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하네요. 이제 곧 우리 아기도 태어날 텐데...
전 임신 7개월이고 결혼한지는 삼년넘었구 남편은 서른중반 저는 서른초반입니다.
이년넘게 맞벌이하다가 임신을 어렵게 해서 또 남편이 가사분담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임신한 참에 집에 있게 되었어요.
남편은 요즘에 집에와도 한숨을 푹푹쉬고 고민이 많아보이고
집에와도 늘 회사생각하는 것같았죠.
남편은 바로 매형회사에서 직급높은 자리에 있어요.
연애때부터 다녀서 회사다닌지는 7년쯤 되었구요 사장(매형)이랑 성격도
많이 다르고 친하지는 않아요.
다만 나이가 들어도 고시공부하는게 못마땅해서 누나하고 시부모님하고
합세해서 매형회사에 들여보냈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정말 열심히 바쁘게 자기일처럼 일했어요.
정말 아침 8시반에 나가서 밤 열한시전에 들어온 적은 한번도 없구요
당직도 많이하고 일요일에도 사장이 부르면 뛰쳐나가고
연애때부터 바쁜거 알았기에 전 늘 외로웠지만
먹여살리느라 저렇게 고생이니 이해했죠.
저녁도 신혼이었지만 둘이서 삼년넘게 저녁먹은지가 거의 없었구요.
아침만 집에서 먹고가고 어느날 늦게 일어나면 못먹구가고...
전 남편의 노고를 알기에 알뜰하게 살림하고 저축했구요.
제가 어렸을적에 너무 돈없는집안에서 고생했기에 남편과 나중에
우리애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모았어요.
그런데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 그렇게 우울했었나봐요.
남편은 고지식하고 자존심이 세서 굽신거리는걸 못하고
자기가 리더가 되고싶어해요. 하지만 제가 볼 땐 아직 시기상조거든요.
아무리 자기회사처럼 일해도 사장이 알아주지도 않고
직원들 앞에서 자기만 바보취급한다나요.
그러나 제생각엔 그건 남편생각이고 사장은 누구나 잘못하면
부하직원이라면 누구나 꾸중을 했을텐데 남편이 자존심이 세서
그걸 못견뎌한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말주변도 없구 사장비위도 못맞추고 아부도 할줄 몰라요.
그래서 오죽하면 시누(누나)가 그러더군요.
야, 너두 응 매형에게 (본인남편) 아부도 좀 하구 그래라.
남편은 성격상 아부할 성격이 못됩니다.
그저 일만 열심히 해서 사장이 인정해주길 바라죠.
그런데 과연 사장이 원하는게 그 일만 열심히 하는걸까요?
제가 볼 땐 그렇지 않아요. 저두 매형(아주버님) 을 명절에나 간간히 보긴
하지만 대기업에 있었던 무척 똑똑하고 화술이 뛰어나고 남들을 챙길줄
알며 시누의 말씀을 들어보면 술을 좋아하고 부하직원이 아부성발언하는
것도 참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땐 남편은 사장이 본인에게 정작 무얼 원하는지
모르는 것같고 안다고 해도 남편은 그럴만한 성격이 못된다 그거지요.
저야뭐 남편이 매형회사에 있으면 연봉도 많고 안정적이고
항상 시누가 신경써주니 더할나위없지만 평양감사도 자기 싫으면 그만이라고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네요.
입장바꿔보면 한직장에 7년있었으니 슬슬 지겨울 것같기도 하고
매일 그렇게 월급은 많지만 몸바쳐 충성해도 오우너가 알아주질 않으니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지않나 싶기두 하구요.
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가 아닌가싶네요. 말로는 자기사업을 하고싶다지만
사업자금도 없구 아직 나이로보나 능력으로보나 사업할 시기는 아닌 것같구
그렇다고 성격이 호탕하고 활달한 시아버지닮아 장사할 타입두 아니고
(시아버님은 남편과 반대성격으로 장사를 수십년을 하셨죠)
남편은 시어머니닮아서 과묵하고 자존심이 무척 셉니다.
그때 시부모님가게에서 우리둘이 가게를 잠깐 보는데 손님이
오실때도 가실때도 어서오세요 ! 안녕히 가세요 ! 이런 기본적인 인사도 안하더군요.
남편은 지금 자기사업이든 장사를 하면 일이년간 당분간은 돈을 못벌어도
자긴 성공할 자신 있다고 하거든요.
제생각엔 이 매형회사에서 삼년에서 오년간 매형에게 배우면서
대학원 경영쪽도 보내준다고 했으니 경영쪽도 공부하면서 회사를 다니면서
더 경력을 쌓은뒤에 사업이든 장사든 (그때는 어느정도 밑천도 마련될테니)
하는게 어떨까 생각은 하는데...
아직 이렇다 저렇다 제생각을 말하진 못했구요.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힘없이 출근하는 모습이 안타깝구
책임감 강한 남편은 저하고 뱃속의 아기 굶길리는 없을거라고
자길 믿냐고 저보고 자꾸 자기편맞냐고 그러는게 정말 당장이라도
사표쓰고 나올 것같아요. 허긴 저같아도 안맞는 매형밑에서 있으려면 치사하긴
하겠어요. 하지만 당장 나온다고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는 일이 그거라 다른회사에 가긴 나이도 그렇고 저사람 성격도 그렇고
더 힘들 것같아요.
전 그래도 잠은 실컷 잘 수 있는 학원강사일을 했었지만 하루에 몇시간
일하는 것도 힘든데 하루에 열시간도 넘게 눈뜨면 출근하는 남편에게 차마
우리애기도 태어날텐데 자기가 맘잡아야지 어쩌냐라는 말이 차마 안나오네요.
제가 이런얘길 하면 억지로라도 다닐 그이지만 이시점에서
제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그도 저를 보면 책임감과 부양의무로
속상한지 한숨이 푹푹 나오나봐요.
제가 배불뚝이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취직해서 힘이 되어주고싶네요.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래 까짓껏 당장 때려치고 자기일해봐라고
힘을 실어주고 싶지만 앞날이 막막하고 그러다 빚만 잔뜩 지는게 아닌가
겁나고 그렇다고 그래도 자기가 참고 다녀야지 어떡해 하고 말한다치면
남편이 인정도 못받고 그러고 있는게 불쌍하고 안타깝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