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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사는게 죄..........


BY dotong 2005-05-15

떨리는 가슴으로 마음 속의 말을 적어 봅니다

사실 우리 애때문에 고민입니다

우리애가 7살인데 아직 한글을 모릅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름석자 가르치는것만 1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남들보다 늦게 트이거니..생각을 했는데 아무리 가르칠려고 해도 이해력이 부족한지 생각을 안하는 건지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애가 글씨 못 읽는것만 빼곤 괜찮습니다

어른스럽다고나 할까요....어떻게 말을 할까요....음....

아빠,엄마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에 혹 제가 아프다고 누워있으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물수건을 얹어 주곤하죠

애를 키우면서 정말 손한번 안간애입니다

우유병도 알아서 떼고 화장실도 혼자서 가렸고 밥을 먹을때도 알아서 젓가락을 사용 하더라구요

외동딸이라도 주변사람들이 모를정도로 어딜가나 언니 누나 티가 나는애입니다

그런데 유독 글만 드디네요...

사실 저희 집이 너무 어려워 얼마전에만해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형편이 너무 어렵다 보니 남들 다 보낸다는 어린이집한번 못 보냈고 학원이다 학습지다 한번 못 시켜 봤습니다

그래도 옆에서 일러 주는대로 제 나름대로 아이를 가르쳐 보고자 단어카드도 만들어 보고,누가 이렇게 해서 한글을 뗐다면 그렇게도 해보고...여하튼 겨우겨우 가르친게 이름 석자 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서 말이 많습니다

시댁이며 친구들이며 이 아이 저 아이 비교를 하는데 맘이 편할리가 없죠......

주변에서 벼래별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애를 너무 놀린다...부모가 오죽 못 났음 애 하나 건사를 못 할까...계모다...로 시작해 결국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월급80도 못 받고 일을 다닌다고 애를 이집 저집에다 맡겨...

라며 제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에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습니다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들을때마다 사정 얘기해 봐야 '요즘 그런 사람이 어딨어? 다 핑계지~애들 교육은 빚을 내서라도 해야 되는거야~관심이 없네~~'

빚이요?

낼 수 있음 벌써 냈죠..

누워 침뱉기지만 잠시 말을 하자면...

저희는IMF때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나이 21살에 시집와 말 못할 고생을 했죠

한창잘 나가던 저희 부부는 저는 공장으로 남편은 일용직으로 나가야 했고 어마어마한 액수의 빚은 고스란히 짐이 되어 아직도 목을 죄고 있습니다

애를 낳고도 산후조리는 저에겐 사치였습니다

친정식구가 없었던 저는

"여자가 집에 잘 들어와야 한다

여자 하나 잘 못 들오면 집안이 망하는거야"

라는 소리를 들으며 아픈배를 움켜잡고 일터로 나가야 했습니다

신랑의 배려로 겨우겨우 월세200짜리 방을 얻어 분가해 살면서 세식구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며 살았지요

다른 식구들은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쌀이 없어 밥을 못 먹어 젖이 안나왔어요 분유값이 없어 밀가루로 풀을 쑤어 애를 겨우겨우 먹었지요

시댁으로 달려가 사정얘기하고 분유값이라도...

그랬다가 오히려 형님네 돈 빌렸던 2만원갚고 왔습니다

우리 신랑의 일당이 고스란히...

이자가 고스란히...

그래도 감사 한건 사무실에만 앉아있었던 남편이 식구들 생각해 이것저것 일이 있음 닥치는 대로 했다는 거였습니다

다행히 성실한 신랑은 철강회사에 취직이 되었고 힘들고 고단했지만 매일 일을 할 수 있고 우리돈은 아녔지만 월급이 보장이 되었죠

그러던 사이 저도 일을 다니며 애는 고스란히 이집저집으로 맡겨 지게 되었습니다

아빠 엄마랑 아침마다 떨어지면 서도 한번 울지도 않았던 아이입니다

오히려 제게

"엄마!오늘 잘 놀고 있을께요.걱정하지 말아요"

라며 오히려 저를 안심시켜주었습니다

우리아인 여태 무엇이 갖고 싶다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철이 일찍 든탓일까요......

