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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라는 그늘..


BY 가시나무 2005-08-23

정말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파서 몇자 적어봅니다..

전 1남 2녀중에 장녀로 밑으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어요..

부모님은 아버지의 심한 주사와 폭력으로 8년전에 이혼을 하셨습니다..

그때 저의 나이가 24살, 여동생은 18살, 남동생은 16살이었지요..

그때 일을 말하자면 날을 새워도 모자라니까 생략하구요..

어찌어찌 힘들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는데 그때 당시에 엄마에겐 남자가 있었어요..

제가 다 커서 성인이라고 하지만 당시에 학생이었던 동생에게는 엄마의 손길이 무척 필요했던 시기였어요.. 그런데도 엄마는 이혼을 함과 동시에 자식들을 내던지고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우리의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엄마와 같이 사는 그 사람.. 전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도대체가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지금까지 겪어봤지만 당췌 알수가 없는 미지의 사람같습니다.. 여태까지의 일을 다 열거할수 없지만 암튼 전 새아버지로 인정을 안합니다..

그런데 전 지금 32살이 되었고 10월달에 여동생이 결혼을 합니다..

동생이 어영부영 결혼을 하긴 하는거 같은데 지금 제가 속상한건 남편때문이랍니다..

결혼이 결정난 순간부터 처제가 둘도 아니고 하나뿐이니 성심을 다해서 해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전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친정이라고 있긴 하지만 저에겐 맘놓고 비빌수 있는 언덕이 못되었습니다..

엄마와 같이 사는 남자는 변변한 직장이나 돈벌이 되는 일없이 거의 집에서 이것저것 일이나 만들어놓고 뒷수습은 엄마가 하는 쪽이었습니다..

엄마는 계속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버는데 빚만 늘어갈 뿐이구요.. 그래서 동생이 결혼한다고 손을 벌릴수도 없는 입장이었지요.. 얘기하자면 끝이 없는데 정말 엄마만 생각하면 화병이 날지경입니다..

그런데 요지는 그렇게 말하던 남편이 어제는 짜증을 내는 겁니다..

남편이 생각했던 여러가지 것들, 결혼의 의미라든가 예물의 의미라든가 등등.. 그런데 동생이 하는 행동들이 자기맘에 안드는 부분이 많았던게 쌓이고 쌓였던가봐요..

결혼을 하는데 있어서 다이아반지가 크게 무슨 상관이 있냐 그건 단지 상징일 뿐인데 좋은 걸로 할필요가 있느냐 가전제품은 왜그리 비싼걸 샀냐면서 딴지를 걸더군요..

그런데 어제 우리가 돈을 보태주기로 했던걸로 가구를 사주는게 어떠냐고 의중을 떠봤더니 짜증을 내면서 가구를 어떤걸로 살지알고 가구를 사준다고 그러냐고 그러는겁니다..

그러더니 그냥 돈으로 200만원 줘버리고 말라고 짜증섞인 말투로 그러는데 기분이 상하더군요.. 제가 거집니까?? 아님 빚쟁이랍니까?? 정말 속상해서 말이 안나옵니다..

친정이 변변치가 않아서 무시를 하는걸까.. 아님 돈이 없어서 자기도 짜증이 난걸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제가 동생을 데리고 있는 입장이어서 혹시 동생이 기분이 상할까싶어 내색하지도 못하니까 더 힘이 드네요..

엄마는 어린나이(18살)에 결혼을 해서 사랑이라는게 뭔지 결혼이라는게 뭔지도 모르고 살았답니다.. 이해는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자식을 내팽게치고 그렇게 산다는건 용서할수 없네요.. 저도 자식이 둘이나 있습니다.. 저같으면 절대로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엄마.. 여태까지 자식한테 신경한번 제대로 쓴적 없습니다..

전 아이를 낳고도 맘편히 몸조리도 못해봤고 계획에 없던 셋째를 수술했는데도 안부전화 한통이 없던 엄마였습니다.. 그때 제가 전화를 했더니 대천에 조개잡으러 갔다더군요..   

이번에 동생결혼준비를 하면서 엄마가 남보다 못하구나하고 많이 느꼈습니다..

아저씨와 저희를 사이에 두고 엄마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 아저씨가 어른답게 행동했던적이 한번도 없거니와 엄마는 어른대접을 안해준다면서 저희를 나무라기만 하더군요..

그래서 화가나 동생 결혼식이 끝나면 보지말고 살자고 그랬습니다.. 그게 서로에게 편할거 같다고 하면서요.. 보기만 하면 서로 맘만상하니 안보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고 살자고 했습니다.. 제가 너무 심한 발언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자에게 친정이라는 곳이 어떤곳입니까?? 유일하게 맘편하게 쉴수있고 기댈수 있는 공간아닙니까?? 저에겐 그런 공간조차 허락하질 않는군요..

오늘 엄마가 더 원망스럽고 밉네요..

그런 저의 맘을 남편이 모르지는 않을텐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은 청명한데 저에겐 오늘이 정말 우울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