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저는 아줌마가 아니고 아저씨입니다.
여러 아줌마들의 글을 읽고 남자인 저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먼저 저는 폭력성이 좀 있는데요, 그렇다고 와이프나 아이를 때리지는 못합니다. 절대요. 다만 싼(?)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방문을 주먹으로 한번 칩니다. 안그러면 도저히 스트레스가 안풀리네요.
저는 저희집 그러니까 아줌마 입장에서 보면 시댁이죠. 저희집만 생각하면 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가 IMF 때 실직하고 어렵게 컴퓨터 배우면서 재활을 하려고 할 무렵 한살도 안된 제 아들을 시댁에 있는 어머니에게 맡겨서 키웠습니다. 저희 형과 형수님, 아버님, 어머님이 같이 사십니다. 지금도요.
그때, 형이 밤에 가끔 전화를 해서 너희들 지금 잠이 오느냐, 어머니가 지금 몸살 때문에 힘들어하시는데 잠이 오느냐며 핀잔을 주기 일쑤였습니다. 형의 딸 둘도 어머님이 다 키워주셨는데 우리한테는 왜그랬는지... 우리도 맞벌이하면서 먹고살다보니 어쩔 수 없는데.. 그리고 우리 와이프가 애낳을 때 어머님 이외에는 아무도 오지도 않더군요. 또 저희는 일산에서 종암동까지 주말과 휴일이면 쉬지도 못하고 시댁에 찾아뵙고 했죠. 차도 없어서 버스를 두번씩인가 갈아타면서 말이죠. 이건 예전일이니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그러니까 2003년 6월에 아버님이 운동을 하도 안하셔서 다리 동맥인가가 막혀서 수술을 시켜드렸습니다. 아버님도 수술을 원하셨구요.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셔야 완쾌된다고 말씀드렸고 약속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퇴원하신 다음에 운동 안하시더군요. 그래서 지금도 발이 아프다, 허리가 아파서 걷지를 못하겠다... 변비가 안낫는다.. 엄살(?)을 하시네요. 지금 아버님 약값만 한달에 15만원 들어갑니다. 그거 저희가 다냅니다. 많이는 못드리지만 한달에 부모님 용돈 25만원씩 드립니다. 운동을 하시면 안들어갈 약값인데 운동은 안하시고 약에만 의존하십니다. 수술을 괜히 받았다고 하시기만 하고... 우리 가족들 외식을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아버님이 움직이려 하질 않으시니까요. 우리집, 형집 다 차도 있습니다. 그러니 형이 또 저에게 스트레스를 풀더군요.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형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가 어제 사실 수원에 사는 사촌 동생네에서 자기로 하고 에버랜드에 놀러가기로 했거든요. 그것 때문에 형이 전화해서 형 막내딸이 같이 가고 싶어하니 종암동에 들러서 애를 태우고 가라고요. 완전히 명령조더군요. 그래서 거절하기가 좀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끊고 생각하니까 2시에 퇴근해서 3시 정도에 일산에서 용인을 직접 가는 것도 버거운데 종암동에 들렀다 가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 형에게 전화를 했죠. 주말이라 차도 막히는데 좀 힘들 것 같다고 하고 제가 사정을 이야기하려고 하니까 뭐 화를 내더니 그냥 끊어버리더군요. 기분 무지 나쁘더군요. 아무리 제가 막내라고 해도 한 가족의 가장인데... 그러니까 옆에서 듣던 어머니가 형수한테 전화를 해서 뭐라고 하시는 것 같더군요. 조금있으니까 형이 전화를 해서 어머니가 나한테 안된다고 하라고 그런 줄 알고 화를 냈다네요. 하참.... 저희 형, 형수하고 어머님이 사이가 좀 안좋은 상태입니다. 이건 글로는 설명불가한 미묘한 감정이라서...
