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남편과 밖에서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가
둘이 농담이 한참이었다.
-내가: (농담으로)그러니까 죽기전에 보험 단단히 들어둬..ㅎㅎ 나좀 살게.
-남편이: (진지하게)야 그거 들어놔봤자 울부모님한테 갈껀데 뭐. 그리고 재산도 마찬가지고..몰랐어? 원래 그런거야. 바보야.
-내가: 뭔소리야? 배우자가 죽으면 그게 얼마나 큰 슬픔인데..? 둘이 같이 벌어 같이 일궜는데 남은 사람은 어떻게 먹고살라고 그게 다 부모님께로 가냐?
-남편이: 그렇게 안되려면 피보험자를 배우자로 해놓으면되지 뭐.
-내가: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그거 당연한거 아니니?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은 여럿 있었다.
문득문득 우리가 부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6년을 살았는데도 모르겠다.
어쩔때는 차라리 동거가 이 상황보다는 더 낫겠다는 느낌도 받는다.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려고 했는데
21세기형부부라는 타이틀을 짊어지고,
직장에선 온갖 스트레스, 집에선 잡다한 집안일,
그렇다고 아내대접을 제대로 받나(생일,결혼기념일 이런게 늘 바빠온 관계로 언젠가부터..),
뭔가 이상하다.
내 속에는 늘 남편이 있다.
내 옷을 살땐 남편옷도 둘러보고 '내 남편이 입으면 잘어울리겠다' 생각한다.
맛있는것 먹을때도 '이걸 집에가서 해주면 잘먹겠지' 생각한다.
지금은 어디쯤 오고있을까 궁금해한다.
그러나 남편은..
로또 당첨되면 뭐할꺼야?라고 물어보면,
부모님 세계일주 시켜드릴거란다.
그 다음엔?
자기도 해외여행 맘껏 다니고 살고싶단다.
그럼 나는?그러면
너도 갈래?(농담아님) 이런다.
허...........많이 이상하다. 그의 속엔 내가 없다.
그래서 늘 같이 웃고 떠들다가도 금방 허무에 빠지곤하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