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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둥바둥 산다는게..


BY 두통 2005-08-04

결혼한지 3개월됐습니다.

집얻으면서 3천만원정도 빚이 있구요..

그리고 애도 낳아야 하고, 집도 사야하죠.

둘다 번다해도 흥청망청 쓸 돈이 없는건 사실입니다.

 

그런데요..

저는 그렇다고 비싼옷, 좋은음식, 해외여행 등등

그런걸 원한다는건 아닙니다.

그저 철되면 직장다니니까 동대문이든 할인점이든 옷한벌사입고

가끔씩 삼겹살외식도 하고, 한달에 한두번 영화보고

할인점에 장보러 갔다가 갑자기 8천원짜리 통닭이나 초밥이 맛있어보이면 사먹고

여름휴가되면 아껴서 가까운데라도 바람도 쐬러가고

연말되면 기분에 콘서트나 뮤지컬 한편보고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되면 좀 챙겨드리고..

이정도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는 하고 살아야 그래도 사람 사는 맛이 나고

지치는 삶에 어느정도 활력소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요..

작지만.. 제가 휴가비 받은거 40만원중에서 반은 저축하고 나머지 반으로

휴가기분 내자고 했다가

정신차리라는 말을 하더군요.

언제 빚갚고 돈모으고 집사냐고..

그래서 제가요.. 우리가 그렇다고 이래저래 낭비하고 사는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도 결혼하고 처음이고 내년에 애가지면 제대로 못갈텐데.

그리고 애있기 전에 편하게 갈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여름휴가인데..

휴가비 반정도 쓰면서 기분내는게.. 그게 정신못차리는 거냐 따졌습니다.

 

남편이.. 그돈도 모을생각을 하라고.

사람들 돈모으느라 휴가 안가는 사람들 많다고 소리치더군요.

 

제가그랬죠.

그렇다고. 결혼해서 살다보면.. 그래서 돈에 치이다 보면 휴가 안갈수도 있다고

그리고 어느해는 일정이 안되서 못갈수도 있고

집안일로 못갈수도 있고

휴가를 안가거나 못가는 사람들 얼마든지 있다고

그런데 우리가 지금 그런 경우냐고 물었죠.

 

앞으로 얼마든지 그런일로 휴가를 포기해야 하는데

결혼해서 처음 가는 휴가를 그런 사람들의 경우에 비교해서

정신차리라고 하면서 그렇게 윽박지르는게..

전 남편이 앞으로도 이렇게 숨막히게 할것 같아서 답답합니다.

 

다른 주부님들이 보시면 저를 나무라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전 앞에서 말씀드린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생활들을 다 포기하고

돈돈하면서 아둥바둥 살면서 남들보다 더 빨리 집을 샀다고 해두요.

그런후에는요?

기회비용이라는게 있잖아요.

전요.. 아껴서 여름휴가 한번 갔다오는걸로.. 이런정도는 해가면서 살다가

집사는게 좀더 늦쳐진다고 해도.. 그건 잘못된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낄땐 아끼고 써야될땐 쓰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남편의 생각이 이러니.. 이제 돈자체를 쓸때마다 눈치보게 생겼습니다.

 

정말 제가 정신못차린겁니까?

먹을거안먹고 입을거안입으면서 아둥바둥 돈모아서 하루빨리 집사는게

어느정도 기본적인 삶을 살면서 좀늦게 집사는것보다 현명한겁니까?

 

아마 아둥바둥 모아서 집사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거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데도.. 전 그동안 제가 잃을걸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좀 천천히 살걸.. 후회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