하여튼 형이 그점은 사과를 했는데 계속 뭐가 문제라고 애를 못태우고 가느냐고 그러더군요. 종암동까지 오는 것은 차가 밀리지만 거기서 용인쪽으로 가는 것은 안막힌다고 집요하게 말을 하더군요. 저도 좀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그럼 형이 애 데리고 여기 원당까지 좀 들려서 애 내려주고 가면 내가 데리고 가겠다고 했더니 그럴려면 뭐하러 너한테 부탁하느냐, 그냥 자기가 용인까지 가는 게 낫겠다고 그렇더군요. 이왕 내가 움직이니까 내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며 계속 명령조로 그러더군요. 부탁의 기미는 조금도 없구요. 참 이해가 안가더군요. 게다가 우리 안자고 당일 놀고 그냥 집에 오기로 했다고 하니까 그게 뭐가 문제냐며 밤에 종암동에 애 내려주고 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아니 10시에 놀이공원에서 나와서 종암동까지 가려면 1시간 반은 족히 걸리는데 그럼 11시반에 내려주고 또 우리집에 가면 새벽 1시 다되서 가는데 그럼 우린 쉬지도 말라는 건지.. 더군다나 저는 현충일에 안쉽니다. 야근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못한다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끊더군요.
사과는 받았지만 속으로 정말 열이 받더군요. 저희 머머님이 평일에는 저희집에서 애봐주시고 토요일에 가셨다가 일요일 저녁 때 저희집에 다시 오시는데요, 저희가 주말마다 바래다드리거나 모시러오지는 못해서 한달에 한번 정도 그렇게 하는데 저희 형은 한번도 차로 어머님 모신 적이 없습니다. 시댁이던 우리집이던 무슨일이 생기면 우리가 움직여야 합니다. 저는 이게 짜증나더군요. 어떨 때는 갑자기 아버님 약이 떨어져서 평일에 퇴근해서 제가 약 갖다드리러 차 몰고 갔다 온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형은 한번도 움직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저희 형도 대기업에서 근무하느라 바쁘고 피곤한 것 저도 알지요. 저도 사실 피곤합니다. 솔직히 저 대학 나와서 사무직이나 컴퓨터쪽 일하다가 경기가 안좋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산직으로 취업을 했거든요. 저도 피곤합니다. 아니 상황이 되면 형도 좀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하여튼 제가 성격이 좀 예민해서 그날 저녁부터 몸이 좀 안좋더니 토요일에 퇴근할 무렵에는 속도 안좋고 해서 놀이공원 가지 말자고 와이프한테 말했습니다. 당연히 와이프는 기분이 안좋겠죠. 그러더니 저한테 신경질을 내면서 애하고 둘이서 롯데월드 간다고 하더군요. 순간 제가 너무 섭섭하더군요. 도대체 나라는 존재는 뭔지 순간적으로 열받더군요. 그래서 책 하나 집어던지고 문짝 하나 주먹으로 쳐서 좀 부셨습니다.
폭력을 휘두른 제가 잘못한 것은 정말 스스로 인정합니다. 나쁜 행동이죠. 그런데 우리집 생각만 하면 저도 모르게 답답합니다. 형내외와 우리 어머님의 보이지 않는 갈등, 소극적인 아버님의 생활... 언제까지 아들뒷바라지 때문에 어머니를 우리에게 잡아두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아이 키우는 것도 우리가 부모인지 어머님이 부모인지 아이 좀 야단 칠려고 하면 난리가 납니다. 우리는 완전히 돈벌어오는 보모같습니다. 어머님이 아이 키우는 방식에 대해서 너무 권리를 내세우시는데 이것도 스트레스더군요.
여기에 비하면 처가에 가면 제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안정되구요. 술마시고 취해서 좀 실수를 하더라도 이해해주시고..낙천적이고, 나를 한 가장으로 인정해줍니다. 저의 의견을 존중하구요. 또 적극적이구요.
한마디로 우리집은 너무 얽매여 있죠. 답답합니다. 그래서 형수님도 많이 힘들어합니다. 잔재미가 없는거죠. 저희 집사람이 조금만 실수해도 용납이 안됩니다. 옳은소리라도 어머님께 며느리들이 말대꾸했다간 난리납니다.
아이구 이거 쓰고 나서 보니까 두서없는 제 넋두리가 되고 만 것 같습니다.
지금도 집사람과 아무 말 안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은 잘못한 것 하나도 없는데....
아 정말 답답합니다. 좌우지간 종암동집에 가기가 싫어집니다. 겉으로는 원만한 집안 인 것 같지만 속으로는 서로 갈등이 너무 팽배해있습니다. 이걸 좀 풀면 좋겠는데 어머님이 또 그러질 않으시고.....
에휴 우리 아주머니들 힘드신 것 잘 압니다. 그래도 화이팅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인생 꾸미시길 바랍니다.
이상 한 이상한 남자의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