사주겠다고 해도 오히려 만류를 하며

"나중에 돈 마니 벌면 사주세요.지금은 필요 없어요"

라고 한답니다

가슴이 무너지다 못 해 갈귀갈귀 찢깁니다

어느날 인가...네살때즈음 입니다

떡볶이 집앞을 지나는데 아이가 오뎅을 한참을 뚫어 져라 보더라구요

"먹을래?"

"아뇨.."

"왜?"

"안먹어요"

"먹자"

"돈없어서 안먹어요"

순간 이게 네살짜리 입에서 나올말인가 싶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속상하더라구요

오뎅하나를 사다가 강제로 손에 쥐어주곤 한참을 속으로 울어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둘이 열심히 번덕분에 몇억의 빚은 몇천으로 줄어 밥은 안굶고 살지만 여전히 이자로 원금은 갚지도 못 하고 있죠...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사는거 자체가 사실 힘듭니다

재수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던가요?

결혼할 시기에 IMF터져 식도 못 치르고 재수 없는 며느리 낙인 되어 알콩달콩신혼시절도 지내보지 못 하고 겨우 아이 출생신고 하면서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임신했다고 했을당시 애를 지우라더군요

생활도 어려운데 돈벌어야지 무슨 임신이냐고...

그래도 웃긴건 낳아 놓으니 시부모님이 젤 이뻐하십니다

지금이야 부모님 하고 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님들이 압권이네요

벌써 부터 추석이 걱정입니다

이번에도 가면 애 키울자격없다는 소리듣고 형님애들 자랑이나 잔~~~뜩 듣고 비교당하고 올텐데...

애 착한거 글씨 못 읽는다니 아무소용 없답니다

하도 속상해서

어린이집에 뭔가 씌인듯 갔습니다

너무나 보내고 싶더군요

하지만 매달 들어가는 원비가...

원장님왈

"동사무소에 가면 학부모님 계세요~가셔서 내가 보냈다고 하면 알아서 해 줄거예요

그렌져 타고 에쿠스 타도 다 지원받고 보내요~~"

떨리는 마음으로 동사무소로 향했죠

"아무런 재산이 없으시네요~~~안되겠는대요~"

"네?왜요?"

"재산이 1억이 있고 빚이 5천이면 부채로 인정이 되서 지원이 되는대요.

이분같은 경우는 재산은 없고 빚만 있잖아요

부채로 인정이 안되요~"

엉~엉~

한스럽더군요

이런경우도 있습니까.........???

지원이라더니 있는 사람들 더 잘 살으라는 지원이였던가 봐요

우리같은 사람은 애 교육도 못 시킨다는 말입니까.....엉엉~

무지 울어댔죠~

오히려 우리아이가

"엄마 나는 괜찮아요~울지 마요~"

이미 그때는 내속이 내속이 아니더군요

다 청산하고 죽고 싶더라구요

그래도 산 목숨 어디 끊기가 쉬운가요....

다시 힘을내 아이와 마주 앉았습니다

그 똑똑하던 녀석은 보이지 않고 멍~~한 아이가 앉아 있습니다

요샌 글모르고 학교가면 왕따라는데...걱정입니다

낱말카드 단어카드 다 소용없고 쓰던 학습지라도 얻어와 해도 소용없고 금방하고 돌아서면 모르고 또하고 또하길 1년반...그게 바로 이름 석자입니다

저는 발등의 불에 난리가 났고 우리애는 우리애 나름대로 스트레스인거 같더라구요

달래도 보고 야단도 쳐보고 협박도 해보고 칭찬도 해봤는데 왜 이렇게 더딘거죠?

아예생각도 안하는거 같더라구요

어떻게 이름 석자만 1년 넘게 걸릴 수가 있죠?

너무 고민이예요~

이럴 수록 없이 사는게 한스럽기만 하고 저도 이젠 속상해서 아이를 보면 짜증이 납니다

모든게 제 탓인것만 같고 제 스스로도 제 자질이 의심스럽습니다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모든 감정들이 마구 밀려 드는 기분이 듭니다

긴 사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서툴러 횡설수설 한점 있더라도 양해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