둥지라고 찾아 들면 맞아는 주어야죠.

거기다 시비를 겁니까? 것도 얼토 당토 안한걸 가지고..

볼때마다 잔소리하고 사람 질리게 한건 생각도 안 났는가 봅니다.

난 나름대로 미칠 것 같았는데..

 

난 동네 북이 되기 싫어서 사표를 던졌습니다.

아들은 내가 키우기로 하고

7년간 뭐 그리 나쁜 아내는 아니였으니 위자료도 좀 받아 살아 갈려고

이혼서류를 작성해서 통고 했습니다.

 

아빠란 사람 펄쩍 뛰며 난리 났습니다.

모든 방패막은 지가 된답니다.

다시는 안본다 그랬습니다. 그러랍니다.

그래서 다시 맘 잡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 일 이후로 난 이 집안의 모든 굴레에서 벗어 났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영원히 이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그러겠지요? 나쁜년...

원래 나쁜년이 오래 건강하게 잘 삽니다.

착한년은 화병에 암에 걸리고 병도 많고 흘리는 눈물도 많습니다.

이제는 눈물이 아까워서라도 나쁜년으로 살고자 합니다.

 

남편은 여전히 아니 더 잘해 줍니다.

더 비위 맞춰주고 테레비에 고부 갈등 시누사이 문제만 나와도

꼭 며느리 편을 들어 줍니다.

원래 내가 좀 부당한 대접을 받는다 싶으면 그 자리서 못 참고 얘기도

잘해 ?더랬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있고 없는데서 내 대접은 항상 달랐지만요.

그러더군요. 여태 잘 참다가 왜 그러냐고.

그랬습니다.

 

왜 느들 끼리 싸우고 내게 화풀이냐고.

철 좀 들라고.

 

빚도 늘고 돈은 부족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내 행복도 사라집니다.

변해 보세요.

두렵다고 참다간 죽음의 두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지금 같으면 남편이랑 평생 살고 싶네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 지기는 하는가 봅니다.

 

이런말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는데

써 놓고 보니 후련하고 새삼 내 행복을 실감하네요.

정말 정말 내가 좀 변하니 행복이 찾아 오네요.

 

욕하실분도 계시겠지요?

사람마다 인내의 그릇은 다른가 봅니다.

누구는 잘 참아내고 견뎌 내셨겠지만 전 그 보다는

혁명을 택했습니다. 그게 부작용은 있지만, 또 재 평가의

우려는 있지만 그래도 지금의 행복이 그런 모든일들을

견디게 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전 지금 100%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