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여자친구를 결혼하고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신랑들도 같은 회사다니고 같은 아파트에 살게되어 친하게 지냈다.
학창시절 얘기도 하고 아이키우는 이야기며, 매일 만나도 즐거운 그런 사이였다.
하루는 집에 찾아와서 하는 말이, 시동생내외가 이민을 가는데 어린이 영어비디오를
주고 갔다고 ,자기는 그거와 똑같은 게 있어서 저렴하게 사지않겠느냐는 거였다.
평소 사고싶던 거기도 하고 싸기도 해서 얼른 사서 아이에게 보여주니 너무 좋아하는 거였다. 친구가 고마웠다.
그렇게 서로 시댁흉도 보고 사는얘기도 하면서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는데...
어느날, 시댁얘기를 하던 중간에 , 이민갔다던 시동생내외가 사실은 이혼해서 아이는 시어머니가 키우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진실인 즉슨, 이혼한 시동생 조카의 비디오를 자기가 가져온 거였다.
시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시니 잘 모르시고 있어봐야 애도 안볼거 같아서 가지고 온 거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그때 그 친구의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조카의 책이나 비디오들을 챙겨온 모양이다.
그걸 나한테는 이민가서 파는거라고 거짓말을 한 거였다.
기분이 나빴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런 모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는 싱글벙글 거리면서 집에 와서는, 어제저녁 자기 신랑이 길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그 안에 돈이 몇 만원 정도와 신분증,카드가 들어있었는데 돈만 빼내고 지갑은 우체통에 넣어줬단다.그러면서 나쁜 사람들은 카드도 쓰는데 자기 신랑은 돈만 뺐으니 지갑 잃어버린 사람에겐 오히려 다행일거란다.그 돈으로 아이들이랑 치킨과 과일을 사먹었단다.
너무 실망했다. 정말 신랑들만 같은 회사 안 다니면 절교하고 싶을 정도였다.
난 당연히 지갑을 주우면 경찰서나 우체통에 넣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충격이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말하다니...
나같으면 누가 알까봐 무서울거 같은데...
그러다가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가끔 그 친구집에 놀러가면 점심시간이 2시 넘어서 까지도 밥 한번 먹으라는 소리를 안한다.
저도 배고플텐데 차리기가 싫어서인가 보다.
아예 그 친구집에 갈땐 나 먹을 라면을 사들고 거거나 1시 쫌 넘으면 그냥 버스타고 집에 돌아와서 밥 먹었다.
내 성격이 사람을 잘 못사귀는 성격이라 친하다는 친구가 그 친구밖에 없어서
찾아간 거였는데...
그러다가 친구하기 싫어졌다.
찾아가도 밥 한끼 주는 법도 없고, 내가 전화 안하면 절대 전화안하고(전화비 아까와서).
사람이 단점도 있으면 장점도 있는 법.실망스러운 점이 적지 않은 친구였지만
그래도 내 말 잘 들어주고, 시댁과의 갈등때 같이 화내고 걱정해주던 그 마음이 좋아서
친구로 지낸건데, 이제는 싫어져서 연락을 안한다.
역시나 그 애 역시 절대 전화한번이 없다.
그 애도 나한테 실망하고 싫은 점이 있겠지.
잘 지내란 말도 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우연히 만나 친하게 지냈던 것처럼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이 헤어진 것이다.
나도 별반 아쉬울게 없으니 그 애와 난 그저 ,친구(親久) 는 아니었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