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각자의 삶을
살다 5년전 제가 엄마를 찾았습니다....
엄마는 외국에 살고 계시고 아버지가 다른 남동생도
있었습니다... 5년전 그때 엄마를 처음 보고
오늘 두번째로 만납니다......서로의 삶이 힘들다보니
자주 만날수 없었습니다....
4월 12일 엄마가 한국에 도착한날....
저는 딸로서 인천 공항까지 마중 나가지도 못했고
엄마가 머물고 있는 경기도 이모 집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저번주 토요일은 외할아버지 생신이었는데 가보지 못했고...
외조부모님도 외국에 계시다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한국땅을 밟으셨기에 이번에 외조부모님을 뵙는게
마지막일수도 있는데...... 저는 그냥....
엄마가 저 있는 곳으로 오시기만 기다렸습니다....
엄마또한 제 처지를 알고 제 남편의 성격을 알기에
구지 오라 소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제 입장이 너무 싫습니다...남편한테 얽매여
눈치 보느라 제 주장 한번 제대로 못펴고 심지어
엄마 만나는 것까지 남편눈치를 보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오늘 2시30분이 되면 엄마를 만날수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내일 다시 서울로 가신다 합니다...
바쁜일이 있어서, 이번주 수요일이 아니면 일을 처리 할수 없는게
있어서 가야 한다고 합니다....전 못되게도 오늘 오지 말고
볼일 다보고 한가해지면 오라고 짜증섞인 말투로 말했습니다....
조금 섭섭하기도 했습니다...엄마가 한국에 오면 나를 만나는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성적으론 당연하다...엄마도 몇년만에 한국방문인데
얼마나 볼일이 많겠나..하는 생각이 드는데 마음으론 그렇지 않습니다...
딱히 이유도 없이 섭섭하기만 하고....
왠지 오늘 왔다 내일 가면 그뒤론 다음 한국 방문때나
볼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하루만 있다 가냐고 하니까 외조부모님이 아프셔서
그렇다고 합니다...
(엄마가 캐나다에서 모시고 사는데 두분다 큰 수술 하시고
현재 몸이 많이 안좋으신 상태입니다...현재 외삼촌 집에
머물고 계시지만 외삼촌들이 돌본다 해도 같이 산 엄마만큼
챙겨 드릴수 없으니까요....거기다 지금 상태가 조금 악화되었다고
하니까 더더욱 엄마손이 필요하겠지요...)
알고 있었던 사실 입니다...
두분다 많이 편찮으신 상태로 캐나다 의사의 허락을 받느라
이렇게 늦게 나온거...알고 있는데 왜이리 섭섭한지....
난 30년동안 엄마를 기다리다 찾았는데
엄마한테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도 알았는데
엄마가 나한테 갖는 관심이 너무 적은거 같아 내내
가슴 한켠이 아픕니다....
이기적이지요....이기적입니다......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게 이런거 같습니다........
엄마를 마중 나가서 어떤 얼굴을 해야 할지,처음 보는
동생을 보고 존대를 해야 할지,어떻게 불러야 할지....
엄마를 만난다는 설렘보다 이런저런 고민거리가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엄마한테 이 못난 감정을 들킬까봐 걱정입니다....
딱히 잘해 드릴 수 있진 않지만 하루 머무는 동안 만이라도
마음 편히 계시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만남이 지나면 언제 다시 볼지 기약할 수 없지만
몇년뒤 다시 만날땐 이런 촌스러운 섭섭함 따윈 안가지는
좀더 철든 저를 보여 드렸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