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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 내 남편이란 인간이 맞는지


BY 열받은 이 2005-04-23

어제 남편과 한 바탕하고 뒤 끝이 개운치 않는 상태에서

이주 전부터 아이들과 약속해 놓은 수영장을 함께 가기로 했다.

정말이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늘 약속을 어기는 부모라서

이번 만큼은 약속을 지키자 싶어 내키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수영장을 가기로 했다.

자유수영시간이 오후라 이른 점심 먹여서 설갖이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이 인간 뭐 한 게 있다고 코를 곯며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자는 얼굴에 뭐라도 끼얹고 싶지만

상상만 할 뿐 참았다.

상상만으로도 어찌나 통쾌한지..

십 사년을 살아도 고운 소리 웃는 표정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인간이었는데 더러운 게 정이라고 그래도 붙어 살고 있는

내 자신도 처량하고 한심하다.

시간 맞춰 아이들 챙겨 동네 실내 수영장으로 향했고

남 인것 처럼 각자 따로따로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어린이 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너무 행복해 보였고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나는 나대로 물 첨벙거리면서 즐겼다.

남편이란 인간 어지간히 마누라 챙기는 것처럼

잘해주려는 티 너무 낸다.,

웃긴다. 가소롭다. 언제부터 지가 날 챙겼다고

남의 이목을 생각하는 그 이중적인 성격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개그 프로에서 나온 것처럼 너를 이중 성격의 최고봉으로

임명하노라. 상패라도 새겨서 주고 싶었다.

중년의 여인이 레인으로 들어오면서 남편한테 아는 척을 했다.

내가 여지껏 본 남편의 모습 중 이런 모습도 숨기고 살고 있었나

싶은 모습을 보았고 나 스스로도 야! 사람은 오래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 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어찌나 상냥하고 부드럽게 그 아주머니를

대하면서 예의를 깍듯이 차리는지.

옆에 서있는 남편 얼굴 한 번 더 쳐다보았다.

한참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더니 마누라는 철저히 무시하고 아예

아는 척도 않하고 물론 아는 척하는 것 자체도 싫었지만.

뒷전인지 그 아주머니와 서로 수영을 지도하면서 수영 시합까지

하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인지..

연방 예예. 그럼요. 그렇게 하는 방법이 있었네요.

덕분에 한 수 배웠습니다., 가르쳐 주신 덕분에 시간 나시면

차라도 한 잔 대접히고 싶습니다.

저게 내 남편의 얼굴이란 말인가?

순간 내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철저히 사기를 당하고 산

느낌이 들었다. 구역질이 나려했고 속에서 욱하는 것이 치밀었다.

저 인간 나에게는 웃음조차 사치라면 그렇게 인색하게

대했던 인간이 어찌 저렇게 가증스럽게

다른 여자에게는 저리도 상냥하게 대할꼬.

뒷 통수 맞았다는 생각에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아

다른 레인으로 옮겼다.

잘 빠진 아줌마 한명이 남편과 그 일행을 보며

다가와 무슨 계조직이라도 한 듯 너무 정다운 담소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를 마누라라고 그 아줌마들에게

소개를 하면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상함을 가장한

너털웃음을 웃었다.

나 자격지심에 고개만 까딱하고 철저히 남편 모른체하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자들이란 모두 다 그런가 마누라한테는 발뒷꿈치의

때처럼 하찮게 여기면서 남의 여자들에게는 그렇게도

친절을 베푸는지..

누가 그러더라.

뭐 달린 것들은 오로지 하나에만 신경이 집중되어 있다고

이 인간도 예외는 아니었나 보다.

더러운 꼴보고 나니 기분이 상해서

욕 한마디 해주었다.,

야 이 나쁜 새끼야. 너 그렇게 살지마.

남편은 기분이 몹시 상했는지.,

그냥 누워 잠만 잔다. 자는 척을 하는지.

나쁜 놈, 남의 여자 챙기지 말고 늙어 병수발이라도 들어 줄

마누라부터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