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업자득.....동서에 대한 큰 부담.....많이 생각했어요.
어쨓거나 맞벌이 하기로 맘 먹은거 2차 시험 합격하고 일하면 되지.
그냥 맘 복잡할떈 단순하게 살자고 맘 먹고.
고장난 몸뚱이 수리하러 병원엘 갔어요.
하도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붓고 해서 그냥 진통제만 먹고 살았거든요.
홧병에 뭔 약이 있으랴.....하면서요.
의사가 엉뚱한 말을 하더군요.
바이러스가 뇌신경세포에 침투한거 같다고.
다짜고짜 물었어요.
검사하는데 얼마드냐고.
저를 쓰윽 살피더니, 검사하기 힘드시면 그냥 약 처방해줄테니 먹으랍니다.
검사 안하고 어떻게 병인줄 아냐고.
또 그 병이 맞다해도 얼마나 진행된줄 알고 ...
그약은 보통 일주일 먹으면되는데 지금 상태론
한달은 먹어야겠다고...그래도 안나으면 몇달 더 먹어보고
그래도 안나으면 다른약 먹자고.
씨발.
병원에서 애와 함께 나오다가 애가 할머니를 찾아 그냥
시모댁에 데리고 갔습니다.
제가 몇시간 집을 비웠기에 어디갔었냐고 물으시다
제가 병원다녀온 이야기를 들어셨어요.
그 의사 말대로 약 먹으면 되지 뭔 걱정이냐.
약 먹다가 어느 약이든 제대로 먹히겠지.
남편이 퇴근후 왔어요.
화장실 간 사이에 남편더러 그러십니다.
동서네 월세금이 엄청 높단다. 그래서 더 돈 달란 말도 못하겠다.
남편이 묻습니다. 형은 어디갔냐고?
동생한테 생활비 받아쓰는 형 심정이 심정이겠냐고.
형 마음 감싸주고 머라 하지 말랍니다.
그 말을 화장실서 나오다 듣고는
아무생각 하기 싫어서
저 바람좀 쐬고 올꼐요.....하고 나가서
터벅 터벅 걷는데 속편하게 갈데도 없고
동네 빵집에 들어가서 고로케 하나 시켜갖고 구석테기에서
눈물 찔끔찔끔 흘리고 앉아있었네요.
옆에서 어떤 아줌마가 유난히 내 옆에 가까이 앉더니.
저기요~ 힘든일이 있으세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하면서 지갑에서 무슨 인쇄지를 꺼내려 하네요.
정색을 하고"저 가만히 내버려 두시겠어요?"
나가면서 그러네요. "하나님이 도와주실거에요."
과연 그럴까?
우린 달동네서 저렴한 가격에 월세를 사니까 돈이 많을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지......
내가 직장 구하는 중이라고 했는데.
나두 내새끼 코딱지 만한 방 하나 마련해 주고 싶었는데.
동서야 태어날 아가 새방 6개월만 참아줄수 없었을까.
동서탓 아니지만....남편 잘못 만난 내 탓이지만
그래도 동서가 참 원망스럽다.
나 결혼반지도 없이 결혼한거 알잖아.
더이상 우리한테서 나올거 없는거 알잖아.
나 일해야 한푼이라도 나오는거 알잖아.
옆좌석에서 깔깔대는게 꼭 내인생을 비웃는거 같아
돌아와선 ... 남편에게 나 불타게 매운거에 소주나 사달라 했어요.
곱창집에서 남편이 하는말이
걔네들이 백만원 대느라 힘들었나보다. 이젠 어쩔수 없으니
니가 맏며느리 노릇해야겠다.
맏며느리? 무슨 맏며느리?
내말 듣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 무슨 맏며느리?
그리고 백만원? 그건 우리가 댔지.
최소 백만원. 어쩔떈 이백도 댔었고. 그덕에 우리 여태
달동네 단칸 셋방에서 못벗어나는데 더 가져갈게 또 있어?
니가 해라.
뭘 어떻게 하라고?
그냥 뭐든 해.
남편이랑 소주를 마시면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참 이상하게도 화도 안나고.
십년전 추억을 떠올리다가, 엊그제 추억도 떠올리다가
문득 남편이 불쌍하게 느껴지더군요.
오빠 힘들지? 그냥 오늘따라 불쌍해 보인다. 그렇게 분위기도 떨다가
혼자 깔깔대면서 유쾌한 ? 외식을 하고서 차를 타고 왔어요.
차타고 오면서 널리 펼쳐진 강가가 왜그리 아름다워 보이든지.
어차피 혼자 떠날 각오 했던 맘이라 놀라울건 없었지만
그래도 좀 서운합니다
그래도 아이한테 한떄나마 아버지랑 한집에서 조그만 지 방 갖고 살았던
기억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결국은 무산되고 마는군요.
한쪽에선 행복추구권을 요구하고
한쪽에선 생존권을 요구합니다.
전 아이의 엄마도 아니고 아내도 아닙니다.
그냥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내야만 하는 그런 해결창구입니다.
첫월급 타고 애가 그리 갖고 싶어하던 지 침대랑 밥상 책상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아름다운 강가 풍경에 날려버리고 왔습니다.
그냥 얼른 돈을 벌어야 합니다.
혼자살면서 애를 키우든
해결사 창구노릇을 하든 간에.
아무약 먹고 돈을 찍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몸이......몸이...
이놈의 몸뚱아리 수리할돈 없어
친정에 가서 병치레 해야 하는데....
앞으로 한두달은 그냥 시모얼굴이랑 시동생, 시숙 동서 얼굴을 보지 않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들을 보면
한없이 추락하는 내 자신을 자학하게 되니까요.
동서의 태어날 아기를 원망하는 맘으로 보는것도 좋지 않고....
그냥 저는
병신 같은 년.
세상에 천치 백치 병신같은 년입니다.